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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공방에서 목수의 꿈을 꾸다

작성자
박효숙
작성일
2016.10.28
조회수
6504



목공구워크숍 ‘의자 만들기’ 수업을 들으면서
요즘 목요일이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는 다른 곳엔 없는 다양한 강좌가 많이 있다. ‘텃밭을 위한 목공’ 수업이나 내가 예전에 들었던 ‘효소 만들기’, ‘평화가 깃든 밥상’, ‘전통주 교실’ 등. 빠르게 획일화 되어가는 요즘,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만들고 경험하여 느린 삶이지만 행복을 경험하는 강좌들이다.

나는 요즘 수원시평생학습관 거북이공방에서 매주 목요일에 ‘의자 만들기’ 수업을 듣고 있다. 평소 목공예로 집을 예쁘게 꾸미고 사는 친구가 있어 부러웠는데 마침 학습관 목공구 워크숍 강좌에서 의자를 만든다고 하여 덜컥 수강신청을 하고보니 걱정이 앞섰다. 사실은 강좌 안내서에는 ‘목공의 경험이 있으나,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다고 되어 있었다. 나는 목공의 경험이 없었지만, 담당하시는 선생님은 목공의 경험이 없어도 수강하면, 의자를 직접 만들어 보며 기계사용을 숙련 시켜준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수강 신청을 했다. 첫 수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5번의 수업이 진행됐으며, 이제 4번의 수업을 남기고 있다.

‘과연 내가 의자를 만들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첫 수업을 시작하였는데, 시작이 반이라고 하더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5번의 수업으로도, 나무를 재단하고 자르는 기계까지 사용하고, 마치 목수가 된 것처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생기는 것을 느낀다. 11월 17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총 9주간의 수업인데, 이미 5번의 수업을 마치고 보니 남은 4번의 수업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첫 수업에서는 오리엔테이션 및 여러 기계와 목공구를 직접 만져보고, 설명을 들었다. 처음에는 공방에 있는 여러 기구들을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몰랐는데 몇 시간 만에 기계의 이름 정도는 알게 되었다. 수업시간에 잘 못 알아들은 것은 ‘거북이공방 매뉴얼북’에서 찾아보니 알기 쉬웠다. 거북이공방 매뉴얼북에 나오는 대로, 거북이공방 안전수칙과 핸드드릴, 슬라이딩각도절단기, 테이블쏘, 직쏘 등의 사용법을 익혔고, 앞으로 만들 의자 샘플과 디자인을 모델 삼아, 약간의 변형만 하여 작품을 만들기로 하고 첫 수업을 마쳤다.

첫 수업을 들을 그 때만 해도, 내가 과연 나무를 기계에 넣고 규격에 맞추어 절단하고, 절단한 나무를 결대로 본드로 붙이고 거친 면을 대패로 깎아 수평을 맞추어 원형 샌더로 곱게 나무를 갈아 매끈하게 만드는 작업까지 할 수 있을 것을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5번의 수업으로 그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의자 만들기’ 수업을 맡아 강의를 해 주시는 장영환 강사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장영환 강사님은 영화동에서 공방을 운영하시며, 목공을 통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계신다. 보조 강사님도 계셔서 우리가 힘들어 하거나 잘 안 될 때 도움을 많이 주시지만 우리 작품을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게 약간의 팁만 알려 주실 뿐, 완전하게 도와주시지는 않기에 스스로 의자가 완성되어 가는 기쁨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 매뉴얼 북에는 "거북이공방은 목공을 비롯한 다양한 만들기를 통해 삶의 기술을 습득하지만, 기술 습득에만 매몰되는 것을 경계 한다"라고 적혀 있다.



절반의 수업에 다리가 완성되었고 다섯 번째 수업에서 의자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의자 만들기 강좌를 들으면서 처음으로 실외로 나가 작업을 했고, 본드로 붙인 나무판을 원형샌더로 곱게 갈아 아주 매끄러운 프레임을 만들어 놓았다. 아마도 다음시간에는 등받이 모양내기와 프레임 조립을 배우게 될 것이다.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의 연령층이 다양해 더 재미있다. 지난번에 진행된 수업을 들었던 어떤 분이, 나중에 우리가 만든 것은 강사께서 만든 것 보다는 볼품이 없을 거라 귀띔을 해 주셨다. 하지만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닐까? 나무를 고르는 일부터 절단하여 다듬는 일까지 서로 잘 하려고 경쟁하는 것도 흥미롭다. 일단 제작된 것들은 서로의 작품이 섞이지 않게 테이프로 붙여 이름을 적어 놓고 다음시간에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 작업을 마치고 모두 함께 공방 청소하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수업 중간에는 가벼운 티타임도 있어 집에서 가져온 간식들을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눈다. 매주 거북이공방에 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도 이러한 수강생들끼리의 단합도 한 몫을 하는 듯하다.


그동안 수원시평생학습관을 많이 들락거렸는데도 거북이공방 근처에는 올 생각도 못했고 사실 그냥 무심코 지나쳤는데, 의자 만들기 강좌를 듣다 보니 정말 수강신청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 거북이공방이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멀리 가지 않아도 목공을 배울 수 있고, 스스로 배워 작품을 만드는 기쁨까지 맛볼 수 있어 행복하다.


나는 매주 목요일 아침, 가슴 속에 가득 설레임을 안고 수원시평생학습관을 향한다. 그동안 몰랐던 ‘내 안에 목수의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면서 말이다. 이 수업에서 의자를 만들고 나면 또 다른 어떤 작품에 도전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도 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목수의 꿈이 그다지 어렵지만은 않은 것 같다. 파는 기성제품보다 조금은 서툴고 삐딱해도 세상에 단 하나 뿐이 나만의 가구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여럿이 함께하니 더 즐겁다. 


*거북이공방에는 목공구 워크숍 의자 만들기 강좌 이외에도 나무를 깎아 만든 작고 낮은 의자를 만드는 수업, 텃밭을 위한 목공으로 나무화분과 상자 만들기 수업, 공방을 위한 기술도 따로 배울 수 있는 수업 등이 있고, 공방 특강에는 ‘나무 깎는 부부의 숲속 이야기’와 ‘소목장세미 쇼룸의 뒷 이야기’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거북이공방 오픈데이’를 운영한다. 9월 7일, 10월26일, 11월9일, 12월7일(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거북이공방을 오픈하여, 집에서 어려웠던 목공작업, 간단한 손도구와 손공구를 이용하여 누구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픈데이에는 강사자 또는 안내자가 반드시 상주하진 않는다. 서로가 규칙을 잘 지키고 거북이공방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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