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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강좌] 소멸 강연 이야기 2. 우리가 소멸하지 않겠다면_채효정 정치철학자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
2023.08.18
조회수
392



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강좌 <소멸>두 번째 강연이 열렸다. 채효정 강사님은 수원시글로벌 평생학습관에서 강연을 했던 경험이 있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해직강사로 대학의 기업화와 비민주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요집회와 잔디밭 강의 등 강사투쟁을 했다.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먼지의 말』이 있고, 함께 쓴 책으로는 『마스크가 답하지 못한 질문들』, 『상상하라 다른 교육』, 『제로의 책』,『교육 불가능의 시대』등이 있다. 나침반 여름학기 기획 강연 <소멸>이 시작되기 전 마중 책모임을 통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7월에 강연 전 시민기획단 나침반 사전 읽기모임에서 『제로의 책』을 읽었다.


채효정 강사님은 ‘소멸’은 너무 아름다운 단어이지만, 너무 많은 진실을 은폐한다하는 말이라고했다. 그래서 아름답지 않은 말이고, 자동사(自動詞)로 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다르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소멸당하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해당하는 것이다”


현실은 노동관계를 은폐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를 패배시키는 노동소멸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모욕하고 무가치화 시키는 지방소멸론은 오랜 상징조작의 결과라고 했다. 오지 않는 미래가 현실의 인간을 축출하고 미래의 노동가치가 현재의 노동가치를 박탈한다. 미래에 없을 것이기에 지금부터 없애자는 이야기는 요시미 순야의 <문계 학부 폐지의 충격>에도 잘 나타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생존의 위기와 존재론적 위기에 처했다.

생존적 위기는 생물학적 삶의 보존으로 살아남기로서 우리 인간을 단순히 인구(population)로 여긴다고 한다. 한편 존재론적 위기는 인간의 존엄의 위기이자 살아가기 이며 인간성(인간다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본질)이라고 했다. 존엄(dignity)을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보게했다.

그동안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에게 존엄은 점점 소멸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다. 인간이 사멸 즉 파멸당하고 분쇄당하고 있다고 자각하게 해주었다. 그럼면서 사멸은 인간에만 해당되지 않고 모든 생물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예로 아이티의 크리올 돼지 사라짐은 미국이 개입해서 의도로 멸종을 유도했다. 미국산 품종의 돼지로 바꾸고, 그곳에 깨끗한 물을 위해 급수 시설을 설치하고 아이티의 진짜 돼지를 멸종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의 또 다른 이름들을 알려주었다. 식민주의, 인종주의, 팽창주의. 제국주의라는 이름들을 말이다.
“물 ,식량, 토지, 에너지에 투자하라” 지금 가장 위험한 금융자본이 기후를 돈벌이 기회로 포착하고 공격적으로 ‘기후 시장’을 만들기 위해 외치는 빌게이츠의 말이다.
강연이 계속되는 내내 시민들이 몰랐던 내용이나 동물학살 뒤에 신자유경제 자본주의 체제가 있다고 했다. 2015년 시리아 난민 문제 뒤에는 빵에 대한 자본의 문제가 있었고, 에너지를 지배하는 자에 의해 세상은 전 지구적으로 기후정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마지막 말이 이어졌다. 채효정 강사님은 ‘저항과 돌봄’만이 그러면서 반 자본주의 없이 탈자본주의는 없다면서 시민이 금융화, 시장화, 사유화에 대한 지지와 공공재 탈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구해야 하고 서로를 죽이지 않도록 함께 싸우고 함께 돌볼 수 있는 장소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 예로 미국의 불랙펜서당, 광주의 주먹밥 공동체, 도시 자급형 노동 운동이 성공적인 사례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집없는 사람들, 임금없는 사람들 , 권리 없는 사람들이 수많은 투쟁과 승리의 사례로 이어질 것이며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질문 시간이 이어지기 전 <먼지의 말>(2021년, 채효정 지음, 포도밭출판사)에 썼던 문장을 읽어주셨다.


“하지만 나는, 지극히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 세상을 바꾸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채효정 강사님은 "저항"과 "투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몇 년 전에 수원시 글로벌 평생학습관에서 강사님이 수업에서 들었던 소포클레스가 쓴 『안티네고』 이야기가 떠올랐다. 『안티네고』의 주인공 안티고네는 명령을 어기고 자신의 오빠 플뤼네이케스를 매장하고 죽임을 당한 인물이다.
채효정 강사님을 통해 난 갈등의 파국을 보여준 이 작품 속 인물인 안티고네의 모습이 보였다.
안티고네는 죽었지만 그녀가 결국 숭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안티고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폭정에 맞선 저항의 상징이니깐.

반복되는 기후 재난, 참사를 멈추는 우리의 힘을 모으는 9월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해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데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한다. 새로운 대안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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