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묻다
20세기 예술의 지형을 형성한 건 두 번의 세계대전과 아우슈비츠, 그리고 테크놀로지와 자본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00년 후, 평온한 듯했던 일상과 견고하게 구획된 영역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균열은 훨씬 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지만, 애써 균열을 봉합하려던 우리의 시도를 여지없이 무력화시키면서 모든 것을 다르게 묻고 생각하기를 촉구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죠.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네, 많은 영역들이 사라질 것이고, 새로운 영역들이 만들어질 것이며, 우리의 일상적 활동과 당연시하던 생각들도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아니, 단순히 변화를 겪을 것이 아니라 아주 적극적으로 질문하면서 변화를 만들고 살아내야 합니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 노는 방식, 즐거움을 구성하는 방식, 관계를 구성하는 방식 등등에 있어서요. 예술이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예술가의 존재, 그의 활동, 그가 관객과 맺는 관계, 관객의 향유방식 등, 그동안 우리가 전제해 온 기존의 상식을 이 참에 근본적으로 되묻는 작업이 필요해 보입니다. 저편 유럽에서 시작된 미적 감수성과 예술 담론들이 무엇을 전제하고 있는지, 예술/예술적이라는 표상 하에서 우리 자신의 신체와 감각과 마음에 대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미추와 아타의 분별을 넘어 전혀 다른 지평 위에서 예술을 문제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지, 우리는 묻고, 물으면서 묻고자 합니다.
일시: 10.29~12.17 (금, 8회) 19-21시
장소: 온라인 강의실 줌(zoom)
정원: 50명
수강료: 1만5천원
강사: 채운(비평공간 규문)
10.29 질문들 : 코로나 시대, 예술을 묻다
11.05 마음의 세계와 예술의 탄생
11.12 고-통의 신체, 그리고 감각적 쾌락
11.19 아름다움, 자아, 소유욕
11.26 재현불가능한 것들의 이미지
12.03 환으로서의 세계, 방편으로서의 예술
12.10 삶-예술, 삶-정치
12.17 무위의 위, 표면의 깊이
‘고전비평공간 ‘규문’에서 동서양의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면서 강의하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고, 미술사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은 책으로 『예술의 달인 호모 아르텍스』, 『재현이란 무엇인가』, 『글쓰기와 반시대성, 이옥을 읽는다』, 『느낀다는 것』, 『철학을 담은 그림』 등이 있고, 기획하고 함께 쓴 책으로 『고전 톡톡』, 『인물 톡톡』 등이 있다.
[안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강좌 운영에 따라,
시민들의 참여를 제고하기 위해 2021년 10-12월 신규 강좌 일부의
수강료를 한시적으로 조정해서 운영합니다.
(백신 예방접종 추가 할인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