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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을 만나다

작성자
안수희
작성일
2022.09.07
조회수
1099



『저주토끼』정보라 작가님을 만나다

올해는 한국 장르문학의 현주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해였다.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부커상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저주토끼』에는 저주와 복수에 관한 이야기들이 묶여있다. 부커상 재단은 소설집에 대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사용해, 현대사회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다룬다”고 소개했다.
주인공 정보라 작가는 장르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난 믿고 보는 작가이다. 연세대 인문학부, 미 예일대 석사(러시아동유럽 지역학), 인디애나대 박사(슬라브 문학)를 거쳐 2010년부터 올 초까지 연세대 러시아어문학과에서 강의를 했다.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이기도 하다. 글쓰기의 원동력은 그가 마주하는 현실에서 찾아진다. 열 받을 때 소설을 쓴다는 작가는 호러를 쓰는 이유가 일상에 공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실은 픽션보다 잔인하므로 어둡고 불의하고 폭력적인 세상을 환상적인 기법을 사용해서나마 그리는 이유다.
<하루 한번, SF 저주토끼> 읽기 모임은 시민기획단 나침반 노윤영님이 기획·운영했다. 신청자들은 오픈채팅방을 통로로 단편집 『저주토끼』에 실린 10개의 단편을 하루에 한편씩 읽고 인상 깊은 문장과 단상을 남겼고, 이후 북토크를 통해 읽으면서 생긴 질문들을 작가님과 함께 나눠보기로 했다.
2022년 9월 1일 오후 7시, 줌 강연을 통해 정보라 작가님을 만났다. 강연은 <상상력의 매뉴얼 : 한국 SF 문학의 현실과 정책의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한국 창작 SF 작품『천공의 용소년』, 초기 창작 SF의 대표작가 한낙원을 시작으로 SF의 역사와 관련 단체 소개로 마무리되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SF 역사는 늘 지금과는 다른 현실을 상상하는 작가들에 의해 쓰여 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순서는 사회자 노윤영님과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Q.「저주 토끼」는 어떻게 쓰시게 되셨어요?

환상호러 웹진『거울』에서 2015년 말에 12지신 동물을 정해서 소설 한편씩을 쓰는 특집이 있었어요. 저에게 남은 건, 양과 토끼였는데 양은 쓸 수 없어 토끼를 선택했어요. 토끼는 무기가 될 것이 없고 예쁘고 귀여운 동물이어서 최대한 무섭게 만들자 생각했어요. 과거 쓰레기만두 파동이 있을 때 외국에 살고 있어서 잘 몰랐어요. 누가 잘못했나보다 이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10년이 지난 이후 한국에 와서야 피해자분 아드님 인터뷰를 봤는데 너무 억울한 일을 당하셨더라고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 너무 미안했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잖아요. 언론사가 책임을 진 것도 아니고 시장을 점유한 대기업이 사과한 것도 아니고. 쓰기 시작하려고 보니까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어서 거슬러 올라가서 비슷한 일이 있었나 조사를 했고 화학소주가 대중화되던 시기 군사독재 시절, 쌀 자급자족을 위해 쌀로 전통주를 빚는 양조장의 맥이 끊길 뻔한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글을 썼어요.

Q.「머리」와 「몸하다」는 임신과 출산을 겪는 여성의 이야기로 연결되는데요. 여성을 둘러싼 주위의 반응이 인상적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변기에서 나온 머리를 보고 다른 가족들은 “별 거 아니잖아” 라고 반응을 하고「몸하다」에서도 피임약의 부작용으로 주인공이 임신을 하는데 주위의 반응은 당연하게 보는 것이 의아합니다. 작가님이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머리」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건데요. 여자가 하는 말은 아무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아요. 예를 들면 성희롱 같은 게 그렇죠. 난 너무 모멸감을 느끼고 기분 나쁜데 네가 예민한 거야라고 가스라이팅 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하는 얘기는 아무도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고, 남자가 난리를 쳤으면 누군가는 대책을 내놨을 텐데 여자니까 계속 무시되고 나만 이상한 사람 되니까 그냥 참게 되잖아요.
「몸하다」는 약간 다른데요. 여성이 남편 없이 혼자서 임신을 했을 때 여성과 임신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관점들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 싶었어요. 제가 그때 난소에 혹이 생겨서 생리가 안 멈췄거든요. 산부인과에 가서 처방을 받아 호르몬제를 먹었어요. 피임약을 먹으면 일정기간 생리를 안 하게 되잖아요. 반대로 생각해서 ‘만약에 임신을 하게 된 거라면’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거죠.

