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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평생학습관 2013 심포지엄 스케치

작성자
이미진
작성일
2013.04.29
조회수
6074



[심포지엄 스케치] 시민제작 일상학습, 인간의 배움에는 경계가 없다

 

 

학교에서 진짜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지 오래되었고, 사교육이라는 이름 하에서 교육이 시장에서 사고파는 재화로 여겨진지도 오래되었다. 학교교육, 인성교육, 교양교육 등 교육을 각기 다른 범주로 분류해 수단으로 삼았던 탓일까. 우리 사회의 교육에는 짙은 경계선이 깔려있다. ‘이라는 단어 못지않게 교육이라는 단어에도 우리가 부담감을 느끼곤 한다는 점에서 배움이라는 건 사실 삶 속에 스며들지 못한 처세술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의 끄트머리에서 주체적인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달려 나가고 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있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공통된 고민의 흐름을 타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재조명하려는 사람들이 수원시평생학습관으로 모여들었다.

 

 

#1. 개회

 

손채수 소장의 시민학습이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로 개회가 시작되었고 곧 누구나학교의 응원단장 양훈도 교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원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앎과 삶은 하나였습니다. 지행합일과 프로네시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 제각각의 길이 생겼습니다. 앎에 위계가 생겼고 앎의 등급이 삶의 등급이 되면서 삶의 등급이 앎의 등급까지 지배하는 세상이 된 거죠. 그런 생각이 들면서 누구나학교라는 것이 삶 속에서 얻은 앎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터득하면서 알게 된 것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심포지엄에 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합니다. 앎과 삶, 꿈이 같이 어우러져서 순환할 수 있는 구조. 그 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고 어떤 식으로 우리 삶 속에 스며들게 할 것인가를 함께 통찰할 수 있고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마음을 얻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최운실 원장은 수원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전국에서 찾아오신 것 같다며 이 또한 경계를 허무는 일이라며 첫 마디를 열었다. 강경하면서도 유쾌한 축사는 심포지엄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만들어진 책자, 제목, 모인 사람들 표정 등이 이미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늘 모인 것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교육들이 국가가 만들고 국가가 쥐어주던 시대였습니다. 이제는 교육의 학습자, ‘우리가 만들어갑니다. 언제 어디서나 배움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학습사회의 정의이자 평생교육의 정의입니다. 위대한 학습 시민의 이름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심포지엄이 이제까지는 없었는데, 이 또한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않는다고 하죠. 오늘 이 자리에는 교육자이면서 학습자로서 배움을 숨 끊어지는 순간까지 함께 할 위대한 분들이 모이셨기에 충분히 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 모여서 다함께 아고라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2. 기조발제

 

정민승 교수는 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시민의 힘, 가능성을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꺼냈다. 평생학습이란 사실상 우리의 일상, 사회 운동 기관과 제도가 한 덩어리가 되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것이 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는 거다. 랭그랑과 들로어가 제시했던 평생교육의 의미를 덧붙이며 평생교육이란 학습이라는 개념이 일상으로 확장되게 해주는 개념이라고 하였다.

어떤 단위의 계(system)가 되었건 주위와 항상 어우러져야 생명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대사회 교육 문화는 진리, 이성, 불변, 완성 등 근대적인 차갑고 강한 경계를 긋고 있다. 우리의 교육, 특히 학교 교육의 관행은 이런 경계가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다. 폐쇄적이었기에 외부로부터 어떤 에너지나 정보가 들어오기 어려웠다.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 우리가 다시 만들어가자는 것을 평생교육 운동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체계란 유지 관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경계를 허물어가되 스스로의 에너지를 성장하고 방출해야한다. 이것이 본질적 의미에서의 평생학습이라는 얘기였다. 즉 학습이란 생활 속의 문제다. 그러므로 내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에 기초한 학습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어야한다.

 

개인이 자기 주체를 찾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교육이 생명을 갖도록 바꾸어가야 합니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자가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에 천착하여 무엇을 고민하는지를 볼 수 있어야합니다.”

 

본질적인 가르침이 마구마구 흘러 다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학습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학습의 해방이다. 해방은 지적 능력의 평등을 전제로 모든 인간이 자신의 방식대로 지각방식의 틀을 재편성할 때 찾아온다. 그러므로 우선은 학습자가 스스로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못해요라는 말이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능력에 경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진정한 학습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교육자와 학습자 간의 경계를 허물어야할 것이다.

