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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 노트]우리 모두의 지속가능한 삶을 그리다(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삶의기술〉박선영 연구원 인터뷰)

작성자
노윤영
작성일
2022.03.15
조회수
1319



학습관 [다정노트] 연재를 시작합니다. 코로나19로 학습관이 문을 닫은 동안에도 시민들의 배움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혹은 학습관 밖에서 소규모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매우 답답하고 서로의 안부가 궁금한 날들이었어요. 그 마음을 담아 학습관 사람들의 소식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다정노트]란 이름으로 전합니다. 팬데믹 기간 우리들의 배움과 일상의 분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정노트]를 연재하는 시민기획단 나침반은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며 저자를 만나고 강연을 기획합니다. 만남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또 다른 시민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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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 정호승의 「봄길」 中


친구의 웃는 입을 보면 봄 기운이 온 마음에 사시사철 솟아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당연했던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확진자 숫자에도 예전의 일상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정호승 시인의 「봄길」처럼 우리가 새로 시작하는 길에 서 있다면 보고 싶은 풍경이 있다. 꽃으로 감싼 조명 옆에서 먹고 마시며 떠들다 기타 소리에 귀 기울이던 사람들. 그 사이로 온갖 다정한 것들이 산들바람처럼 감싸던 초여름의 ‘모두의숲’ 이다.

‘모두의숲’은 학습관 주차장에서 창룡도서관으로 이어지는 잔디밭에 있었다. 팬데믹 이전에 학습관은 동네 주민과 관심 있는 시민들을 초대해 ‘활짝 여는 날’을 진행했다. 학습관의 책 모임을 소개하는 ‘동네BOOK소리’, 강좌 체험, 전시 및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더느린삶>의 수강생들은 찹쌀 막걸리, 장과 김치 만들기, 수제 간식, 도시 양봉 체밀, 전통주 시음을 할 수 있는 ‘더느린시장’을 열었다. 모두의 숲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향과 맛을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은 반짝였다.

사람들은 굳게 닫힌 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온라인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학습관의 인문강좌에 백 명이 넘게 접속했다. 강좌를 검색하다 도시 양봉, 사계절 서양 가정식, 발효 생활 강좌가 눈에 들어왔다. 팬데믹 시대에도 직접 만들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느린 시간이 필요한 강좌를 기획하는 이의 분투기가 궁금했다. 평생교육팀의 <삶의기술> 박선영 연구원을 고고장에서 만났다.

박선영 연구원은 사회 복지를 전공하고 관련 일을 하다 2016년에 입사했다. 다음 해에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누구나학교>를 맡았다. 작년 8월에 육아 휴직을 끝내고 <삶의기술> 담당자가 됐다.

“ <삶의기술> 강좌 소개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함께사는학교>는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학습 활동이고 <거북이공방>, <삶의기술> ,<모두의숲>이 있어요. 그 중 <삶의기술>은 지역 농부와 상생을 통한 제철 및 세계 요리 수업, 막걸리와 와인 같은 발효 강좌, 치앙마이 바느질 같은 생활제 만들기, 도시 양봉 그리고 환경 및 생태 등 다양하게 살아가는 방법 속에서 나를 알고 실생활에 구체적인 변화를 도모하려고 해요. 2012년 에코 교실에서 시작한 <더느린삶>과 연결되고요. 활동 모임으로 이어지는 지향점도 비슷해요.

“ 강좌를 기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

지금 우리 기관에서 필요한 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요. 학습관이 앞서가는 기관이라 강좌 선택에도 신경을 써요. 계절에도 맞아야 하고, 지속성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1학기 때 와인을 했으면 2학기 때도 연결되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사회적인 이슈인 환경 문제도 빠질 수 없는데, 참여율이 너무 낮아도 힘들어요. 겨울 학기에는 5개 영역으로 수업을 짰고 봄 학기에는 빗물, 쓰레기, 환경적 주제를 추가할 예정이에요. 요리는 꾸준히 하고요.

“ 팬데믹 상황에서 강좌 기획할 때 어려웠던 점과 해결 방법이 궁금해요 ”

강좌를 여는 것 자체가 어려웠고 모집도 잘 안 됐어요. 2020년에는 도시양봉가 과정도 취소됐어요. 만나서 함께 만들고 그 경험으로 활동 모임으로 확장돼야 하는데 그걸 못했어요. 이론 강좌 위주로 하다보니 인문 강좌와의 차별성도 문제였어요. 같은 주제로 강좌를 연결시키는데 신경을 썼어요. 실습이 꼭 필요한 건 최대한 하려고 했고요. 사계절 요리 강좌는 대면으로 했어요. 가을만 비대면이었고요.

