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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속의 역사, 역사 속의 클래식

작성자
배슬기
작성일
2014.03.12
조회수
5284



<클래식 속의 역사, 역사 속의 클래식> 후기
 
 
[클래식은 음악을 넘어서 누군가의 인생이다.] 
 
제게 있어 클래식이라 하면 때론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듣는 음악 즉, 잠을 자기 위해서 듣는 자장가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같이 중간에 ‘쾅!’ 하는 음악은 예외였지요.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에서 매주 1번 씩 클래식을 듣고 억지로 감상평을 써야만 했기 때문에 제게 클래식이라 하면 ‘재미없는 것’ 이란 생각이 박혀있었습니다. 그 후 학창시절에 아무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거나, 너무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가사 없는 음악이 듣고 싶을 때 클래식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클래식이란 하면 제게 그 자체로 어떤 의미가 되기보다는 음악공부의 수단이거나, 휴식을 위한 배경음악 정로도 여겨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원시 평생 학습관에서 열리는 ‘정윤수의 클래식 강의’를 알게 되었고, 이 수업으로 저의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거란 희망에 수강 신청하였습니다. 그 목표는 바로 ‘50대에 가족과 유럽배낭여행하기’입니다. 물론 그 전까지 유럽의 세계사, 예술사를 직접 공부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가이드 없이 과거를 느끼고 오는 것입니다. 이번 수업은 그 목표를 이루는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란 희망이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클래식 수업은 대만족이었습니다. 오히려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씩 총 4번에 걸쳐 수업이 예정되어있었지만 강사님의 열정으로 가끔은 10시에 끝나는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시간도 정말 짧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한 회 마다 바흐, 베토벤, 슈베르트, 차이코프스키를 각 각 다루었는데, 음악가들이 활동했던 역사적 배경과 각 개인이 처한 상황, 능력을 모두 듣기에는 정말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들려주신 음악들과 그것을 연주하거나 지휘하는 유명한 사람들을 설명해 주시고 그분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알려주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수업에 몰입하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베토벤 음악과 슈베르트 음악이었습니다. 베토벤을 떠올리면 어떤 단어가 생각나시나요? 베토벤 바이러스? 운명 교향곡? 귀머거리 천재? 수업을 듣기 전 저는 이런 것들이 연상되었습니다. 베토벤은 1770년에 태어나 18C~19C 에 활동한 사람으로 그 때 유럽은 오스트리아의 영향력을 받았으며, 계몽주의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사상가들인 괴테, 쉴러와 접촉을 하면서 베토벤은 시대정신을 교류하였고, 청년시절 프랑스 혁명을 겪은 그는 자신의 음악적 능력으로 계몽사상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현재 운명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NO.5’ 에서 베토벤은 저항적인 ‘세계시민 의식‘을 투영하려 했습니다. 즉 ‘빠빠빠 밤!’ 이 큰 소리는 자유를 얻기 위한 사회적 투쟁 등 큰 고통으로 개인의 사사로운 작은 고통을 잠식 시켜야 한다는 작곡가의 의도가 녹아있습니다. 그저 ‘운명 교향곡’이었던 음악은 이제 제게 베토벤이란 한 음악가의 자유에 대해 치열한 고뇌로 다가옵니다.
  
그 다음 시대의 대표주자인 슈베르트 음악은 베토벤의 음악과 달리 무겁고 웅장하기 보다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대부분입니다. 사실 저는 그런 슈베르트의 음악적 특징 때문에 베토벤보다 슈베르트 음악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슈베르트의 음악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시대적인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 시대는 빈체제로 인해 나약해진 개인들이 사회에 저항하기 보다는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것들을 중요시 여기는 문화적 양식이 유행했기 때문입니다. 그걸 낭만주의라 부릅니다. 한편 빈체제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절대왕정을 유지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억압한 정치 체제를 말합니다. 따라서 계몽시대의 저항적이었던 시민은 빈체제 이후 정치적 좌절로 인해 개인적 일상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약한 인간으로 간주하기 보다는 내면만은 다치지 않겠다는 그 당시 사람들의 단단한 모습으로 재해석한 강사님의 소중한 관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슈베르트의 음악은 베토벤보단 좀 더 부드럽지만 한편으론 삶에 대한 위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당시 사회적 상황과 연결해 예술가가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러므로 그들의 음악이 그저 하나의 선율로 느껴지기 보단 ‘진실을 보라! 그리고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라!’ 라고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 지금 사는 게 힘들어! 그러니 내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아볼게!’ 란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총 약 10시간 동안 예술의 한 획을 각 각 세운 위대한 음악가들을 전부 다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살고 있는 저는 300년 전 그들이 음악을 통해 만들었던 메시지를 읽어냄으로써 진정으로 음악을 이해하며 음악가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에 대해 흥미를 알게 해준 정윤수 문화 평론가께 감사드립니다.
 
 

글_배슬기(수강생)

댓글 1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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