Q. <하루 한번 SF, 저주토끼> 읽기 모임을 통해 10편을 정독하면서 읽었는데 읽고 나면 너무나 마음이 스산한 거예요. 굉장히 슬픈 거예요. 밤에 맥주를 몇 캔을 마신 거 같아요. 사탕이나 얼음을 아작아작 깨물고 나면 사탕은 달고 얼음은 시원한데 이가 아프잖아요. 작가님 책을 읽고 나면 아픈 거예요. 왜 이렇게 아프지 생각하면 해소되지 않은 억울함의 잔상이 남는 거예요. 사건과 갈등 제공이 사실은 사회와 제도에서 비롯되었잖아요. 그런데 개인만 아작이 나는 거예요. 원천갈등은 그대로인데 개인만 아작이 나서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작가님은 어떨 때 공포를 느끼시고 각각의 소재를 호러로 풀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호러를 좋아하고요. 외할머니가 추리, 호러 팬이셔서 전설의 고향을 하면 저를 불러서 같이 보곤 했어요. 무서운 얘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무서운 감정이 굉장히 강한 감정이기 때문에 독자에게 최고로 효율적으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식이라서 그래서 무서운 걸 좋아하고요. 삶이 무너지는 개인한테는 이유 없이 나만 당하는 일이라는 게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 이번에 반지하에서 사망하신 분들도 그렇고 사람은 어딘가에서 살아야만 하는데,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을 주거라고 제공해서 문제가 생기잖아요. 10층에서 사셨으면 멀쩡하게 생활하고 있으실 거잖아요. 제가 기본적으로 느끼기에는 운의 문제거든요. 내가 뭘 잘해서 노력해서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이런 환경에서 사는 게 아니고, 전 운 좋은 환경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제 능력이라기보다는 운이거든요. 그리고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조차 운이잖아요. 환경이 굉장히 중요한데 환경을 제가 선택할 수 없는 상태로 세상에 태어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에, 내가 운이 나빠서 그분들과 같은 환경에 태어났으면 나는 얼마나 잘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잘 하지 못했겠죠. 그런 게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운이 좋아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지 운 나빴으면 죽었다, 아니면 죽지도 못하겠다, 그리고 이게 다 운이기 때문에 운 나빠도 잘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Q.「차가운 손가락」을 함께 읽은 분들이 이번 북토크에서 가장 많이 질문하고 싶어 했는데요.

「차가운 손가락」은 ‘순환구조’라는 것을 실험해 보고 싶었어요. 제가 문학의 구조를 정교하게 짜는걸 잘 못하거든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를 해보고 싶었고요. 제 소설은 항상 현실의 경험에서 비롯되는데, 제가 운전을 못하는데 차를 진흙탕에 쳐 박은 적이 있었던 경험이 있었어요. 그 이야기를 꿈같은 분위기로 써보고 싶었어요. 꿈속의 논리는 그렇잖아요. 목소리만 들리는데 어딘지 알 수가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몽환적인 이야기를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

