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술을 즐겨 마시다 보니 불혹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변변한 취미 하나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미건조한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적당한 취미를 고민하던 중 知好樂(지호락)-아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 즐기는 것이 낫다-이란 말이 있듯이 이왕 취미를 가질 바에는 좋아하는 술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막걸리교실을 수강하게 되었다.
첫 강의에는 내 생의 첫술 빚기란 주제로 이론 강의와 함께 직접 실습을 하였다. 어려운 화학공식도 알려 주셨지만 효모(Yeast)가 당을 먹어 알코올을 생성한다는 사실이 귀에 쏙 들어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술을 잘 빚기 위해서는 소독과 청결, 원료배합비율, 적정온도 유지를 강조하였다. 그 동안 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모르고 마시는 데에만 전념해온 자신의 무지에 살짝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직접 빚은 술을 들고 집에 가는 길은 술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두 번째 강의에는 막걸리 문화변천사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생막걸리, 살균막걸리 등 다양한 막걸리를 가지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나름 입맛이 민감하다고 생각했는데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 구분도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맛을 음미하면서 막걸리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강의에는 차별화된 막걸리 빚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고 백설기를 이용해 막걸리를 빚었다. 첫 강의 때는 고두밥과 누룩을 사용하였는데 백설기와 쌀알누룩 그리고 효모(Yeast)를 사용한 점이 다른 점이었다. 그리고 울금가루를 넣어 치댔는데 울금색이 참 보기 좋았다.
마지막 강의에는 누룩의 세계란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밀누룩, 밀가루 누룩 등 재료에 따라 균도 다르고 제조기간도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강의 때 담근 술을 각자 가져와 서로 나누어 조금씩 맛보았는데 색깔도 다르고 맛도 조금씩 달랐지만 첨가물이 없는 건강한 막걸리란 생각에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술은 百樂之長(백락지장)-백 가지 즐거움 가운데 으뜸, 百藥之長(백약지장)-백 가지 약 가운데 으뜸’이란 말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좋은 술이라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4주간 이론 강의와 함께 직접 술을 빚어 보니 술이 되어 가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정성을 더한다면 나도 좋은 술을 빚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함께 수강하신 분들 대부분은 연세가 지긋하셨지만 매 강의 때마다 열심히 필기하시고 질문하시는 모습을 보니 열정만큼은 젊은 사람 못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좋은 술 빚는 법과 함께 열정도 배워가는 강좌가 되었고 2학기에 다음 과정이 개설된다면 꼭 수강할 계획이다.
글_수강생 이정준
--------------------------------------------------------------------------------------------------------------------------------------------------
막걸리교실 女
첫 시간, 내 생에 처음 빚는 첫 술! 두근두근 기대도 되었고 무엇보다 맛!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또, 막걸리에 대한 그동안의 궁금한 점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에 대한 시음과 블라인드 테스트가 있었는데 여러 가지 막걸리 맛을 보고 부족하지만 맛의 느낌을 표현해 본 부분이 좋았습니다. 그 때, 제가 궁금한 점도 많고 기분도 좋아 질문도 많이 하고 표현도 좀 했더니 덜컥 반장에 당첨되어 이렇게 후기까지 쓰게 되었답니다.
매주강의 시간이 기다려졌는데 마지막 강의라니 아쉬워요. 우리 2기 수강생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좋은 강의 이끌어 주신 술의 학교와 강의해주신 허시명, 이한숙 선생님 감사합니다. 다음 2학기에 열린다는 전통주 강좌에서는 더욱더 멋진 강의로 선생님과 수강생 2기, 다시 만나고 싶어요. 행복한 배움의 시간 감사합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 화이팅! 감사합니다.
글_수강생 김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