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원평생학습관에서 <누군가 곁에 있다고>의 특별기획강좌로 번역가 이주혜 작가의 북토크 강의를 2회에 걸쳐 들었습니다. 이런 강의가 있지 않았으면 선뜻 읽게 되지 않았을 책입니다. 이주혜 작가의 이전 강의가 매우 인상적이고 그의 번역서, 소설『자두』등을 좋아하기 때문에 강의를 들으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크리에티브 논픽션(Creative Nonfiction:사실에 입각하여 정확한 이야기를 만드는 문학적 방식과 기술을 사용하는 쓰기) 혹은 내러티브 논픽션에 해당합니다. 사건의 맥락을 설명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산문양식으로 세련된 글쓰기, 성찰이 필수 요소이며, 필립 로페이트 Phillip Lopate에 의하면 ‘쓸 때의 마음을 포착하는 게 최고의 문학적 논픽션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책은 총 440쪽의 두꺼운 책이며, 주가 36쪽이나 될 정도이니 엄청난 자료들의 고증을 통해서 쓰인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The Equivalents』라는 제목은 래드클리프 연구소의 지원 프로그램 정책에서 유래했습니다. 저자 매기 도허티의 저서를 이주혜 번역가를 통해서 소개받고, 책에 나온 5명의 동등한 우리를 만나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 다섯명의 여성은 다 함께 친구가 되었고 일종의 ‘연구소 속 연구소’가 되었다. 그들은 서로의 작품에 협력하고, 논쟁하고, 축하했다. 무엇보다 서로를 예술가로 보았는데, 이 점이 학문을 좋아하는 학자 장학생들과 다른 점이었다. 이들에겐 박사 학위가 없었지만, 지원서의 요구대로 예술 분야에서 이와 ‘동등한’ 훈련을 받았다. 연구소가 예술가들을 학자들과 비교하는 방식을 농담 삼아 이들은 자신을 ‘동등한 우리’라고 불렀다. 이는 느슨한 연합이었다. 정기적인 모임도 클럽하우스의 규칙도 없었다. 다섯 명의 여성과 그 가족은 주말이면 가끔 모여 어울렸고, 다섯 명은 마운트 오번 스트리트의 노란색 집에서 규칙적으로 만났다. ‘동등한 우리’는 이 긴밀한 다섯 명 집단에 붙인 공식적인 이름이라기보다는 서로의 비슷한 정신을 일컫는 말이었다."( 205쪽)
책을 통해서 "equivalents" 다섯 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 미국이라는 시공간의 차이를 넘어 이들이 내 곁에 있는 것 같은 친근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우정과 예술성과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부제 「집 안의 천사, 뮤즈가 되다」에도 공감이 갔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이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자신의 일을 한다는 것이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집안의 천사"가 래드클리프대학의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좋은 예술가 "뮤즈"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 프로그램을 실행한 번팅 총장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50년도 더 전에 다섯 명의 여성이 성취한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분적으로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 할 일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아직도 여성들이 성취하기에는 어려움이 여전히 많습니다.
2회의 강의를 듣고, 이주혜 번역가로부터 귀한 선물까지 받았습니다. 블랙윙 연필을 한 자루 받았는데 미국 시민이 성별에 따라 투표권을 보장받지 못한 것을 예방하기 위한 미국 19차 수정헌법과 여성참정권 운동에 경의를 표하기 위한 한정판 연필이라고 합니다. 집필한 작가, 번역가, 출판사 덕분에 역사적 고증에 의한 훌륭한크리에티브(내러티브) 논픽션을 읽으면서 2024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준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기획단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알게 된 번팅 총장과 "동등한 우리" 5인에 대한 글을 네이버 블로그<신촌책방>에 쓰고 있는 중입니다. 수강 후기에 다 올리지 못하니 방문해서 읽어주세요.
2024년 연말에 이어 2025년도 겨울이 여전히 춥고 사납습니다만 봄이 오겠지요. 좋은 강의 마련해주신 분들, 봄이 오면 좋은 내용으로 만나뵙기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