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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상담사 양성과정 2기

작성자
독고 앤
작성일
2013.05.03
조회수
5631/1



<현장탐방-평생학습상담사 양성과정 2>후기

지역에서 찾아 본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만나기

 

행궁동 레지던시라고 했다. 우리 수원 평생학습 예비 상담사들이 현장 탐방 가는 곳이.

행궁동은 화성행궁이 있는 언저리일테고 레지던시라니, 누가 따로 모여 사나? 

행궁 앞 광장에서 만나 줄을 지어 레지던시로 간다.

 

이런... 수원에 살면서 여기를 얼마나 많이 지나쳤는데,

이런 곳이 있다니...’ 라는 감탄사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행궁 앞 텃밭 옆 예쁘장한 돌담 건물 앞에 둘러섰을 때 우리를 맞이해주신 분은 한눈에 봐도 행궁 마을 터줏대감이 틀림없는 이윤숙 대표. 그분의 입으로 시들어가던 행궁동 일대를 예술가 마을로 꽃피운 이야기를 듣는다.

 

 

 

누구나 언제나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는 곳, 평생학습 도시 수원의 꿈을 활짝 꽃피우려고 모인 우리들 가슴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언제 허물라는 명령이 떨어질지 모르는 건물을 아트숍 카페로 변신시킨 것도 모자라 화투치는 재미로 모이던 어르신들까지 아티스트로 변신시켜 놓은 마을. 한껏 솜씨를 뽑낸 아기 고무신, 시계, 컵받침 등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사층 높이 건물 한 면을 나혜석 초상화 타일이 장식하고 있는 곳이 바로 행궁동 레지던시. 레지던시는 전시 공간과 다양한 분야 예술가 삼사십여 명이 입주해있는 작업 공간이다. 대표님 표현대로 작가들의 작업실을 유리창 너머로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빛을 잃어가던 옛 마을을 그냥 살려내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가 마을, 예술의 산실로 격상시킨 행궁동 레지던시. 우리가 작업실 유리창 너머로 드려다 본 것은 아무개 작가, 아무개 작품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 멈춰진 성장에 다시 불을 지피며 변화를 꿈꾸고 그 꿈을 이루어내는 모습이다. 바로 우리 예비 평생학습 상담사들의 자화상. 레지던시에서 길을 건너면 문구 도매점들이 있는 골목에 옛 팔부자 거리를 알려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팔부자 거리는 정조 때 화성을 부흥시키려고 큰 부자들을 모셔와 살던 곳이었다는데 이제는 마음 부자들이 행궁 마을을 다시 부흥시키고 있다. 예술가들과 마을 주민은 하나가 되어 행궁 마을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사랑하다 길, 처음 아침 길... 길 이름은 어쩜 이렇게 곱게 지었는지, 예술가 마을이라더니 정말 아티스틱하다.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기와 지붕에서 물고기 비늘을 연상해낸 해외 작가의 금보여인숙 담벼락.행궁 마을 벽화 거리는 국내 작가들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작가, 그리고 이름 없는 아마추어들의 공동 작품집이다.

 

담벼락에 난 구멍이 뭉크의 절규 같은 작품이 되었고,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린 깨진 틈새가 능소화 덩굴이 되어 우리 눈을 속인다. 천사들도 날고 색색깔의 커피잔들도 날고, 카메라 렌즈로 보면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이미지들이 나타나 감탄사를 자아낸 그림까지 골목을 지나는 발걸음이 쉽지가 않다. 모두들 여기저기서 부지런히 셔터를 누르며 담은 것은 그냥 벽화가 아니라, 어느 작은 옛 마을이 다시 살아나도록 후후 불어넣은 지구공동체의 생생한 숨결이다. 우리 예비 상담사들도 배움이 멈춘 곳에 다시 이렇게 생숨을 불어넣게 될까?

 

마지막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잡은 곳은 행궁 마을의 사랑채, 대안 공간이라는 호칭을 갖고 있는 갤러리 이다. 품을 세상에 내놓을 터를 찾는 예술가들을 위한 또 다른 공간이다. 골목길을 지나면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입구부터 전시공간을 마련해 놓은 이곳은 대표님 부부의 옛집이다. 옛 한옥 지붕과 기둥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갤러리, 삐거덕거리는 계단 위 오래 묵은 종이냄새가 밴 도서관, 온갖 예술품이 천장부터 바닥까지 전시되어 있는 앤티크한 까페. 낡은 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를 꿈꾸기 시작하자 정말로 낡은 공간이 아름다운 공간으로 바뀐다. 아무런 가능성도 엿볼 수 없고 그저 스쳐 지나가버리면 끝이었을 삭막한 공간에 미래를 향한 무한한 가능성이 자란다.

 

행궁마을을 다니며 배움이 더 자란 우리도, 우리가 만나게 될 사람들도.

 

 

_평생학습상담사 양성과정 2기 수강생 독고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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