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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후기

박경철의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는 지혜

작성자
김소라
작성일
2013.12.02
조회수
6085/1



시골의사 박경철원장의 명사특강 강의후기

“보편 타당함을 벗어나 운명에 맞서는 사람들이 결국 세상을 바꾸었고, 그 속에서 우리들이 살고 있습니다. 보편타당함을 벗어난 생각만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길입니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박경철 원장의 말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보편타당함을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바로 인문정신을 갖기 위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 11월 21일 목요일 오후 2시 수원평생학습관의 대강당에서 명사특강이 열렸다. 2013년도 마지막 명사특강인 만큼 또 박경철 원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으로 대강당이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300명 가까이의 사람들이 몰입하여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20대 대학을 다니던 시절 시험이 끝난 후 할 일이 없어서 방황하던 때 우연히 서점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정말 우연히도 접하게 된 책이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였죠. 니코스 카잔차스키가 아닌 ‘니코스 카잔차키스’라는 이름도 어색한 작가였죠. 노벨상을 6번이나 받을 뻔한(?) 이라는 작가 표현의 말이 그냥 마음에 끌렸습니다.“

박경철은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은 책 한 권에 대한 스토리로 이야기를 열었다. 작년 그리스를 여행한 책 ‘문명의 배꼽 그리스’를 내놓고 나서 아마도 여행에 대한 강연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깨고 ‘창의’와 ‘영감’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단 한권의 책이 있다는 것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대학시절 만났던 책 한 권으로 의사가 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따라서 자기답게 살고자 하는 박경철 원장의 삶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창조, 창의, 상상력 등의 키워드가 난무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창조성을 얻을 수 있을까? 바로 영감을 따르는 삶을 살라고 한다. 철학에 미치는 것, 믿음을 따르는 것, 그리고 예술에 미치는 것이다. 창조성은 바로 보편타당함을 거부하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남들이 다 옳다고 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기만의 생각으로 답을 얻어가는 길이다. 수도자는 한 가지 질문을 끝까지 부여잡고 수십 년 동안 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자기만의 길을 창조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어떤 문제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답을 갖게 된다. 아마도 박경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는 바로 ‘인문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인간의 사유하는 힘을 믿으면서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것 말이다.

편안한 언어로 그리고 유머와 위트있는 내용으로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질문과 생각거리를 던지는 방식의 강연이었다. 창조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타당함을 벗어나야 하는데, 많은 부모와 선생과 기존 사회 구성원들은 보편타당함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모순이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며칠 뒤 다시 그리스로 박경철 원장은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이제는 의사보다 경제칼럼니스트 혹은 여행작가로까지 자신의 삶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대까지 자신이 어느 것 하나 뛰어나게 잘하는 것이 없어서 밋밋하고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해왔던 그가 이제는 용기있게 진짜 원하는 것을 주저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좋아하는 것에 용기를 내어 보는 것,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된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로 강의를 마쳤다.

“70이 넘어 죽는 그날까지 펜을 놓지 않았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이었습니다. 죽기 전 다음과 같은 메모를 그는 남겼습니다. ‘이제 연장을 거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두렵거나 지쳤기 때문이 아니라, 다만 해가 저물었기 때문이다. (임종 직전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쓴 메모에서, p433, 에필로그)’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한 방울의 열정까지 다 쏟아붓고 살았던 그는 저의 영웅입니다.”
 
 
 
글_김소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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