 

#3. 사례발표

 

이제 교육은 자신의 영역에서 각자 새로운 옷을 꺼내 입으려 하고 있다. 각자가 꺼내든 옷 색깔은 다채롭다. 저마다 제각기 다른 장소에서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똑똑도서관의 김승수 관장은 아파트 주민 대표로 선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얘기하면서 어떻게 주민 문화를 가꾸어가고자 했는지 그 일련의 과정들을 이야기하였다. 안철수풍에 못지않은 인기로 높은 당선률을 거두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이 되어 회의를 열었고 그 회의를 통해 주민들과 무엇을 만들어갈지 논의했다고 한다.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우선은 주민들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까,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이 홈페이지 활성화였어요. 그나마 홈페이지를 보고 서로 교류를 해야 하는 데 홈페이지가 활성화가 안 되어 있었어요. 활성화 해보려고 12월에 케이크를 꼭 받고 싶은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었어요. 그 전에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표가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후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고 그 의견들을 모아보니 본질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도서관, 카페 등을 검토했고 아파트 예산안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후 각종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동네 상권 살리기, 아이들 자원봉사 활동, 아주머니들의 학습 동아리 등. 주부들이 대회에 참여해서 상금도 받았는데 그 상금으로 주민 음악회도 열었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무엇인가를 진행하면 그것이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었다.

 

똑똑도서관이요?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닌 문화적으로 풍부해지는 곳입니다. 아파트가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건, 주민들이 이웃들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관심 가질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야기를 하는 곳이란 장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속에 지으면 됩니다. 이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책을 통해 주민들은 서로를 알아간다. 책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주민을 알아가는 것이 목적이다. 똑똑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곳, 일상의 상담이 가능한 도서관이었다.

 

지혜로운학교의 이경희 교수는 배우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평생학습의 새로운 모형이었다. 은퇴한 사람들을 위한 학습 모델인 영국의 U3A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자원봉사자들끼리 한국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탐방을 하게 된 U3A는 유서 깊은 역사적 건물인 Hampstead Town Hall의 지하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건물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시에서 이 공간을 사회활동 하는 시민단체에 저렴한 값으로 대여해주었고 U3A에게는 무료로 사용권을 주었다. 여기에서 우리도 자주적으로 공간을 갖추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 곳의 시스템은 선순환구조였고, 그 체계가 아름답다고 여겨졌습니다. ‘이타성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교육을 통해서 실현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제일 큰 문제는 학습 공간이었다. 고충을 털어놓자 어떤 분이 공간을 기부해주었고, 새로운 학습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스스로 학습 도구를 마련했고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모두 가져왔다. 구성원들의 참여 의지로 일구어진 교실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떤 기업이 이 이야기를 듣고 회사 지하실의 놀이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었다. 때로는 강사들이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집에서 수업하거나 야외수업을 하기도 해서 이제 더 이상 장소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어졌다.

 

노인들이지만 운영은 최첨단으로 하자는 게 저희의 운영 이념입니다. 우리 스스로 내공을 쌓자는 것이죠.”

 

운영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다. 장소를 해결하고 학습 도구를 해결한다고 해도 운영에는 늘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그만큼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앞으로 해나 갈 일이 있다는 건 변화를 이끄는 데에 필수적이므로 충분히 기대할 만한 행보일 것이다.

 

위즈돔의 한상엽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첫 페이지는 아무튼 작은 세상 만들기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왜 자꾸 빈곤문제가 반복될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면서 소셜벤처라는 지향점을 갖고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사라진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왜 계속 소외 받을까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어서 양극화 심화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위즈돔의 접근은 기존의 영리적/비영리적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일시적이고 수혜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플랫폼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누구나 와서 마켓을 열 수 있고 누구나 와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플랫폼을 통해서 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문화와 사회자본의 양극화 해결을 기업의 측면에서 접근하려 하다던 중 플랫폼을 통한 공유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본 것이었죠.”

 

위즈돔이라는 쇼핑몰에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전시되어있다. 이 사람을 만나려면 얼마를 내야 되고, 언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리고 이 사람의 콘텐츠가 공유되어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함께 배우고, 만들고,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숨겨져 있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위즈돔은 참여자가 참여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에 대한 설계 즉 참여 동기를 설계 해보려합니다. 그리고 위즈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유지되는 체계를 꿈꿉니다.”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비전을 지켜내는 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신뢰를 형성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학교의 정성원 관장은 누구나학교를 지역과 개인을 변화시키는 솔루션이라고 정의하였다. 평생학습관련기관의 운영 제약 요인들을 지적하면서, 공급과 소비의 규정을 뒤집어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누구나학교였다. 명사 1명의 이야기를 들으러오는 300여명을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 소비자로 그치게 하지 말고, 각각 가지고 있는 지혜를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고민이 지금 실현되고 있다.

 

누구나학교는 [보자기]입니다.

하나의 정형화된 통이 아니라 무엇이든 쌀 수 있는 보자기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강좌가 가능한 것이죠.

 

누구나학교는 [슈퍼스타K]입니다.

익명의 존재에서 지역일꾼으로 데뷔하는 곳으로,

다수의 시민들의 지혜가 지역의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학교는 [경주]입니다.

릴레이 경주에서 바통을 터치하듯, 오늘은 학생이었는데 내일은 강사가 될 수 있는 거죠.

 

누구나학교는 [힐링캠프]입니다.

화폐가 오고가는 과정에서의 수업에서는 힐링이 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내 얘기를 하는 것이 진정한 힐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학교는 [모델하우스]입니다.

