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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획] 아기 포로

작성자
전윤영
작성일
2022.01.05
조회수
1864
‘아기 포로’ 강좌는 시민기획단 나침반에서 기획한 강좌로 ‘아기 포로’ 그림책 작가인 김지연 선생님을 초청하여 강연이 진행되었다. 강연은 1950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리는 흥남철수 작전 이후 거제도 포로수용소로 보내진 피난민과 포로들, 그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의 흔적을 찾아보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었으며 그 시대적 상황을 ‘아기 포로’ 그림책에 담아 출판하게 된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난 이 강연을 듣고 나서의 개인적 의견을 솔직한 얘기로 담아 조심스럽게 후기를 남긴다.

우리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꾸준히 배워오지만 “과거를 잊는 자에게 미래도 없다.”는 말과 역설적이게도 한국인들은 역사에 많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사실처럼 느낀다. 참고로 이는 수치적, 사실적 증거가 아닌 내가 살아오면서 들었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게 느끼기에 대한민국의 한 시민으로서 한국사의 중요성을 느껴 따로 공부하기도 하였다. 다만 나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고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지만 이런 정치적 개인 성향을 떠나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할 필요성이 있어 강연을 들으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들을 작성한다.

‘1950년’ 이 숫자를 보는 순간, 한국인이라면 단언컨대 6월 25일에 시작된 ‘한국전쟁’을 떠올릴 것이다. 김지연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면 한국전쟁은 한국에서 일어났지만 어쩌면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아 미중전쟁 혹은 중미전쟁이라고 불리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분단국가가 되기 전의 역사적 상황을 보면 한 민족에서 서로 반대되는 사상이 충돌하여 전쟁이 일어났다고 느낀다. 물론 이 충돌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금은 ‘북한과 남한’ 두 국가로 나뉜 ‘하나의 민족’ 안에서 일어난 사상 충돌의 무력적인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미전쟁 혹은 미중전쟁이 아닌 한국전쟁이라고 불리는 게 오히려 적합한 표현이라고 느꼈다.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북한 혹은 중국에서 표현하는 조선전쟁이 더 어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김지연 작가님께서는 ‘아기 포로’를 출판하시기 전, 객관화된 역사를 바로 알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부분에 신뢰감을 갖고 강연을 들었으며 역사적 배경을 그림책에 담아 어린 아이들 또한 제대로 된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김지연 작가님의 의도에 공감하며 강연을 들었다. 작가님께서는 미군과 함께 있는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그 당시를 기록한 미군 문서에 우리를 눈 찢어진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라고 하셨는데 여기서 "눈 찢어진 사람"은 동양인 인종차별 표현임을 인지해야한다. 물론 동양인과 서양인의 외적인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로 인한 외모 비하는 문제가 되기에, 그 문제점 언급과 동시에 인종차별 표현이라는 사실을 얘기한다면 청자에게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는 더 풍부한 강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전쟁에 피해를 받는다. 군인으로 파병된 청년들뿐만 아니라 전쟁 시 성폭력 피해가 큰 여성, 그리고 보호받아야할 노인과 아이까지 인간 모두 피해를 받는다. 그렇기에 여성과 아이가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전쟁은 어쩌면 권력자 혹은 국가, 사상에 의한 무력 싸움이자 해결방안이며 그로 인해 가져온 큰 피해로 인해 웬만해선 ‘여성, 아이’ 누가 더 많고 더 적고 할 것 없이 전쟁을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쟁함으로써 얻은 이익으로 자유와 권리 같은 인간의 존엄성 또는 그 무엇이 전쟁으로 잃은 피해보다 크다면 필요하다. 또한, 현실적으로 생각하기에 전쟁을 멈추기 위해선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거대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삶에서 그저 평화만 추구할 수 없으며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선 우리는 권력과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싶다.

과거에 일어난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 혹은 미래 사람들에게 과거를 남기기 위해 다양한 국가에서 전쟁과 관련된 공간을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공간을 주로 전쟁기념관이라고 부른다. 다른 국가에서는 전쟁추모관, 전쟁박물관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전쟁기념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쉽다고 작가님께서 얘기하셨다. 처음 그것에 관하여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왜 전쟁과 기념처럼 반대되는 성향을 띈 단어를 사용하여 전쟁기념관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우리가 느끼기엔 전쟁추모관이 더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념이란 뜻을 정확히 살펴보면 그 의도를 바로 알 수 있었다. 기념은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함’을 의미한다. 우린 우리의 역사와 그 역사 속에서 일어나 많은 피해를 가져온 전쟁을 기억해야한다. 그 청년들, 조상들로 인해 우리가 과거에 비해 안전하게 살 수 있으며 우리의 권리를 말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위함을 전쟁기념관을 통해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러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김지연 작가님의 강연은 나에게 긴 여운을 주었다. ‘아이 포로’ 그림책은 우리 역사의 아픔을 알려줘 여운이 남는 책으로 작가님이 얘기하고 싶었던 동화책 속의 교훈을 얻었으며, 진짜 평화는 고요하고 조용한 게 아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고 존재의 요청에 응답하는 존엄성을 갖고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작가님의 인생 나침반은 ‘삶과 죽음은 가깝다.’로 삶과 죽음을 한 단어로 인식하고 앞뒤가 다르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과 정신을 닦는다는 점이 존경스러웠다. 어쩌면 우린 죽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죽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여덟단어 책을 통해 알게된 단어로 후기를 마친다, Memento mori.
댓글 7
권용은 2022.01.12

