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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장보도자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42 - 지배구조,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12.16
조회수
2691/1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필자가 아주대 교수라고 이야기하면, 이렇게 묻는 이들이 많다. “원래 거기 대우가 재단이었던 것 같은데 대우가 없어졌는데 지금은 어디가 재단입니까?” 대우그룹이라는 기업집단은 사라졌지만, 학교법인 ‘대우학원’은 건재하고 있으며 그 대우학원이 아주대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원래부터 대우그룹이 학교를 경영한 것이 아니라, 공익법인인 대우학원이 학교를 경영해 왔었다.

 

대우학원은 1977년 3월 21일 김우중 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이 되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주대학교를 인수하여 경영하게 되었다. 대우학원의 설립자 김우중 회장이 대우그룹의 회장이다 보니 대우그룹이 아주대학을 경영한 것처럼 인식할 수 있으나 엄밀히는 대우그룹과 대우학원은 다른 것이다.

 

그러면 대우학원은 누가 운영하는가? 모든 재단법인이 그렇듯이 재단의 임원이 운영을 한다. 대우학원의 임원은 아마도 설립자 김우중 회장이 구성을 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설립자라 하더라도 공익법인의 임원을 마음대로 구성할 수가 없다. 사립학교 법인의 임원 구성에 대해서는 ‘사립학교법’에 까다롭게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령, 이사는 7인 이상, 감사는 2인 이상으로 해야 하고, 이사 수에서 4분의 1은 ‘개방이사’로서 추천위원회를 통해 외부의 추천을 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교육경력이 3년 이상인 분이 또 3분의 1을 차지하게도 되어 있다. 대우학원은 이런 요건을 갖추고 현재 12 분의 이사와 2분의 감사로 구성되어 있다.

 

한 조직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를 지배구조(governance)라고 한다. 학교법인의 지배구조를 법에서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학교를 경영하는 법인이 출연자의 가족이나 일부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편협하게 운영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잘 반영하여 포용적이며,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공익법인과는 달리 사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법적 규제가 적기는 하다. 그러나 사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규제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주주총회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주요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에 대한 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998년부터 상장회사에 사외이사를 두어야 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과거에는 기업의 이사진이 대부분 내부 경영진이었다.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같은 직함을 가지고 일상적인 업무(常務)를 수행하는 이사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내부 이사는 대주주나 통상 오너로 불리는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IMF 외환위기라는 대란을 겪은 후 기업의 이사회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서구에서 운영하던 사외이사제도를 우리나라에도 도입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여성이사제와 노동이사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금년 1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상장기업 이사회에 최소 1명의 여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은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2022년 8월 5일 시행된다. 우리나라 대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현재 3%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는 그 비율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에 노동이사를 의무화하려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노동자 대표도 이사회에 들어갈 날이 머지않았다.

 

지배구조가 이처럼 다원화되는 것이 리더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과거에 편하게 조직을 운영했던 분들에게는 큰 짐이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내 맘대로 할 수 없다.” “일일이 의견을 물어보고 협의를 해야 하니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러나 최고의사결정기구에 다양한 분을 모신다는 것은 대단한 강점일 수 있다. 앞서가는 회사는 법이 요구하기 때문에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다양화시키고, 개방을 하고 있다. 2004년에 워런 버핏은 빌게이츠를 자신의 회사에 사외이사로 모셨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껑충 뛰었다.         

 

 choyho@ajou.ac.kr

 

화성신문 2020.12.14.보도

http://www.ihsnews.com/37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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