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오후 <박물관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도자기 여행> 2회차 강의가 진행되었다. 이번 강의는 수원시 평생교육 활동가가 학습DJ가 되어 학습관과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문화다방 프로그램이다.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만나는 시간 박물관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도자기 여행>과 <색채와 이미지를 활용한 체험 강의 색과 이미지로 나를 수용하고 돌보다>, <코바늘을 활용한 손뜨개, 실로 엮는 섬세한 찻잔 만들기:태팅레이스> 세 개의 프로그램이 기획, 운영, 진행되었다. 세 강좌 모두 순식간에 모집이 마감되었고, <박물관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도자기 여행> 강의는 2회차로 구성되었으며, 20명 정원을 30명까지 늘리는 등 수강생들의 관심이 높았다.

강사는 국립중앙박물관 도슨트 이지호 강사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년 넘게 도슨트 문화자원봉사 활동하고 있으며 경기도자박물관에서도 도슨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전문 강사는 아니지만, 전시해설 경험이 풍부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자기 분야 전시해설을 오랫동안 해온 베테랑 도슨트였다.

첫 시간은 고려의 역사와 함께 만나는 청자 이야기로, 고려의 시작과 청자의 등장, 고려 귀족사회와 천하제일 고려청자, 고려의 멸망과 청자의 쇠토, 명품 청자 감상으로 이어졌다. 오늘 두 번째 시간은 조선의 역사와 함께 만나는 백자 이야기로, 새 나라 새 미술, 청자에서 분청사기로, 백자의 완성과 관요백자, 시기별 특징, 명품 백자 감상이 흥미롭게 진행되었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지난 시간 주말이면 주차할 데가 없고 줄을 길게 선 모습이 놀랍다고 전했었다. 활동을 시작하고 이렇게 긴 줄은 처음이라고 하니 영화 <케데헌>의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박물관에 가서 전시해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유물을 눈으로만 보고 글로 읽을 때가 많다. 글로 읽을 때는 제대로 관람하는 것 같지 않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오늘 강의를 들으니 도자기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차분한 강사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이야기에 푹 빠져서 듣게 되었다.

관련 전공자가 아닌데도 도자기를 공부하고 20년 이상 현장에서 전시해설을 해온 강사의 역량이 돋보이는 순간이 많았다. 도자기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도자기 만드는 방법, 도자기 가장 기본 재료인 흙 이야기까지 섬세하게 알려주어서 매우 흥미롭게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쉽게 들을 수 없었던 도자기 이야기가 옛날이야기 듣는 것처럼 재미가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 어려운 것을 만들어낸 우리나라의 도자기 왜 세계 최고인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도자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흙의 종류, 도자기를 굽는 방법,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 이야기 등도 이번 기회가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기 전 분청사기에 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1,200도에서 구워지는 청자와 1,300도에서 구워지는 백자는 분명히 달랐다. 흙도 다르고 굽는 온도도 다르고 가마도 다르고 그 높은 열에서 견디고 나온 도자기가 더 대단해 보였다. 가마 내부에 백토를 바르고 굽는다는 것, 오래 기다릴 수 없어 도자기에 그림은 전문가가 빠르게 그렸을 거라는 것, 그 뜨거운 불 속에서 먼지 하나 없이 굽는 기술, 궁에서 사용하던 자기가 서민들까지 사용하게 된 역사적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도자기 위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볼수록 예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작품이 명품이지만 백자의 대표적인 작품 달항아리를 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어쩜 그렇게 매끈하고 부드러울까. 작품을 사진으로만 감상한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실제로 보면 어떨까. 앞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예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유물을 감상할 것 같다.

*강좌 자세히 보기
https://learning.suwon.go.kr/lmth/01_lecture01_view.asp?idx=4333&page=1&s_cate=&s_text=%EB%B0%95%EB%AC%BC%EA%B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