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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보도자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206 - 기억력이 자꾸 떨어진다면 저장 아닌 인출해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5.03
조회수
1181

50대 후반에 들어선 P 씨는 요즘 부쩍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람 이름도 생각이 잘 안 나고 부인하고 한 약속도 까먹고 말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면 기억해야 할 양이 많아지고 두뇌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과부하가 걸리면 옛날만큼 척척 기억이 안 난다.

 

시골 노인 중에는 옛날이야기를 생생히 기억해서 전해주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 보고 우리는 ‘기억력이 참 좋으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분들은 기억할 양이 적었다. 현대 도시인들과 비교하면, 극히 제한된 양만 그분들은 기억하고 있으면 되었다. 그런데 현대 도시인은 다르다. 필자만 해도 매 학기 3~40명의 새 학생들을 기억해야 하고, 하루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 열 명 가까이 된다. 이 사람들만이 아니라, 뉴스에서 본 사람들, 책에서 읽은 인물 중에서도 기억해야 할 사람이 많다. 게다가 사람만 기억해야 하는 게 아니질 않는가. 그러니 기억력에 오류가 생길 수밖에.

 

기억력이 떨어질 때 우선 해야 할 일이 ‘나이가 들어서~’라고 이유를 돌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의 영향은 사실 미미하다. 다른 요인이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나이 탓을 하게 되면 대책이 없어진다. 자포자기하게 된다는 뜻이다. 단지 기억이 좀 어려워진 것이다. 대책을 세우면 되고, 전략을 짜면 된다.

 

우리 기억은 세 단계로 나누어진다. 첫 단계가 감각 기억 단계이다. 외부 정보가 눈, 코, 귀, 피부 등 감각 기관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단계이다. 그런데 그중 대부분 정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왔다가 사라진다. 감각 기억 중 일부는 단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 기억도 오래 머무는 기억이 아니다. 몇 초에서 길어야 몇 분에 불과한 시간 머무는 기억이다. 이 기억들은 대개 작업을 위한 기억이고 예비 기억이다. 컴퓨터로 치면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은 기억이고, 전원이 나가면 사라지는 정보다. 우리가 기억한다고 의식하려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게 세 번째 단계이다. 

 

감각 기억에서 단기 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를 기울이면 일단 단기적으로라도 기억된다. 맨날 다니는 길이라도 어느 날 뜻밖의 간판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에 수없이 보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그 간판을 놓친 것이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꽃도 꽃이 아니요, 그림도 그림이 아니다. 그러니까 카메라 렌즈(감각 기억)에만 비쳤을 뿐 필름(단기 기억)에 찍히진 않은 것이다. 그런데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려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 의미가 부여된다는 것은 나에게 관련이 있다는 것이고, 내가 아는 것, 내가 원하는 것과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요해진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어야 필름에 있는 사진이 앨범(장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장기 기억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지 않았거나, 창고에 저장이 되어 있기는 한데 찾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장기 기억을 잘하려면 조금 전에 이야기한 대로 의미 부여를 잘해야 한다. 나에게 의미가 있을 때 뇌가 기억한다는 이야기다. 그럼 의미 부여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의 경우, 그의 직업, 그와의 추억, 그의 특이점 등을 생각하고 이름을 외면 이름이 잘 외워진다. 그게 의미 부여다. 그런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기억력을 높이려면, 기억한 내용을 자주자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꺼내 보아야 한다, 이를 검색이라고 할 수도 있고, 인출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가령, 이름을 외우려 노력하기보다 알고 있는 이름을 자꾸 확인해 보는 것이다. 책을 읽은 다음 책을 덮고 기억나는 단어를 백지에 적어 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백지를 꺼내서 그날 배운 것을 그 백지에 적어 내려가는 것이다. 이것을 ‘백지인출법’이라고도 한다. 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그 위치를 기억 못해 곤혹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위치를 말로 한 번 외쳐보고 나면 나중에 쉽게 기억할 수 있다. 회의가 끝난 후 해야 할 이야기를 깜박했다고 아쉬워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회의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만 하지 말고, 메모하거나 혼잣말로 미리 해보는 것이다.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자꾸 꺼내라는 이야기다. 자주 꺼낸다는 것은 결국 중요하다는 신호다. 꺼내야 중요해지는 것이고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기억력을 높인다는 것은 저장하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출 노력을 많이 하는 것이다.

 

choyho@ajou.ac.kr

[원문] [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06]기억력이 자꾸 떨어진다면 저장 아닌 인출해야:화성신문 (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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