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는 감각이 아니라구요?
: 창의적업무스킬 "카피는 감각이 아니다"를 듣고
“카피라이팅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멋진 문구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기획안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카피는 감각이 아니다’ 라는 강좌명이 신선했다. 감각적인 카피가 아니라면 어떻게 카피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글쓰기를 하거나 기획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고민하는 것이 ‘카피’를 어떻게 만들까이다. 짧은 한 번의 강좌로 카피에 대한 모든 답을 얻어갈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인 맥락 만큼은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며 진행된 창의적업무스킬"카피는 감각이 아니다" 강좌 모습
“너덜너덜한 종이 위에서 카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보세요!”
사실 머릿속에 형광등이 켜지듯 짠 하고 불이 켜지면서 멋진 카피 문구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홍보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철저히 고민하고 종이위에 끊임없이 써보라는 이야기다. 연습과 훈련, 시간을 들이는 과정이 카피에도 역시 필요하다.
이번 강좌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바로 ‘더 좋은 카피를 위한 팁’이었다. 9가지의 명제를 유념하여 카피를 고민한다면 적어도 기본 이상의 점수는 딸 수 있다고 말한다. 카피 초보자들, 글쓰기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팁을 정리해본다.
1. 추상명사를 피하라. 이것만 지켜도 50점은 따고 들어간다!
희망, 꿈 우정, 사랑, 행복, 기쁨의 추상명사는 손쉽게 떠올리게 되는 카피의 재료다. 하지만 평범한 카피가 될 위험이 크다. 핵심을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한 단어가 되버린다. 그리고 너도 나도 많이 쓰기 때문에 식상하다.
2. 패러디는 주의해서(카피는 말장난이 아니다!)
영화, 노래제목, 개그 유행어 등의 패러디는 많이 사용하는 카피이다. 이는 역시 사람들이 손쉽게 유혹에 빠지는 카피소재이나 추상명사와 마찬가지로 식상함이 있고 실패하기 쉽다. 원래 홍보하고자 하는 대상이 사라지고 패러디 홍보 문구만 기억이 나는 효과로 전락한다.
3. 구체적인 인명, 사물, 숫자를 언급해보자.
카피를 훨씬 생동감있게 만드는 유용한 방법이다. 기획안 속에 명시된 구체적인 인명, 지명, 숫자 등을 적절히 사용할 경우 임팩트있고 살아있는 카피로 이어진다. ‘청년이 달린다, DMZ도보 답사’ 라는 문구를 ‘125Km를 달린다, DMZ도보 답사’로 바꾸니 훨씬 생생해진다.
4. 어미를 다양하게
꼭 모든 카피가 ‘~다’ 로 끝맺을 필요는 없다. 느낌이나 감정표현을 자제한다. 자연스럽게 구어체로 살펴보고 명령형, 질문형 등 재미있는 어미를 사용해본다. 어미 하나만 달라져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5. 반복을 피하라
평범함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싸움이 카피다. 카피에서 똑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한 낭비다. 언어의 경제성을 생각하며 줄이고 또 줄인다.
6. 짧게, 짧게!
짧을수록 전달력 높아지고 눈에 잘 들어온다. 모든 카피는 신기하게도 줄이면 다 줄여진다.
조사 ‘~의’ ‘~에 대한’ 등의 표현을 신경써서 없애보는 것도 좋다. 길이가 줄어들뿐 아니라 카피 자체도 참신해진다. 카피를 보고 프로그램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최소한의 정보는 제공해야 한다. 군더더기를 빼고, 줄이고 줄인다.
7. 단체의 이미지를 고려하자
흥미와 재미는 어디까지나 부차적 요소이다. 어떤 대상을 타케팅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8. 질릴 때까지 바꿔본다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안을 마련한다. 흡족하지 않은 카피들도 버리지 말고, 후보로 활용한다. 동료들에게 의견을 구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계속 적어보면서 교차, 새로운 카피를 만들어낸다.
9. 널린 교재를 활용하자.
카피라이팅에 관심을 가지면 눈에 카피만 들어온다. 포털 메인화면, 신문기사제목, 일요신문역시 좋은 교과서다. 기사제목도 카피뽑는 것과 같다. 기사를 본 다음에 제목을 가리고, 글만 보고, 다시 제목을 뽑아본다. 기자가 쓴 것과 비교해보아도 좋다.
사실 카피라이터는 감각이 뛰어나고 문학적인 소양이 있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문구나 제목을 고민할 때 대충 붙이게 되고, 큰 고민없이 말을 만들어낸 것 같다. 하지만 카피 역시 조금만 신경써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강사는 ‘더하기’보다 ‘빼기’를 잘 하라고 말한다. 자꾸 밖에서 무언가를 끌어와 덧붙이려고 하지 말고, 빼고 다듬고 줄이라고 한다.
카피 중 가장 유명한 말은 ‘just do it’ 이다. 나이키의 광고다. 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고 그리 특별하지도 않다. 하지만 실제로 유명하다는 카피는 아무 것도 아닐 때가 많다. 일상어도 훌륭한 카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진리는 단순함을 또 한 번 보여준다. 카피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글_김소라 수원시평생학습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