삶과 죽음을 한 단어로 인식하고 앞뒤가 다르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마음과 정신을 닦는다는 작가의 태도를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기 남기신 선생님 의견 처럼... 몇가지 점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제가 강의때 채팅창에 의견 달았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전쟁이라는 시각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마치 지금 중국이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역사를 미화하는 것과 유사한 관점 같습니다.

https://news.jtbc.joins.com/html/017/NB12042017.html 차이나는 클라스의 박명림 교수님 방송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유엔군참전한 미군들이 눈물나게 퇴각(진격) 한 이야기, 그리고 함흥에서 피난민을 한명이라도 더 승선하게 하고 떠났으며 그 배에서 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는 이야기. 이 배가 거제항으로 왔더군요. 수용소에서 출산한 경우도, 어찌보면 그 수용소에서도 굶지 않고 아기를 키울 수 있으니 수용소에 있을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김연수 작가의 소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에 수록된 < 뿌넝숴> 는 '조선전쟁'에 오게된 중국군 (인민지원군) 의 시각에서 쓰여진 작품인데, 읽어보시기 권합니다.

신연정 2022.01.12

댓글창이 이렇게 뜨거운적이 있었나 싶어요.^^
권용은 선생님이 박명림 교수님의 의견을 참고하라 권하셔서 자료를 살펴봤는데, 박교수님의 의견 또한 반박의 여지가 있더군요. 내가 사는 땅에서 일어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전쟁의 발발 원인에 대한 '정설'이 아직 없다는 점에서 의아함과 참담함 여러 마음이 교차합니다. 말했다간 논란거리가 되니 그냥 모르는 영역으로 두었던것 같아요. 권하신덕에 자료를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참고로 박명림 교수님 의견에 대한 또다른
의견이 담겨있는 서평을 공유합니다.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89889

계속 함께 공부해 나가요.

전윤영 2022.01.10

안녕하세요, 후기 작성한 전윤영입니다.
후기를 꼼꼼히 읽어주신 선생님들과 강사님께 감사함을 전달하며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강연 중에 아쉬운 점들을 말하기엔 강연의 흐름이 끊길 것 같아 강연이 끝난 후 개인적으로 강사님께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며 말하고자 하는 바와 강연을 통해 얻은 교훈 또한 제대로 전달하고싶어 후기에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인종차별 관련 문단은 제 오해로 발생한 것 같아 수정하였습니다. 정확한 정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쟁기념관, 전쟁추모관과 같은 전쟁과 관련된 공간으로 앞으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김지연 강사님을 본받아 제 마음을 끊임없이 가꾸겠습니다.
좋은 강연해주신 김지연 강사님과 강연을 기획해주신 나침반 시민기획단 선생님들께 감사함을 남깁니다.

김지연 2022.01.06

전윤영선생님 정성스런 후기 감사드려요. 독자와 만나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있어 반갑습니다. 선생님의 식견과 혜안에 꼭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제가 한가지 오해는 풀어 드려야할것같아요.외모에 관한 이야기는 제가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미군의 서류에 그렇게 써 있다고 말씀드린것이 오도된것같아요 .미군들이 남과 북의 사람을 구분 못하고,말이 통하지않아 피난민들을 북한군간첩이라고 심문서를 만들때 그렇게 적었다고 합니다.저 역시 똑같은 생김새인데 제가 비하의 언어로 그런말을 쓴것이 아닌데 저의 전달 능력에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대면강의같았으면 잘 소통이 되었을때 아쉽습니다.강의로 인해 불편함은 저의 부족함이니 잊어주시고 평화로 가득한 시간되시길 바랍니다.다시 한번 정성 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박순옥 2022.01.06

아기포로 강연에 여러 불편한 지점이 있었네요..
불편한 부분은 채팅창에 남겨주었으면 바로 이야기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삶과 죽음은 가깝다.'라고 생각하고 마음과 정신을 닦는다는 작가님을 '존경스럽다'고 한 것에 마음이 갑니다.
후기로 이렇게 소통할 수 있어서 좋으네요......


김정희 2022.01.05

다양한 후기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두 분의 후기를 읽으니 강의가 더 풍성하게 다가오는 듯해요.
얼마전 영화 <모가디슈>를 보면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전쟁이 더 피해를 준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소년병이 총들고 사람들을 죽이는 현실이 너무나 끔찍했거든요.

외모비하에 대한 발언에 전윤영님의 감수성이 느껴지네요. 언어가 관습적으로 사용되다보니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튀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얼마전에 본의 아니게 책토론에서 '아차'했었거든요. 다른 분이 알려주셔서요 ㅎㅎ
좋은 후기 감사드려요.
전윤영님 앞으로도 후기 기대할게요:)

노성분 2022.01.05

오늘 강연에 대해 다각적인 면에서 이야기 해 주셔서 저도 다시 생각하게 돼요. 윤영님이 짚어주신 내용 중에 추모관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인간이 언어의 집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면요. 기억과 추모 그 어떤 것이든 모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 위함이고 이를 위해 스스로 지키고 돌볼 힘을 키우는 거라 생각해요.

윤영님의 댓글에서 ..평화가 떠올랐어요@ 온라인 상에서 서로 다른 입장의 의견을 쓰고 댓글을 다는 것. 세대와 이념이 다른 이들이 서로를 회피하지 않고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요.

계속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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