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 보이는 일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글은 읽는 사람을 생각하며 써야 한다, 그것이 잘 씌여진 글의 첫 조건’이라는 말을 들을 때도 ‘그래서 더 어렵고 부끄러운 글쓰기’라는 생각이 앞서 선뜻 펜을 들지 못했었다.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무작정 ‘가을 허리’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라는 강사님의 제안에 머리가 하얗게 되며 ‘가을 허리’의 의미를 찾기에 바빴고, ‘가을의 중턱’이란 식상한 표현을 시적인 언어로 바꾸어 준 제목 앞에 ‘시’라는 것을 써본 적이 없는 나는 흘러가는 세월의 덧없음을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수강생분들이 자신의 인생을 가을에 빗대어 ‘낙엽처럼 밑거름이 되어주는 너를 닮고 싶다’ ‘시리디시린 아픈 추억을 피하고 싶은’ ‘계절과 함께 세월의 윤회를 두려움과 기대로 ’ ‘허수아비 모양으로 가을 밭에 선’ 등의 시어를 짧은 시간에 쓴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이것이 바로 ‘행복한 글쓰기 훈련’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통해 서로 배우고 응원하면서 인생을 한층 더 성숙한 눈으로 관조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경험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시와 함께 작가의 인생과 삶이 담긴 글의 진정성에 대한 문학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시,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감상을 통한 글감을 찾고 사진, 그림, 영화 등의 예술 세계를 접한 뒤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2시간 수업 후 수강생들의 창작 활동을 돕는 개별 지도 시간으로 이어지는데 한번 맺은 인연을 정말 귀하게 생각하는 강사님의 열정으로 시간상 정규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는 수강생들에게도 따로 시간을 할애하여 늦은 시간까지 정성을 다해 지도하고 계셨다.
학습자들의 열의와 노력을 위해 언제든 배우고 나누는 일이 가장 행복하다는 서종남 교수님이 바로 행복의 메신저임을 느끼며, 왕초보 글쓰기의 첫걸음을 띄울 길을 열어주신 멋진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