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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07 사람책과 독자의 생생한 만남, 편견의 간격 좁히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11.11
조회수
5476
사람책과 독자의 생생한 만남, 편견의 간격 좁히기
2014.9.26~27. 휴먼라이브러리 in 수원
 

내일신문 | 오세중 리포터 | sejoong71@hanmail.net

 

사람책 대출 중! 사람책 대출이라니, 이 생경한 풍경에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 수원시평생학습축제가 열렸던
지난 26일과 27일, 행궁광장 한쪽에선 무슨 모의라도 하듯 테이블마다 몇몇 사람이 무리지어 두런두런 이야
기꽃을 피운다. ‘편견’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휴먼라이브러리에 꽂혀있고, 독자들은 그 책을 클릭한다. 휴먼라
이브러리수원 스타트!
 
 
#1. 접수처에서 대출증을 받아들고, 대출한 사람책이 있는 테이블로 이동. 테이블엔 사람책과 관련된 주제의
책과 사람책노트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대출시간 50분, 최대 대출인원은 5명. 탈학교 청소년운동가, 대학 거
부하는 청소년인권운동가, 노숙인의 삶과 애환을 대표하는 수원시민, 생활 속에서 연극을 끌어내는 배우, 정
신장애인 취업을 돕는 명조인쇄 안주인, 공무원 등 총25명의 사람책이 이틀에 걸쳐 대출됐다. 그 중 일찌감치
대출이 마감됐다는 홈스쿨링맘 박형숙 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홈스쿨링 하는 부모의 아이들은 사회
성이 떨어지거나 문제아일 것이라는 편견과 만난다’는 박형숙 씨는 “꼭 집에서만이 아니라 학교시스템에 목
지 않고 배워볼 수 있는 다양한 곳에서 삶 공부를 하는 다른 교육일 뿐”이라고 들려준다. 홈스쿨링 동호회,
모임 등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부족한 교육철학을 공유하고, 아이와 함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더 생생하게
눈다고. 공부의 양 등 시간 관리에 대한 부분, 검정고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독자의 질문도 이어진다.
 
#2. 25년 간 운전기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버스기사 고홍규 씨는 ‘버스기사들은 불친절하고 운전이 거칠
다’는 편견은 “하루 17시간 이상 근무, 출퇴근시간을 배려하지 않는 배차시간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가져온
결과”라고 한다. 버스기사의 근속년수가 높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엄마가 아이에
게 버스카드를 직접 찍어보게 한다며, 시간을 지체하는 행동들도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버스에 탄 다른
사람들의 시간도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 독자인 주부들의 공감과 소통이 오가는 책읽기였다.
 
 
로니 애버겔의 휴먼라이브러리, ‘우리의 편견이 무엇인지’를 묻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애버겔이 2000년 덴마크 음악페스티벌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현재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모든 사회에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존재하고, 대화를
통해 누군가를 알고 이해하게 되면 부족한 경험, 얕은 정보 속에 형성된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휴먼라이브러리수원도 원래의 의도를 충실히 살리기 위해 23개 시민사회단체 및 평생
학습기관, 도서관이 공동 기획, 5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수원시민을 대상으로 편견조사도 실시했다.
“집계된 총 1천253개의 편견을 분야별로 분류, 빈도수가 높은 내용으로 성소수자, 새터민, 굿연구가,
병역거부자 등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편견 속에 자기 길을 걸어 온 사람책이 선정됐다”고 수원시평생학습관
교육팀 박은미 선임연구원은 덧붙였다.
축제에 자원봉사를 하러 온 어느 주부는 현장에서 ‘나의 삶을 살아간다’는 대학거부자 청소년 인권운동가를
대출했다. 주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가는 꿋꿋함이 느껴져서라는 게 대출의 이유. 2차
대출시간을 기다리며, 적잖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휴먼라이브러리후기_ 사람책도, 독자도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다
노숙인 이재봉 씨를 대출한 김선영(권선동) 씨는 “경험해보지 못한 노숙인의 삶을 만나고 싶어서 선택했는
데, 사람책이라는 형식이 주는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고, 사람의 삶이 책이 될 수 있다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형식은 새로웠지만, 기존 책읽기와 무엇이 다른가 싶어 혼란스러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민속굿연구가를 대출했던 김정한(오목천동) 씨는 “지식의 전달인지, 사람이야기의 전달인지, 의도가 궁금
다”며 2차로 대출한 ‘딸바보, 교육운동하는 돌싱아빠’를 통해 휴먼라이브러리를 재확인해보고 싶단 바람을
내비쳤다.
박 연구원은 “사람책의 경우 열심히 듣는 독자에게 감동을 받고, 자신의 삶과 행동에 더 많은 생각과 의미를
두게 됐으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꼭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 안에 있는 편견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는 독자들의 독후감도 많은 편이었다”며 휴먼라이브러리의 전반적인 후기를 들려줬다.            
 
국내 최초 공공기관에서 상설 운영 중인 노원휴먼라이브러리,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서울숲 리빙
라이브러리 등 서울에서 몇 개의 휴먼라이브러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보다 많이, 혹은 수시로 사람책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는 없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박은미 연구원은 “추후 평가에서 진행부분
의 보완점 등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눈 뒤에, 사회의 편견을 낮추는 시도를 지속해갈 계획”이라고 했다. 수원만
의 정서와 색깔이 담긴 휴먼라이브러리수원으로 자리잡아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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