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특강] 유시민 작가의 "나의 한국 현대사" 후기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라!
무슨 일을 하든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충분히 값지다.
10월, 날 좋은 가을날에 유시민 작가님의 명사특강이 있었다. 시간이 다가 올수록 학습관이 바빠지고
강의를 듣기 위해 오신 시민들은 물론, 관계자들도 설레는 모습이 보였다. 모집인원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참여 신청을 해주셨고, 정해진 좌석 뿐만 아니라 통로인 계단에도 옹기종기 앉은 모습을
보니 유시민 작가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도 너무나 뵙고 싶었던 분이었고, 이렇게
모인 많은 시민들을 보니, 유시민 작가님의 잠재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몇 해 전에 유시민 작가님께서 경기도지사로 출마하셨을 때, 아주 가까이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불끈 쥔 두 주먹과 힘이 들어간 어깨가 활기차 보이시고, 눈빛은 강렬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오늘 본 유시민 작가님의 모습은 매우 인간적이시고 수수했다. 편안한 복장에 자연스러운
모자를 쓰신 모습이 친근한 이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편안하고도 차분하게 시작된
강의는 예정시간을 훨씬 넘어 마무리가 되었다.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책에서 작가님은 스스로를 ‘프티부르주아 계층의 대구・경북 출신 지식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이름을 알리고 출세를 했지만 결국 정치에 실패한 후 문필업으로 돌아온
자유주의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것만 보아도 유시민 작가님의 성향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는 한국의 민주화, 경제발전, 한국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책 제목도 그렇고, 강의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나의’라고 소개한 만큼 지극히 유시민
작가님의 주관적인 생각들을 중심으로 인구정책과 국민연금, 부의 분배, 고용불안정, 세월호 등에
대한 유시민 작가님의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강의 도중에 상반되는 정치적 관점을 갖더라도 서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은 날카롭게
꼬집으시던 모습이 언론에서 보던 모습과 같아서 반가웠다. 그런 점들이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했던 지난 정치인 유시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라는
말씀이 가장 와 닿았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이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충분히 값지다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나의 상황에도 잘 부합하는 말인 것 같아 더 와 닿았나보다.
강의를 마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는 모습이 참 따뜻해 보였다.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한 분
한 분 이름을 묻고 싸인과 함께 사진촬영을 해주신 유시민 작가님... 앞으로 정치인이 아닌 작가 혹은
글쓰기 선생님으로 활동하신다고 하시니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