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원시 글로벌 평생학습관

통합검색

수강신청

수강후기

[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강좌] 소멸 강연 이야기 3. 사서의 힘으로 모두의 자리가 있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_임윤희 작가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
2023.08.25
조회수
376



처서가 지나가고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시민 기획단 나침반 기획강좌 <소멸> 세 번째 강연이 7시에 줌으로 열렸다. 언어의 위기, 기후의 위기에 이어 도서관의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강연 전 사전 읽기 모임에서 임윤희 저자의 책 <도서관 여행하는 법>을 시민들과 함께 읽었다. 우리 도서관은 앎의 세계에 진입하는 모두를 위한 응원과 환대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임윤희 저자는 도서관 열혈 이용자이다. 현재 지역 도서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좋은 도서관을 만드는 데 조금 힘을 보태고 있다. 문헌 정보학 전공자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외국에 나갈 때마다 도서관을 기웃거리는 일을 20여 년 해 왔다. 본업은 책 만드는 일로 『나무연필』이라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한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샌프란시스코 도서관을 통해 우리의 도서관을 뒤돌아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 도서관에는 없고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에는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 호기심이 해결되는 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의 아침은 노숙자들의 긴 줄로 시작한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은 사회복지사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도서관 내부에 샤워 시설을 갖췄다. 노숙자에게 샤워를 권하고 식사를 제공해서 노숙자를 엄연한 도서관 이용자로 자리를 내준다.

1층부터 6층까지 각각의 공간과 전시, 아카이브 사진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을 구석구석 안내해주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에는 사서 180명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너무나 적은 사서가 일한다고 한다. 그 차이일까.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은 1층부터 6층까지 다양한 전시와 공간이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든 다양한 시민들은 저마다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한다.

다른 생애 주기를 사는 모든 시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준다니 말이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몇가지 독특한 공간과 배치가 눈에 띄었다. 사서들이 추천도서 목록을 만든 알록달록한 책갈피가 안내데스크에 놓여 있어 이용자가 편하게 보고 가져간다. 동네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사를 도서관이 안내해 준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0대 청소년들을 위한 마련된 공간이 있다고 했다. 동영상으로 잠시 그 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십대 청소년만을 위한 음향공간, 영화 촬영 공간,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 등이 따로 있다. 몇년 전 수원에도 슬기샘 도서관 3층에 어른의 출입이 금지된 청소년 공간이 생겼다. 수원에 도서관들도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내주고 있어서 , 도서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20대 청년들은 공공도서관에서 커리어 센터나 세금상담, 경제에 관련된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다수가 포용하기 힘든 인종, 성소수자들을 위한 마이너리티 공간은 더욱 부러울 따름이었다. 얼마 전 충남 공공 도서관에서 성교육 도서 대출 횟수를 검열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세태가 아쉽게 다가왔다. 우리는 언제 성소수자 이슈에 예민하게 응원하고 환대하는 반응하는 도서관을 보게 될까.

임윤희 저자의 안내로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잠시 휴식 시간이 이어졌다. 챗팅창에 강연을 들어주신 분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시각 장애인에게 책 읽어 주는 공간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 자리에 녹음 장비 같은 것도 있던데 책을 읽어서 녹음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전달하는지 궁금해요”
“작은 정부 얘기하면서 최근엔 공공서비스 특히 작은 도서관에 대한 지원이 끊기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는데요, 작은 도서관에 대해 해주실 이야기가 있을까요?”
“커리어 센터나 세금상담 등 이런 기능을 도서관에서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는 그런 역할을 굳이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외국은 해당 역할을 하는 별도의 기관이 있는데도 이렇게 도서관에서 세금 상담을 하나요?”
“공공 도서관이 지식 정보 중심에서 돌봄과 커뮤니티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고 봐야할까요.”

문턱을 낮추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도서관이 좋다고 호응해 주시고, 기본적으로 도서관 인력의 여유가 많지 않다고 공감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돌봄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미국의 도서관에서는 사서 조끼를 입은 분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도 함께 해준다고 소개해 주었다. 사서의 역할에 돌봄의 노동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로 두 시간의 강연이 마무리 되었다. 남은 이야기가 좀 더 이어졌다.

임윤희 작가의 책 <도서관 여행하는 법>에서 나에게 맴돈 문장을 적어본다.

“도서관이 인류의 지식을 시민과 나누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면 그 나눔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유지하는 데 사서는 필수적인 존재다. 미래의 어느 날에는 그것조차 기계가 대치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아직 사서가 필요하다. 몸을 부대끼고 마음을 나누면서 나름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인간에게는 여전히 그것을 함께 고민해 줄 또 다른 인간이 필요하다.
댓글 0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