, 저것도 가능하구나 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누구나학교는 앞으로 종횡으로 나아갈 것이다. 개인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시청, 경찰청, 경희대 학생 등 단위별로 참여를 할 수 있게 하여 학교를 풍성하게 만들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이 두 형태가 지역과 결합되는 것이 목표다. 국적 없는 평생학습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실현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지금바로 여기에서 실현되어야하므로.

 

시부야대학의 사교 야스아키 학장은 일상의 학습으로 지역을 바꾸고자 실천하는 곳이 시부야대학이라고 한다. 시부야대학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업코디네이터. 수업코디네이터들은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지금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기획하여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체계이다.

시부야대학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현장에 나가서 기획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지역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서 각 수업에 적절한 공간을 배치하는 것도 지역의 공간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시부야 전체가 곧 시부야대학의 학습 공간이다. 그리고 시부야 시민들은 시부야대학을 통해 지역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눌 수 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직접 기획해 배울 수 있는 것이야 말로 학습의 주체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일상의 학습이란 학습이 삶의 터전에 긴밀히 녹아들어 있을 때에야 가능한 일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4. 토론

 

 

토론에서는 앞에서 발표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이성엽 교수는 똑똑도서관을 운영하는 파주 교화마을의 변화가 시스템의 변화라기보다 한 사람의 노력에서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꺼냈다. 어떻게 하면 지속적인 운영이 가능할 수 있을까?

 

조경민 OO은대학 연구소 소장은 바야흐로 위대한 개인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본다고 하였다. 내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졌던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체계와 달리 현재에는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파트 문제, 도시 문제, 상실감의 문제는 역할에 충실하기만 할 뿐 관계의 지속성을 간과했기 때문에 심화된 문제들이다. 그래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결국엔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똑똑도서관의 경우에는 똑똑 두드리는 것 행위 자체가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였다. 오늘날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남이 할 수 있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구성원들이 이 경험을 통해서 내가 뭘 할 것인가에 대해 한 가지라도 생각했다면 성공한 것이다. 조경민 소장은 개인이 플랫폼 또는 소셜브로커가 되는 것이 시스템 구현을 위한 첫 단계라고 보았다.

 

이성엽 교수는 어떻게 시민 학습 영역을 공공적으로 지원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박선경 경기평생교육진흥원 실장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박선경 실장은 여기 있으면서 가슴이 뛰었다. 공공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이룰 수 있었던 근간은 결국엔 시민들이 있었고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결국 평생학습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중심에 서있다. 학습동아리가 하나의 시민단체로 우뚝 서면서 결국은 일이 될 수도 있고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매개가 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평생학습 또한 하나의 물줄기로 시작되어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난다는 의미로 정리한 이성엽 교수는 이근호 마을르네상스센터장에게 마을 만들기와 평생교육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어보았다.

주민들이 원하는 학습은 많이 있으며 기획 할 수 있는 학습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참여에 목적을 두는 강의보다도 직접 조직하겠다고 주민들이 나설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을 만들기와 연계를 시키려면 교육을 기획하고 하는 것이 주민조직화 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하는 거죠. 대개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는 학습이 이루어지다보니 워크샵 형식의 학습이 이뤄집니다. 그러나 마을 만들기에서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주민들의 삶이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학습을 매개로 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해답을 평생학습운동하시는 분들이 찾아내야한다고 봅니다.”

마을 만들기와 평생교육운동이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학습 조직화가 기반이 되어야한다는 말이 아니었을까. 학습이 진정한 일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마을의 일상적인 문화가 되어야한다.

 

 

이전에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심포지엄이 끝나고 네트워크파티가 이어졌다. 네트워크파티장도 북적이는 것을 보며 그동안 교육과 학습의 본질 그리고 그 본질의 제대로 된 구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이 모여서 도형을 만들어내듯이 패러다임의 변화 또한 이렇게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네트워크를 이루었을 때 수면으로 떠오른다. 이번 네트워크파티는 교육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그동안의 고민과 궁금증을 공유할 수 있었던,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자리였다.

 

아이들이 배고파 운다고 고기를 잡아주면 안되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라는 교육의 원칙은 산업사회의 유물이다. 이미 우리 안에 시작된 미래인 블루오션으로 나가려면, ‘배를 만들어 주면 안 되고, 그렇다고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칠 필요도 없으며, 오로지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하게 만들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그리움이야말로 희망이다. 그리움은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간절하게 소망하고 절실한 그리움을 품은 사람만이 이를 교감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나눌 수 있다. [정유성 서강대교수 교육학, 경향신문 2009.1.3.]

 

인간의 감정에는 경계가 없다. 사랑과 증오 모두 번짐또는 스며듦의 양상이다.”는 말을 본적이 있다. 이 말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인간의 배움에는 경계가 없다. 앎이란 삶 속의 번짐 또는 스며듦의 양상이다.” 떠먹여주는 교육, 주어지는 대로 행하는 학습이 아니라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그리움을 가꾸어갈 수 있도록 하는 시민제작일상학습을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그려볼 수 있었다.

 

 

이미진 수원시평생학습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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