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현대미학으로 세상 읽기 후기>
오늘 평생학습관에서 명사 특강으로 진중권 교수가 초청되었고 나는 그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가끔 인기검색어에 진중권이라는 이름이 오를 때, 그에 관한 기사를 읽곤 했을 뿐 인문학이나 사회, 정치 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난 사실 진중권 교수를 비평가이자 평론가라는 단순한 사실만 알고 있었으며 그에 관해 잘 알지 못했다.
특강 시작 전부터 정말 많은 사람이 로비에 모여 있었다. 젊은 학생부터 흰머리의 연세가 좀 있으신 분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강연에 참석하였고 자리가 부족하여 의자 옆 계단에 앉아 있는 풍경까지도 볼 수 있었다. 진중권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다는 것을 보면서 진중권 교수의 인기를 새삼 느꼈고 더불어 그의 강의를 빨리 듣고 싶었다.
오늘 강연은 “현대미학으로 세상 읽기”라는 주제 하에 진행되었다. 각 시대의 미디어 특성에 따라 사람들의 의식과 세계가 바뀌어가기 때문에 어떻게 시대를 바라보아야 하는지가 이 강연의 핵심 내용이었다. 1500년 전의 시대가 회화 중심의 시대였다면 20세기는 사진과 영화의 시대이며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21세기는 회화와 사진이 결합된, 가상과 현실이 혼합된 컴퓨턱 그래픽 이미지(CGI) 시대라 말하면서 파타피직스라는 새롭고 혁명적인 개념을 설명해주었다. 파타피직스란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알프레드 제리가 만든 신조어로, 온갖 부조리로 가득 찬 사이비 철학이며 파타피직스는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바로 없는 걸 믿는 척하는 것을 말한다.
파타피직스에 관한 내용에 이어서 2부에서는 파타피직스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정치적 사건들을 사유해보았는데 한 때 시끌벅적했던 허경영을 교수님이 언급하자마자 사람들이 크게 웃는 모습을 보았기에 허경영을 예로 든 것이 기억에 남는다. 젊은이들은 허경영에게 환호를 보낼 때, 그것은 진정으로 환호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은 허경영이 보여주는 것이 "정치 패러디"라는 것을 알고 있고 그들은 실은 그로써 이 사회의 부조리에 야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짜도 진짜 대접을 해주는 파타피지컬 시대가 도래하였으며, 따라서 미래 인류의 종은 파타피지컬한 종이 될 것이라 하면서 우리는 디지털한 감각, 즉 허위인 것을 잊지 않되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강연은 끝이 났다. 강연 후에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통일, 일베, 책과 미디어의 중요성 등 재미있는 질문들이 많이 나와서 기억에 남았다.
진중권 교수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지만 이 강연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언론매체를 통해 보는 진중권이란 사람은 말에 차가운 날이 서있는 굉장히 공격적이고 분석적인 사람이었다면, 오늘은 농담도 하시고 재밌게 강연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매체에서만 보여 지는 그의 모습과 반대의 모습도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고 평론가답게 말을 굉장히 설득력 있게 잘한다는 것과 사람들을 집중시키는 그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딱딱하고 어려운 강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유쾌한 강의였다. 파타피직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알게 되었지만 파타피직스를 아는 것보다는 일단 진중권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그리고 강연 후에 진중권 교수가 집필한 책을 가져와 사인도 받고 같이 사진도 찍는 모습들을 보면서 진중권 교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왔으며 그의 강연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것과 그의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가까이에서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명사특강이 정말 좋은 학습관의 프로그램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였고 3월에 있을 김진만 PD의 명사 특강 또한 정말 큰 기대가 되면서 이렇게 글을 마친다.
글_김미리(평생교육사 실습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