Q. 러시아 문학과 슬라브 문학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지금 작가님 소설쓰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전 90년대 중후반 학번인데요 소련 무너지고 얼마 안돼서 모든 사람이 다 러시아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 할 때였어요. 전 러시아어 글자를 읽고 싶었어요. 러시아는 1918년부터 10년 정도 굉장히 자유로웠던 시기가 있었어요. 예술도 문화도 새로 만들어 보자는 열정이 넘치던 시기였어요. 새로운 것이면 뭐든지 시도해 보는 시절이었거든요. 인류 역사상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기였던 거죠. 너무 재밌고 매력적이었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제 한국어 문장이 이상해졌고 편집자님들이 다 고통스러워하세요. 최근까지 강의를 했기 때문에 러시아어 문법을 생각하면서 한국어로 글을 쓰거든요. 편집자님들이 한국어로는 이런 식으로 쓰지 않는다고 말씀 하시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의논합니다. 안톤 선생님은 저의 그런 문장을 좋아하셔요. (내가 미움만 받는 건 아니야.) 작년에 『그녀를 만나다』쓸 무렵에 러시아문학 강의를 할 때 러시아 여성 작가 강의를 했는데요. 그중에서 1938년생이신 할머니 작가님이 계세요. 한 페이지가 한 문장이고 마치 물통을 열고 쫙 쏟아 붓는 것 같은 문체를 많이 쓰세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문장 속에 떠내려가게 만드는 문체인데, 그분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많이 쓰고 할머니, 어머니, 딸 3대의 이야기를 많이 쓰시는데 그분 연배의 할머니나 어머니들은 소련 시절을 겪은 분들이거든요. 현실에 대한 감각이나 사회를 대하는 방식이 자녀와 너무 달라 갈등이 많이 일어나요. 러시아에서는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인데요. 한 페이지씩 쏟아 부으면서 딸하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 거죠. 문체가 너무 재밌어서 저도 해보고 싶었어요.

Q.「안녕, 내 사랑」 쓰시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으셨는지요. 보통 소설을 쓸 때 결말부터 생각하고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안녕, 내 사랑」은 제 첫 번째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들 핸드폰을 사랑하시잖아요. 저는 사랑합니다. 핸드폰 없이는 살 수 없어요. 하얀색 블랙베리였거든요. 엄청 예뻤는데.. 마음이 아프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봄 학기마다 <SF를 통한 자아의 발견> 수업에서 다루는 주제 중에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기계가 인간처럼 될 수 있는가’, ‘인간하고 똑같이 감각하고 인간하고 똑같이 사고한다면 인간인가’, ‘어디까지가 인간인가’, ‘인간성을 어디까지로 규정할 것인가’, ‘인간성을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가’ 이런 주제가 있었어요. 관련 분야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이 들어와요. 그 학생들은 전공 수업을 듣고 오는 학생들이지요. 그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가 인간하고 외면이 똑같이 생긴 기계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렵대요. 인간하고 똑같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은 만들 수 있대요. 지금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대요.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과 삶의 궤적이 다르기 때문에 피부의 흔적이나 흉터, 잡티, 점, 비대칭 등을 그렇게 사람이 살아온 삶과 같이 자연스럽게 만들 수 없대요. 만든다해도 마네킹처럼 된다고 해요. 부자연스럽고 무표정한데 억지로 감정을 드러내려고 하면서 사람처럼 말을 하려고 하면 인간의 뇌는 시체로 인식한대요. 로봇은 사람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죠. 어떻게 해도 인간과 똑같은 기계는 나올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문과이기 때문에 기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든요.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발달해서 정말로 인간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는 기계가 나오면 전 그 기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무서울 것 같아요. 그게 저의 입장이었어요. 딜레마가 담겨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Q. 여전히 이야기를 책으로 읽고 싶어 하는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시대에 종이에 인쇄된 글자를, 그것도 돈 주고 사서 읽어주시는 분들이 한국 문학을 살려주시는 분들이세요. 이건 진실이에요. 한국문학을 먹여 살려주시는 분들이고요. 한국문학을 뒷받침해주시는 분들이세요. 그래서 “감사합니다.”

Q.「즐거운 나의 집」에 나오는 아이는 유령인가요 아니면 여자의 내면아이인가요?

