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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침반 돌봄 강연] 저녁은 온다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
2022.05.02
조회수
1394/2



나침반 기획 강좌인 <돌봄이 없는 돌봄> 마지막 7번째 강연자는 양창모 강원도 왕진 의사였다. <돌봄이 없는 돌봄> 강연을 매회 빠지지 않고 모두 참여한 강연자이기도 했다. 양창모 왕진 의사는 누구보다 나침반이 마련한 기획 강좌에 관심을 보였고, 다른 강연자의 강연에 질문을 채팅창에 남겨주시기도 했다. 매회 줌 화면에 ‘창모’라는 이름이 뜰 때마다 ‘이번에도 참석하셨구나’라는 반가운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드디어 4월 27일 수요일 『저녁은 온다』라는 주제로 양창모 왕진 의사의 강연이 열렸다. 춘천에서 10년간 일했던 병원을 그만두고 시골 어르신들 댁을 찾아가는 ‘호호방문진료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252명의 시골 어르신 댁을 찾아가 방문 진료한 강원도 왕진 의사가 돌봄과 노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연 당일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왕진의사로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나갔다. 양창모 왕진 의사는 어르신들의 아픈 삶의 이야기를 맨 먼저 들려주었다. 만 65세 이상이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 연령대가 80대가 넘는 여성분들이 “병원은 어떻게 갈까?”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여의도의 50배가 넘는 춘천 사북면의 할머니에게 ‘병원 가는 게 전쟁이다’라며 그 상황을 생생히 전해줬다. 또 다른 할머니는 차를 타고 4km 거리에 있는 병원을 가지 못해 혈압약을 못 타는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걸어서 4분 거리에 있는 병원을 무릎이 아파서 한 시간 넘게 걸어갔는데 보건소 문이 닫혀 있었다는 할머니 얘기도 들려줬다.이 세 할머니의 목소리는 공무원들과 정부에 들리지 않았다.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을 찾아가야 한다” 양창모 왕진 의사는 아픈 사람을 찾아가기 위한 세 가지 제안을 했다. 첫 번째, 마을 진료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시골에 마을 진료소가 설치되면 어르신분들의 삶이 훨씬 나아진다고 했다. 2019년 왕진 수가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강원도 의사 선생님 3,000명 중에서 왕진을 신청한 의사는 겨우 3명뿐이었다. 왕진 한 번 가는데 13만 원보다 적은 비용이 책정된다고 했다. 왕진이 비효율적이고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방문진료의 공공의료화였다. 골다공증인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3번 낙상을 했을 때 골다공증약만이 할머니에게 필요한 것인지 생각했다. 미끄러지지 않는 환경을 바꿔드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고 지지대를 설치했다. 약을 처방하는 ‘의료 행위’와 지지대를 설치해주는 ‘돌봄 행위’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셨다. 진료실에 있을 때 자신은 목적지만 보여주는 "내비게이션 같은 의사"였다고 고백했다. 왕진 의사는 ‘어떻게’를 고민하는 의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픈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돌봐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정말 위로받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돌봄의 가치는 얼마일지 말이다. 세 번째, 이웃공동체의 돌봄이었다. 춘천에서도 오지인 곳에 요양보호사와 왕진 의사가 방문하는 것보다 옆집 사람들의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지만 어르신 한 분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도 온마을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라고 할 때 우리 사회는 이야기의 시작에는 관심이 많으나 이야기의 마무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아이는 시간이 흘러 노년이 된다. 그 이야기는 결국 나의 이야기가 된다.”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p.13)> 양창모 왕진 의사는 본인의 삶을 하루의 시간으로 놓고 봤을 때, 50대가 넘어갔기 때문에 정오를 넘어 2~3시쯤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저녁은 오고 노년이 시간도 온다고 했다. 노인은 타인이 아니라 노년은 내 삶의 주기며, 노년의 시기는 마무리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한국 사회가 특히 아픈 노년의 사람들을 소홀히 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 마지막에 많은 분들의 질문이 채팅창에 올라와 있었다. 강연시간이 다 되어 못다한 답변은 <돌봄이 없는 돌봄> 밴드에서 하기로 약속했다. 강연이 끝나고 29일 금요일 늦은 저녁 ‘알콩이’라는 닉네임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올라와 있었다. 아주 긴 성실한 답변들. 강연 전에 읽은 양창모 왕진 의사의 에세이 <아픔이 마중하는 세계에서> 글에는 따뜻함과 진실함이 있었다. 역시나 강연에서도 돌봄에 대한 선생님만의 이야기와 ‘돌봄’에 진심인 마음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강연이 끝나고 이틀 후에 올라온 답변들을 보며 ‘ 참 멋있는 왕진 의사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양창모 강사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매일 등산화를 신고 소양강 댐 수몰 지역에 다니신 양창모 왕진 의사 선생님의 병원 밖 환자들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 강연자로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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