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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특강 참여 소감

작성자
이혜영
작성일
2023.12.30
조회수
902
이렇게 좋은 특강을 열어주신 수원시평생학습관 선생님에게 꼭 감사의 인사와 함께 소감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제야 제 개인적으로 바쁜 일정들이 어느 정도 끝나고 소감을 써 봅니다.

저는 김승섭 교수님 책을 제 삶의 교과서처럼 읽고 또 읽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김승섭교수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강좌를 알게 되었고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강좌를 주최하는 곳이 수원시평생학습관인 것을 보고 "와 수원시평생학습관은 이런 강좌도 여는구나" 하는 생각에 좀 놀랐습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강연을 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제 생각에 시민 중에 누군가 김승섭교수님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고 그래서 대중강연을 요청했고 그래서 수원시평생학습관 교육프로그램 담당자님께서 그 의견을 수용했고 관장님이 허락을 했겠구나 잘 모르니까 혼자 이런 생각을 해 보고 "와 멋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토록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쌍용자동차, 세월호, 동성애, 다문화, 장애인 등 김승섭 교수님이 연구하신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부모에게 태어나서 자라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김승섭 교수님 책 곳곳에서 같이 아프고 또 큰 위로를 얻었을 것입니다. 차별은 정말 곳곳에 존재하니까요.

뭔가 분명 부당하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 부당함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그래서 누구든 붙들고 그 부당함에 대해 토로하면 듣는 사람들도 공감은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고, 종종 내가 이 사회의 부적응잔가 하는 소외감이 들고, 그래서 많은 시간을 방황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김승섭교수님의 "아픔이 길이되려면", "우리몸이 세계라면"을 읽고 또 읽으면서 오랜 시간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부당함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다른 사람에게 당당하게 말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를 읽으면서는, 피해자들이 그 부당함과 고통을 말할 수 있는 언어와 사회적 시스템이 없어 하지 못한 말들을 이 세상에 온전하게 내놓기 위해 조사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교수님도 얼마나 아프고 분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적 감정 혼자 누르고 삼키고 최대한 연구자와 학자의 자세로 피해자의 고통을 온전하게 세상에 내놓기 위해 애쓰신 점이 책 곳곳에서 느껴져서 내 이야기가 아님에도 눈물이 났습니다.
그 다음 나온 책이 바로 이번 강좌의 "타인의 고통해 응답하는 공부"인데요, 교수님의 마지막 대중서라도고 해서 너무나 아쉬웠는데 대중 강연이 열린다고 하니 어찌나 좋던지요. 그리고 이 강연을 열어 준 수원시평생학습관 관계자님과 시민들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김승섭교수님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의 그 "타인"에는 저도 포함이 되는데요, 교수님의 공부 덕분에 저의 성장 과정에 성인으로서의 삶에까지 이어지던 고통에 응답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이런 강연을 열어주니 제가 느끼던 고통에 공동체가 생긴 거 같았습니다. 생각보다 주변에 이렇게까지 타인의 고통에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래서 좀 외로웠는데, 알지 못하는 분들이지만 공동체가 있다는 든든함을 느꼈습니다.
김승섭 교수님이 단단하게 언어로 세상에 내 놓은 피해자들의 고통이 글 밖으로 나와서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 시킬 수 있도록 우리 고통의 공동체가 무엇이라도 시작을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수님의 글이 충분히 그 근거가 되어 주니까요. 저는 무엇이라도 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줌 강연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가능한 그대로 다 전달하고 응답해 주려고 하시는 수원시평생학습관 진행자님에게도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솔직히 말하는데, 그나마 인간적이라는 시민단체나 NGO단체가 주최하는 강연에 참석해도 뭐랄까 그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거나 어떤 지위나 명분이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최소한 말이 되게끔 말하는 사람을 우선 시 합니다. 지위도 명분도 그럴듯한 언어도 없는 사람은 어딜 가나 소외되고 배제되지요. 그러니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단체, 기관, 행사, 규칙, 제도 그 어디에도 일반 소시민과 노동자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이번 강연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 존중하고 댓글 반응 하나라도 전달해 주려고 하시는 진행자님에게서 따뜻한 온도가 느껴졌습니다.
아버지가 오히려 어린 자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만큼, 그리고 아내와 함께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할 만큼 아팠던 교수님의 고통의 깊이 만큼, 그 깊이 만큼의 위로와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은 독자들이 저 포함 엄청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교수님의 책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김승섭 교수님, 그리고 수원평생학습관 관게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말이 되든 안되든 그냥 솔직하게 후기를 올려볼 용기도 생겼습니다.
2023.12.30. 대전에 사는 독자가 씁니다.
추신: 수원시민분들 정말 멋집니다!

댓글 1
김선정 2024.03.15

저 역시 김승섭님 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런 특강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너무 아쉽네요. 후기를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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