유령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책이 작가의 손을 떠나서 책의 형태로 독자의 손으로 건너가고 나면 이야기에 대한 해석의 권리는 독자에게 있어요. 제 생각은 작가 사정이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해석이 100퍼센트 맞고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 게 정상이고 한 명의 독자가 하나의 해석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하나의 책에 하나의 해석만 있으면 정보전달을 위한 책들 매뉴얼, 법전 이런 거고 소설은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면 저에게는 정말 영광입니다. 「재회」에서 주인공이 귀신을 보는데 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Q.「바람과 모래의 지배자」를 쓰게 된 모티브가 무엇인가요?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했었구요.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사막지대인데요. 사막은 카자흐스탄에 있고 우즈베키스탄은 건조한 초원지대였어요. 나무가 못자라고 사람 무릎 정도 되는 풀만 자라는데 지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어요. 가다보면 몽골인들이 세계를 정복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그런 초원이 지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으면 저 끝까지 뭐가 나오는지 한 번 가보고 싶을 것 같거든요. 그런 곳에 가서 카자흐스탄 사막을 못보고 왔는데 그래서 사막을 상상해 보고 싶었어요. 우즈베키스탄 여행이 정말 좋았고 구소련에 대해 공부할 때 중앙아시아는 고려인분들이 강제추방 당해서 거기에 정착을 하셨기 때문에, 카자흐스탄하고 우즈베키스탄은 한국하고 혈통적, 인종적으로 깊이 관련이 있어서 공부를 계속 해야 하는데요. 자연환경이라든가 고려인들이 사막을 손으로 파서 고랑을 내고 쌀을 심어서 농사를 지으셨대요. 뼈가 휘어지게 고생을 하면서 살아내신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막에서 사는 것은 어떤 건지 상상을 해봤는데 저는 굉장히 환상적으로 상상을 해봤죠. 신화처럼 쓰고 싶었어요.

Q.「덫」을 쓰게 된 이유나 모티브 또는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전형적인 옛날 얘기식 괴담을 쓰고 싶었어요. 제 취향은 일본 괴담인데 한국 괴담은 정이 너무 많아요. 일본 괴담은 저주의 메커니즘을 알아서 그것을 뒤집지 않으면 한은 풀려도 저주는 안 풀리거든요. 전 그렇게 질긴 게 좋아서 뒤에 반전이 꼭 있잖아요. 끈질긴 괴담을 써보고 싶었어요. 제 모든 소설에 위대한 의도는 별로 없어서 죄송합니다. 장르문학 작가이기 때문에 메시지보다는 재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구요. 강렬한 어떤 인상이나 감정을 남길 수 있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까지 독자를 재미있게 끌어들일 수 있으면 그게 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현재 쓰고 계신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재작년에 초혼을 굉장히 늦게 했는데 남편하고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해양수산물 SF로 쓰고 있거든요. 내일 시사IN에 축약 버전이 실릴 거예요. 「문어」, 「대게」,「상어」를 썼고요. 단행본으로 내고 싶다는 출판사가 나타나서 다른 해양수산물을 더 써야 한다고 했더니 “오징어 무시하나요? 멸치는요?” 하는 리퀘스트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일단은 그걸 써야 할 것 같아요. 시어머니가 죽도시장에서 30년 정도 가게를 운영하고 계세요. 상어에 시어머니가 등장하세요. 시어머니가 앞부분에 굉장히 비중 있게 등장을 하셨는데 잡지에서 원고지 90매로 줄여달라고 해서 시어머니 부분이 잘려서 불효며느리가 되었어요. 하하.

작가와의 만남에 60명이 넘는 분들이 함께 했다. 『저주토끼』를 읽는 동안 다양한 해석을 내 멋대로 해보다가 마침내 당도하는 곳에서 오래 머물곤 했다. 인물들의 고통과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힘든 적도 많았다.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똑바로 바라보려면, 이런 저런 질문이 송곳처럼 콕콕 찔러대던 시간들이었다. 작가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한 아래의 말로 마무리한다. “지금은 저 혼자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번 부커상 최종후보 선정으로 한국 장르문학의 작품성을 증명하게 돼 영광입니다. 다른 한국 SF작가들의 책도 더 많이 번역되고 알려지면 좋겠어요.”
댓글 1
노윤영 2022.09.08

작가님과 <저주토끼>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후기도요. 수희 샘 감사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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