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밤이었다. 깜깜해진 저녁나절이 되어서 카페,지관서관을 지나 교육관 1층 강의실로 들어섰다. 같은 강의실에서 다른 강의를 수강할 때 왜 단상이 있을까, 싶었는데 연극 수업 등으로 활용하였나 보다. 오늘에서야 그 단상 위에 올라 서볼 수 있었다. 강좌명만 보고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불명확하였다.
즉흥극을 오늘 할 것인지, 교육연극과 연극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하였다. 무엇보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다면 어떻게 즉흥극을 이끌어 갈 것인지 궁금하였다. 오늘은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이론을 바탕으로 어른 대상의 그림책 ‘오늘상회’를 함께 소리내어 읽고 그림책에 나온 작가의 의도에 따른 구성과 주제를 드러내는 여러 장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곁에 계신 다른 수강생이 가지고 오신 그림책을 찬찬하게 보았다. 그림책은 그림만 보고서도 주제를 알 수 있어야 하므로 그림의 색감, 주인공들의 표정, 배경, 앞뒤의 표지, 책등과 서지까지 보고 내용을 보았다. 한 여인의 일생을 다룬 동화책이었다. 강사님은 책에 드러난 주제를 끌어내고 색감, 책 속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향수병의 수위 등으로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려주셨고 우리에게 대비해 보게 하고 되돌아 보게 하였다. 수강하시는 구성원들 모두 시니어이거나 시니어가 되어갈 사람들이었기에 다양하고 따뜻하고 지혜로운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보고나서 갑자기 즉흥극을 하라고 하셔서 얼결에 하게 되었다. 내 짝꿍과 아직 라포가 형성되기 전이라 매우 어색하게 시작하였다. 그러나 연극을 하며 눈을 마주치게 되면서 무언가 자연스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줄 몰라하며 둘이서 급하게 연극을 끝내어서 아쉬운 무언가 남은 채로 끝내었다. 강사님이 시연을 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4회차의 마지막 차시였다. 수강생들의 만족감이 높았고 다음 기수에 대해 물으며 강의장의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