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원시 평생학습관

통합검색

수강신청

수강후기

거북이 공방 - 원목 등받이 의자 만들기

작성자
임노경
작성일
2025.11.05
조회수
77/2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다양한 강좌를 들어봤지만, 이번 거북이공방의 <원목 등받이 의자 만들기> 수업은 그중에서도 손꼽아 기다리던 시간이었다. 이미 여러 학습자들이 만들어온 작품들로 가득한 공방은 나무 냄새와 기계 소리가 어우러져서 마치 작은 제작소 같았다. 오늘의 주제는 ‘원목 등받이 의자 만들기’이다. 중급반답게 이미 경험이 풍부한 학습자들이 모여 있었다. 제작 전, 강사님은 도안을 보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작전회의’라고 말씀하셨는데,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학습자가 직접 설계하는 수업임을 느꼈다.

수업은 도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나사의 개수, 나무의 길이, 구조 등을 함께 검토하며 토의했다. 강사님은 역시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학습자들이 스스로 계산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다. 한참을 고민한 뒤 학습자가 “이 정도 길이면 되겠네요”라는 말이 나오면, 바로 실습이 시작됐다. 공방 한쪽에 마련된 목재 절단기와 드릴 기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나무를 자르고, 나사 구멍을 정교하게 뚫는 작업이 이어졌다. 처음 접하는 크고 웅장한 기계음에 나는 놀랐지만, 성인 학습자분들은 능숙했다. 맨 손끝으로 나무의 결을 느끼며 치수를 맞추고, 각자 설계한 나무 길이에 맞추어 과감하게 잘라내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강사님은 ‘제작은 1mm 싸움’이라고 하시며 세밀한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휴식 후에는 조립과 샌딩 작업이 이어졌다. 이미 완성된 의자를 예시로 보여주시며, 나사 박는 방향과 구조적 힘의 분배를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특히 사선 나사 조립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강사님은 직접 도면을 칠판에 그리며 의자의 하중 분산 원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셨다. 실습수업인 만큼 학습자분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질문들이 꽤 많았는데, 하나하나 시범을 보여주시며 궁금증을 해결해나갔다. 샌딩기의 무게를 눌러 쓰지 말고, 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일정한 방향으로 살살 다듬을 것, 연필과 사포의 작은 팁들, 단차 해결법까지 유용했다. 속도나 방식이 달라도, 모든 과정이 배움으로 존중되었다. 보조 강사님도 한 분 한 분의 작업을 세심하게 도와주셨다.

이 수업은 단순히 ‘의자 한 개를 만드는 시간’이 아니었다. 완성된 의자는 하나의 결과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손끝의 감각, 나무의 온도,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땀과 집중이 고스란히 스며 있었다. 학습자 중 누군가의 과감한 시범이 끝나면 다 함께 피드백을 주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서로 다른 개개인의 작품과 실력에 세심하고 유쾌한 피드백을 주는 강사님도 멋졌다. 오늘의 공방은 배움이 가장 실감 나는 현장인 만큼 오래도록 학습자들의 열정 가득한 눈빛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