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시인의 에세이 교실 - 마음 주기
처음 생각한 이 강좌의 이름은 ‘주기는 글쓰기’였습니다.
‘죽이는 글쓰기’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입니다.
“죽인다!”
이 말은 몹시 만족스럽거나 흡족할 때 흔히 내뱉는 감탄사입니다.
내 글을 읽고 누군가 저 말을 한다면 좋겠지요.
더 좋은 일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 만족하고 흡족해하는 글을 쓰는 것입니다.
‘죽이는’을 굳이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은
내 마음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 적을 때라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주기는 글쓰기’는 ‘주기=글쓰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두 달 동안 일주일을 주기로 한 편의 에세이를 창작합니다.
여덟 편의 에세이는 모두 ‘주기’가 주제입니다.
강좌는 여러분이 써 온 글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글에 이런저런 조언을 얹겠지만,
더 나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는 것 못지않게
서로서로 마음을 보살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기는 글쓰기’라는 강좌 이름을 ‘마음 주기’로 바꾼 까닭은
결국 글쓰기란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글을 쓸 이유도 없고 글을 쓸 수도 없을 겁니다.
그 누군가가 꼭 남이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강좌가 내 마음에 마음을 주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돌아보고,
메마른 땅에 물을 주듯이
내 마음에 새로운 마음을 입혀주는 만남이 된다면,
참 죽여주는 일이겠습니다.
※ 강좌는 합평 방식으로 진행됩니다만, 부담 없이 글을 쓰고 읽는 모임입니다.
※ 글은 현장에서 쓰지 않고, 미리 써서 옵니다.
2.04 주기(注記): 사물을 기록하는 일. 또는 그렇게 한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물에 관하여
2.11 주기(週忌): 사람이 죽은 뒤 그 날짜가 해마다 돌아오는 횟수를 나타내는 말
잊을 수 없는 사람, 잊고 싶지 않은 사람에 관하여
2.18 주기(酒氣): 술에 취한 기운
나를 취하게 하는 것, 즉 마음이 쏠려 넋을 빼앗기게 하는 그것에 관하여
2.25 주기(朱記): 중요하거나 특별한 부분에 붉은 글씨로 표시하거나 기록하는 일
내 인생에 밑줄을 긋는다면? 내 삶에서 결코 잊지 못할 순간에 관하여
3.4 주기(調飢): 몹시 심한 시장기
이루지 못해 늘 마음을 허기지게 하는 것에 관하여
3.11 주기(主氣): 주되는 기운이나 정기
나를 감싸고 있는 기운은 무엇일까? 나 자신을 삼인칭 시점으로 바라봅니다.
3.18 주기(走技): 달리기 따위와 같이 일정한 거리를 달려 그 속도를 겨루는 경기
세상 누구보다 내가 잘하는 것 혹은 잘하고 싶은 것에 관하여
3.25 주기[옛말]: 죽도록. 죽게.
“나는 죽도록…”으로 시작하는 글을 씁니다. 자유 주제도 좋습니다.
강사 : 이현호(시인)
일시 : 2.4.~3.25(화, 8회) 저녁7~9시
장소 : 201호 나눔1
정원 : 14명 (강좌 운영상 기존 15명에서 14명으로 조정된 점 양해바랍니다.)
대상 :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수강료 : 40,000원
강사_이현호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비물질』과 산문집 『방밖에 없는 사람, 방 밖에 없는 사람』, 『점, 선, 면 다음은 마음』을 펴냈다.
* 수원시평생학습관 2025년 1분기 프로그램 수강생모집
2차 접수 강좌로, 1월 16일(목) 오전10시부터 신청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