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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원에서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다

작성자
김해자
작성일
2013.06.13
조회수
6450/1



<정조와 만석거, 누구나 학교에서 배워>

 

학습 콘텐츠가 변했다.
과거엔 학생들의 특기· 적성· 흥미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생님에 의한 교과서 위주의 지식만을 가르치는 ‘주입식 교육’이었다. 교육제도의 병폐로 늘 지적되던 우리나라 교육방식이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창의적 교육’이란 말이 바람을 타면서 자기 스스로 학습목적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방식인 ‘자기주도학습’ 교육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멘토.멘티 등과 함께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인문학도시를 표방한 수원시에서 자기주도학습이란 플랜을 고스란히 옮겨온 시민주도학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수원시평생학습관 ‘누구나 학교’다. 지식· 재능· 경험· 삶의 지혜 등 주제는 관계없이 자신이 가장 편한 방법으로 누구나 강의자가 될 수도 있고, 누구나 수강자가 될 수 있다.

‘누구나학교’는요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누구나 학교’는 연중 수시로 운영된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강좌에 따라 재료비가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사료와 수강료는 없다. 강의를 열면 강의경력증명서가 발급되고, 자원봉사 실적이 등록되고, 행사 및 교육지원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 동네, 도서관, 카페, 혹은 직장이나 학교 등 이제는 어디에서나 열리는 누구나 학교로서 ‘찾고· 나누고· 달라지는’ 학습으로서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상태다. 기획과 캠페인, 누구나강사 발굴 등의 활동을 함께하는 ‘누구나학교 응원단(단장 양훈도)’도 발족하여 지원사격에 나섰다.


공원으로 나온 ‘누구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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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2시, 수원시평생학습관만의 자랑 ‘누구나학교’가 만석공원 여의루 뒤편 마당에서 펼쳐졌다. 정조대 수리시설로 축조된 만석공원을 배경으로 시민주도평생학습 공간이 열린 것이다.

시민들과 지역단체가 손을 잡고 진행된 이번 수업은 ‘2013 필우(匹遇:나와 뜻이 맞는 벗) 공원에서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다’란 명칭으로 진행됐다. 수원팬플릇 오카리나 강사협회 회원들의 판타스틱한 하모니의 연주를 시작으로 문을 연 누구나학교는 응원터와 놀이터, 그리고 배움터란 챕터아래 참여한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수업을 마쳤다.
 
 응원단 김준혁 교수의 만석공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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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공간을 만석공원으로 옮긴 누구나학교. 이번 수업에 응원단 팀도 배움터에 참여했다.
양훈도 단장의 ‘양훈도 논설위원이 읽어주는 시의 맛’을 비롯해 ‘역사학자 김준혁 교수와 함께하는 만석공원 투어’, ‘교육예술가 손채수 소장의 집 이야기’, ‘동물애호가 신미라의 애견 공원 에티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야외로 나왔다. 놀이터 속 배움터로서 소문이 자자했는지 엄청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들이 참여해 배움의 즐거움을 누렸다.

요즘 한창 공정여행가 양성과정 수업을 듣고 있는 시민기자도 수강생들과 함께 역사학자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만석공원투어에 신청서를 냈다. 정조의 원대한 꿈을 품고 있는 만석거에서 화성의 본질을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수원화성은 물론이요,그 외적인 에피소드까지 명강연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준혁 교수의 강의인 만큼 찬스를 놓칠 수는 없었다.

만석공원 그 이름의 연원을 들여다보니
거대한 정치드라마의 속성처럼 수원화성에는 성곽과 함께 조성된 저수지, 치도(治道), 행궁 등 곳곳엔 정조의 정치적 야망과 함께 백성을 사랑한 애민정신이 오붓이 담겨져 있다.
“화성이란 신도시 건설과 함께 외곽지역에 만석거(정조19년), 만년제(정조22), 축만제(정조23)등 대규모 수리시설을 축조한 이유는 농업진흥과 농업생산력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으로서 물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위한 제언이었습니다. 당시 새로운 농법을 이곳에서 실험한 후 전국적으로 파급하여 백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했던 정조의 애민사상을 느낄 수 있는 곳 입니다.”

정조는 아버지 묘소를 화산으로 옮기면서 매년1월과 2월 신하들과 함께 현릉원(현재 융릉) 참배를 위해 수원을 찾으면서 만석거를 들렀다. 수원의 길목 지지대고개를 지나 수원유수 임무교대가 이뤄지던 영화정(迎華亭), 한자그대로 관인(거북모양)을 주고 받던 교구정이 있던 곳이 지금의 만석공원이다.

교구정이 조귀정으로 발음되면서 만석거가 조기정방죽, 혹은 조귀정방죽으로 불렸다.
그 옆에는 여의교가 있었는데 여의루를 조성한 이유이기도 하다. 화성축성 설명과 함께 만석거의 연혁을 설파하던 김 교수님은 ‘자급자족 경제시스템’을 위해 만든 국영농장 둔전과의 관계도 일반인 참가자들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또 더위 속에서 걷는 참가자들을 배려함인지 조기정방죽과 관련된 이야기, 만석공원에 세워지게 된 이병희 국회의원 동상 이야기 등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정조대 역사이야기까지 2시간 동안 세세히 알려주면서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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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학교를 통해 만석공원을 다시보다
미래의 공정여행가를 꿈꾸는 공정여행 양성과정 수강생들은 김준혁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만석공원을 새롭게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1795년 축조한 만석거 크기와 넓이에 비해 복원된 지금은 많이 줄어들은 상태지만 그 위세는 대황교, 여의교, 영화역 등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 중앙정부의 힘을 지방으로 옮기고 황제의 도시로서 조성된 곳이 수원화성이었다는 것을. 이곳에서 힘을 기른 후 서울도 함께 장악하고자했던 정조의 꿈이 서린 도시가 바로 수원이었다는 것을. 도시의 위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이번 누구나학교 야외수업을 통해 ‘수원이 정말로 인문학도시가 맞구나’하는 것을 체감했다. 이전에 간간히 학습관에 발을 디디기는 했지만 ‘특강’정도만을 접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올해 새로 만든 강좌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이처럼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곧 있으면 학생들 방학이다. 이에 걸맞은 프로그램들 즉,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방학특강을 비롯하여 생활문화강좌, 공동체 영화상영, 누구나샘 프로그램, 문화예술학교, 담쟁이문화살롱, 누구나학교 등과 함께 학습관의 상징으로 자리한 ‘도요새책방’까지 정말 괜찮은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

알랭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의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시간으로 이끌고 간다’고도 했다. 이번 여름, 핵심적인 시간으로 채우기를 원하신다면 이곳으로 가보자. 수원시평생학습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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