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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보도자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94 -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1.25
조회수
1436


손학규 씨가 경기도지사를 하던 시기 중 초기(2002-2003)에는 오명 씨가 아주대학교 총장을 하고 있었다. 두 분 사이에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 자연 경기도와 아주대 간에 관계도 좋았다. 아주대의 보직 교수들이 도지사 사택에 초대받기도 하였으며, 손 지사가 아주대 행사에 자주 와서 축하를 해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손 지사의 말솜씨에 참석자들이 감탄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손 지사는 아주대를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공업화를 추진하면서 70년대 초부터 중화학 공업 육성을 시작하였는데 거기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73년 공과 대학으로 설립된 아주대학교는 1981년 종합 대학으로 승격하였습니다. 80년대 초에는 컬러TV도 등장하고 사회가 다양화, 개성화 그리고 글로벌화되기 시작했거든요. 종합 대학으로서 거기에 걸맞은 위상을 갖춘 것이지요. 그리고 1988년에는 의과 대학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건강과 복지를 생각해야 할 때였으니까요. 이렇게 아주대학은 우리나라의 변화에 맞추어 성장해 왔고, 그 변화를 견인해 왔습니다.”

 

아주인도 아닌 손학규 지사가 이렇게 아주대의 탄생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멋있게 해 주다니~.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면서 아주인들에게는 자부심이 흠뻑 느껴졌었다. 아주대의 역사를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1973년 개교, 1981년 종합 대학 승격, 그리고 1988년 의대 설립, 이렇게 된다. 손 지사는 이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풀리거나 과장하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사회적 맥락을 적절히 연결함으로써 아주대가 왜 탄생했으며, 아주대가 왜 변화했는지, 그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순서대로 일어나는 사건은 뼈대가 되고 이를 ‘스토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 뼈대에다 살을 붙이고 편집을 해서 더 재미있게 그리고 더 의미 있게 만들어서 남에게 전달하는 것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한다. 

 

스토리는 있는 사건의 나열이다. 가령, “왕이 죽었다. 그리고 1년 후 왕비가 죽었다.” 바로 이게 스토리인 것이다. 그런데 스토리텔링은 다르다. “왕이 죽자,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한 왕비가 건강을 잃더니 1년 후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게 스토리텔링이다. 왕과 왕비의 죽음이 연결되고, 듣는 사람의 가슴을 울린다. 스토리는 시나리오 원본이고, 스토리텔링은 실제 연기다. 그래서 같은 연극 시나리오라고 하더라도 연기가 다르고 감동이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왕과 왕비 스토리도 다른 스토리텔링이 있을 수 있다. “왕이 신하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사망하자, 왕비 역시 화병이 나 그 이듬해에 그마저 죽고 말았다.”

 

같은 이야기라도 참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둘 중 하나다. 첫째 유형은 도대체 앞뒤 연결이 안 되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다. 둘째 유형은 순서대로 사실을 너무 충실히 이야기하는 바람에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릴 수가 없어 정리가 안 되는 사람이다.

 

반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은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핵심을 파악하게 해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세할 땐 자세하지만, 생략할 땐 과감히 생략한다. 그리고 순서를 바꾸어서 결과를 먼저 이야기해 놓고 거꾸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이야기의 고저도 있고 완급도 있다. 

 

스토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다. 그러나 스토리텔링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있다. 스토리는 원석이고, 스토리텔링은 가공된 보석이다. 리더는 스토리만 전달해서는 안 된다.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는 것이다. 리더가 전해주는 스토리에서 감동하고, 영감을 얻고, 깨우침을 얻게 해야 한다. 더러는 흥분하거나 분노하게도 해야 하는 것이다.

 

일단 리더는 의미 있는 스토리를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 또 그 스토리에 어떤 살을 붙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듣는 사람의 수준이나 상태를 고려해서 준비해야 할 일이다. 전문가들에게 할 스토리텔링이 있고, 일반대중에게 할 스토리텔링이 있다. 각각에 맞는 비유를 해야 하고, 각각에 맞는 논리를 사용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신제품 발표할 때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열광했다. 그는 단지 제품 소개만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발표에는 악당(경쟁사, 기존 제품)과 영웅(신제품, 애플 제품)이 등장했으며 영웅이 꿈을 찾아가는 역정이 있었다. 그의 발표는 한 편의 연극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 혁신가이기도 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이야기꾼이었다. 우리는 굳이 스티브 잡스가 될 필요는 없다. 우리식으로 이야기꾼이 되면 되는 것이다.

 

choyho@ajou.ac.kr

[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94]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사람, 재미없게 이야기하는 사람:화성신문 (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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