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딸과의 여행을 앞두고 있던터라 더 기대가 되었던 김민철 작가의 파리여행기, [무정형의 삶] 북토크.
파리와 여행,이라는 매력적인 두 요소에 버금가는 김민철 작가의 성실한 삶의 태도와 아날로그적 관점에 매료된 시간이였다.
‘여행은 누군가에게 다가오는 우연의 축제’라는 표현이 파리에 대한 찬미이기도 하지만, 마침내 자유로워진 자신의 탄성이였노라, 말했던 작가의 담담하면서도 행복함이 묻어나던 음성이 떠오른다.
20년동안 매일매일 맞이했던 아침이 미워질만큼 힘들었던 직장생활을 하면서 끌어모았던 용기로 퇴사한 이후 작가로써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일상 이야기를 들으며, 여행과 일상이 연결되는 듯해 헛헛하지 않음이 좋아서 주의깊게 듣게 되었다. 직장생활에 이어 작가로 이어진 삶속에서도 시간낭비 없이 어쩜 이리 성실히 매순간의 삶을 이어갈까 싶어 내 삶의 시간 꾸러미들을 들여다보며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
작가가 20대 때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3개월 배운 사진솜씨로 찍었다는 사진들에 담긴 파리와 사람들 모습이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사진 속 풍경이 이국적이지 않고 나의 동네, 나의 도시에서도 누릴 수 있는 여유일수도 있겠다 싶은 친근함이 있어 감사한 안도감도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작가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넘 좋아서, 20대 때의 내 배움이 넘 빈약했구나 싶기도 했고... 감성을 채워가는 배움들이 있어 무용함을 사랑하고, 무형형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어른다운 어른으로 성장한 걸까, 라는 생각을 강의를 들으면서 해보았다.
파리시민들의 벼룩시장을 우연히 방문한 골목길 이야기에도 소소함을 특별하게 만드는 감성이 묻어 나왔다. 그날의 반짝거림이 너무도 좋아 다음날 가보니 없었고, 오히려 햇빛도 사람들도 없어 음침했다는 소감을 들으면서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연’을 잡아내고 기록하는 힘이 행복의 시작이구나 싶었다.
마침 가을을 맞아 크고 작은 축제들이 열리는 터라 토요일과 주일에 꼭 다녀와야지 다짐했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반짝이는 시간을 보낸터라 마음이 포근포근:) 좋은 강의 덕분에 나도 좀 더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내 삶의 터전에서 바람과 햇빛과 어우러지는 순간들을 누릴 수 있었음이 감사하다.
무용한 것을 사랑하는 삶의 시선이 공감과 위안이 된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