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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느린삶 Bee Happy 후기-행복한 도시양봉가의 꿀맛 나는 이야기

작성자
정효은
작성일
2014.04.15
조회수
22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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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꿀벌을 키워요!

 

“수원시 평생학습관 홈페이지 들어가서 도시양봉 강의 수강 신청해. 같이 듣자.”

 

언니의 말에, 수레바퀴와 같은 시간이 구르고 굴러 일으킨 먼지에 까맣게 가려졌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몇 년 전 잡지와 다큐를 통해 세계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과 나름 진지한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보자며 나의 시원함을 위해 밖으로 더운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은 집에 들이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도시양봉. 친환경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친하고 싶지만 습관적인 ‘편리함’에 밀려 나와는 어색한 사이에 놓여있었다. 에코백, 휴대용 텀블러, 손수건 등을 여러 개 갖고 있지만 비닐봉지, 종이컵, 물티슈를 주로 사용하는 나니까. 인간이 ‘편리’를 위해 만들어낸 다양한 물건들이 다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순환 고리를 나부터 하나씩 끊어내는 작은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강의는 내게 달콤한 용기를 심어주었다. 꿀벌과 공존하는 푸른 환경을 되찾자는 취지의 강의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 나는 이미 에코맨이 된 것 같았다.

 

우리 아이는 개미, 잠자리, 매미, 지렁이와 같은 곤충에 관심이 많다. 벌은 몇 번 본 적이 없을뿐더러 가까이서 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책 외에는. 나 어릴 적 만해도 집 앞, 길 가에 피어있는 꽃에 항상 벌들이 날아 와 윙윙거렸고 나도 그 꽃의 꿀을 먹겠다며 따먹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정말 벌이 많이 사라졌다. 이렇게 꿀벌들이 원인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이 자연환경도 함께 죽어가고 있었다. 강의 영상 속 먹음직스러운 채소와 과일이 진열대 한가득 쌓여있는 모습에서 텅비어가는 진열대의 모습을 보며 꿀벌이 사라진 후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느껴졌다.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사라질 것이라는 아인스타인 박사의 말이, 말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땅의 건강을 알려주는 지렁이처럼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의 가늠자인 꿀벌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곤충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가 먹는 채소나 과일 3가지 중 1가지 이상이 꿀벌에 의존하는 작물이기에 유럽에서는 꿀벌의 경제적 지위가 소, 돼지 다음이고 닭보다 높은 3위라니... 2006년부터 일본, 덴마크, 홍콩, 뉴욕에서 꿀벌을 도시로 불러들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도시양봉이 농촌보다 밀원이 다양하고 농약으로 인한 폐사율이 낮아 생산량도 높다는 것이 놀라웠다.

 

양봉하면, 산중턱 어딘가에서 얼굴이 까맣게 탄 할아버지가 꿀벌이 윙윙대고 있는 칙칙한 나무 상자를 살펴보는 모습이 생각났는데 어반비즈서울을 통해 만난 도시양봉은 예쁘고 멋있고 심플하고 모던하고 맛있어보였고 시크했다. 국내외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양봉법이나 꿀, 밀랍양초, 화장품, 비누 제품들도 신기했다. 나에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은, 나이 지긋한 분들이 하는 촌스러운 양봉이 아닌 세련된 양봉을 통해 건강한 도시생태계를 되찾고 싶다는 어반비즈서울 대표 박진 강사님이었다. 젊은 청년이 양봉 강의를 하는 것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지만 강의 내내 꿀벌에 대한 열정에 빠져들었다.

 

The느린삶 Bee Happy 후기-행복한 도시양봉가의 꿀맛 나는 이야기 이미지입니다.

 

강의 끝에 밀납으로 코팅된 풀빵 같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전통과자인 까눌레와 함께 다양한 벌꿀을 시식하고 나니 쎄한 꿀 향이 내 안에도 내 밖에도 그득했다. 화장품이나 비누도 일반 공장제품보다는 천연제품 애용하는 편인데 내가 직접 수확한 꿀을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비누, 양초로 만들어 사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먹어 없어지고 사용해 없어져 버리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특성이다. 먹으면 몸에 좋고 바르면 예뻐지고 환경에도 좋은 것이다.

 

도시양봉가 교육도 받고 싶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할 나만의 벌통을 하나 꼭 갖고 싶다. 잘 만났다 꿀벌아! 앞으로 너희들과 어떻게 친해져야할지 연구해봐야겠다.

 


글_정효은(수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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