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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학교 - 인생에 꼭 한번은 읽어야 할 고전 도덕경 시즌3

작성자
임노경
작성일
2025.11.05
조회수
74/2
나는 도덕윤리교육 전공으로 대학원 진학 예정이다.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 모두에 관심이 많지만, 특히 고등학교 교생 실습 당시 ‘노자’와 ‘장자’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이번 강의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참여했다. 당시 학생들에게 「도덕경」을 짧게 소개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서양 철학에 비하여 동양 철학의 본질은 깊이 배워본 적이 없어 이번 강좌를 통해 제대로 마주해보고 싶었다.

이번 강좌의 강사님은 “죽으면 도덕경을 함께 묻고 싶을 만큼 애정이 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도덕경」에 대한 깊은 철학적 신념을 지닌 분이었다. 강의실에는 약 14명의 학습자가 함께했는데, 모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있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도덕경에서 찾고자 모인 분들이었다. 강사님은 ‘배움은 자유로움을 주는 일이며, 진정한 학문은 인간을 가볍게 한다’는 말로 수업의 방향을 제시하셨다. 첫 시간은 동서양 철학의 차이에서 출발했다. 서양은 유목 사회의 흐름 속에서, 동양은 농경 사회의 뿌리 속에서 각기 다른 사유의 구조를 발전시켜 왔다. 서양 철학이 ‘형이상학적 본질 탐구’를 통해 실험과 과학으로 이어졌다면, 동양 철학은 ‘현상 속의 본질’을 삶의 지혜로 통찰하려 했다. 강사님은 ‘인문학이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가치 있게 정리하는 학문’이라고 강조하며, 도덕경·장자·주역을 동양 사상의 3대 축으로 소개했다. 도덕경을 시집, 장자를 이솝우화, 주역을 삶의 이치가 담긴 철학서로 비유해 주신 말이 인상 깊었다.

이어 조선 후기 화가들의 작품인 <노자출관도>를 함께 감상했다. 강사님은 겸재 정선과 김홍도가 그린 노자의 그림을 보여주시며 ‘이 시대의 지식인들이 왜 노자의 떠남을 그렸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셨다. 이는 단순한 미술 감상이 아니라, 부패한 시대를 벗어나고자 했던 정신의 표현으로서의 인문학적 상상력을 일깨우는 과정이었다. 그림을 통해 철학의 시대적 맥락을 읽어내는 경험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학습자들은 「도덕경」의 구절들을 낭독했다. 강사님은 이를 일상 속의 사례와 연결해 주시기도 했다. 정약용의 생가, 김춘수의 〈꽃〉, 양자역학 속에도 도덕경의 사상이 스며 있다고 하신 말씀처럼 노자의 철학은 지금 우리의 삶 곳곳에 살아 있었다. 한 구절씩 천천히 낭독하며 생각을 공유하고, 이어서 학습자들은 수강 동기도 발표했다. 억울함과 분노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아이를 키우며 화를 다스리고 싶어서, 혹은 단순히 삶의 답을 찾고 싶어서 등 이유는 달랐지만 모두가 같은 갈증을 안고 있었다. 세 번째 시즌이지만 들을 때마다 새롭게 깨닫는다는 어느 학습자의 말처럼, 도덕경은 읽을수록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41장을 함께 읽으며 한자 원문 속에 담긴 노자의 사유를 깊이 음미했다.

41장 구절을 샅샅이 읽으면서 노자가 왜 이렇게 썼을지에 대하여 공유하였다. 띄어쓰기 하나로도 토론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 수업의 묘미이자 매력 같았다. 학습자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생각을 공유하고, 소리내어 읽었다. 혼자 읽으면 전혀 이해되지 않을 「도덕경」이 이곳에서는 흥미로운 소재이자 주제였다. 삶이 힘들어질 때, 그 무게를 도덕경에 비추어 보면 참으로 사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당장 지금은 20대 초반인 나에게 아직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노자의 말들이지만, 언젠가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이르렀을 때 나 또한 「도덕경」을 ‘내 마음의 아지트’로 삼게 되지 않을까. 그날이 온다면 지금을 회상하며 이 책을 다시 펼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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