“ 온라인 수업은 어땠나요? ”

‘제철 재료로 만나는 스페인의 가을’이라고 요리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했는데요. 각자 집에서 익숙한 조리 도구로 요리하는 게 실천 면에서는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다만, 익숙하지 않은 재료를 구하는 거랑 조리 시간이 저마다 다른 점은 불편했어요. 빨리 끝낸 분들은 음식이 식었죠. 담당자는 세부 과정을 계속 찍느라 팔이 너무 아팠어요. 비대면이라도 수업을 이어나가는 게 좋긴 하지만, 대면이 좋아요. 요리 뿐 아니라 사람을 알아가는 게 좋아서요.

“ 올 해 <삶의기술>의 방향과 새해 계획 알려주시겠어요? ”

<더느린삶>의 오래된 깊이를 이어가고 싶어요. 기존의 강좌를 존중하면서 다양한 강좌를 연결시켜 시도해 보려고요.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좋겠어요. 도시양봉가 과정을 새로 시작해요. 학습관 옥상에 벌통이 남아 있어요. 도시양봉 동아리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총 일곱 분 중 두 명씩 조를 만들어 벌들을 살피고 계셨어요. 벌꿀 관련 책모임도 하고 있고요.

이보람 작가의 "환경 속의 사람, 우리를 위한 축소주의" 수업을 준비하면서 환경에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3살, 5살인 우리 아이들이 크면 지금 누리는 것들을 못 할 것 같아요. 13살 15살이 된 아이들이 ‘십 년 전에 엄마는 뭐 했어요’라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말하고 싶어요. 모든 걸 실천할 수는 없지만,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써요. 최소한의 옷으로 생활하는 것에도 관심이 가구요. 학습관에서 환경 활동 모임을 만드는 게 올 해 계획이에요.

마지막으로 박선영 연구원이 생각하는 도시에서 잘 사는 모습과 방법을 물었다. 모든 사람이 ‘자연인이다!’를 외치며 떠날 수 없는 현실에서 도시의 삶에만 매몰되지 않고 불안해 하지 않는 것, 도시 안에서 자연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소비자가 아니라 제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삶의기술>의 정체성을 빨리 찾고 싶다는 박선영 연구원은 두 아이를 재우고 밤 늦게까지 환경 관련 책을 읽는다고 했다.

- 결국 주변의 관계를 잊지 않고 확장시키는 일이에요.
기술을 원한다면 혼자 책으로 공부하면 돼요. 우리는 사람과 삶에 초점을 맞추는 거죠.-

도시에서 잘 사는 방법을 학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지역 재료로 제철 요리하기, 도시양봉가, 수원에서 치앙마이 바느질 하기, 꽃 차 만들기가 기다린다. 지구를 위한 실천도 함께 해야 오래 할 수 있다.

홍매화 피는 계절이다. <삶의기술> ,<거북이공방>, <모두의숲>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날을 기다린다. <함께사는학교>의 문이 활짝 열리는 날에는 순풍이 불었으면 좋겠다. 길이 끝난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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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다정노트] 연재를 마칩니다. 봄이 찾아온 학습관에서, 우리 모두 직접 눈 마주치고 또 다른 배움에 대해 얘기하게 되길 바랍니다.
댓글 5
김재민 2022.03.16

연재가 끝나 아쉽네요. 이후의 활동도 기다려집니다!

유승연 2022.03.15

환경에 대한 오랜 고민이 느껴집니다. 그런 고민으로 구성하는 강좌들이라서 여운이 오래 남았네요. 마하키친의 스페인 요리 두 번 들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올해는 학습관에서 더 많은 대면 강좌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봄날입니다~~

김정희 2022.03.15

박선영 연구원님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학습관에서 환경 활동 모임을 만들 계획이시네요 .학습관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연구원이신데 올해는 더 바빠지시겠어요. 학습관의 또 다른 주체인 박선영 연구원님 항상 응원할게요~~

김정희 2022.03.15

오늘이 마지막 <다정노트>연재 였네요~~학습관에 봄이 찾아오니 이제 모여서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지길요

신연정 2022.03.15

<모두의숲> 이름이 참 예뻐서 수업도 늘 기대하게 돼요. 봄이랑 어울리는 여러 강좌들 저도 꼭 한번 함께할 기회가 생기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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