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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평생학습관 2013 심포지엄 스케치

작성자
이미진
작성일
2013.04.29
조회수
6376/1



[심포지엄 스케치] 시민제작 일상학습, 인간의 배움에는 경계가 없다

 

 

학교에서 진짜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지 오래되었고, 사교육이라는 이름 하에서 교육이 시장에서 사고파는 재화로 여겨진지도 오래되었다. 학교교육, 인성교육, 교양교육 등 교육을 각기 다른 범주로 분류해 수단으로 삼았던 탓일까. 우리 사회의 교육에는 짙은 경계선이 깔려있다. ‘이라는 단어 못지않게 교육이라는 단어에도 우리가 부담감을 느끼곤 한다는 점에서 배움이라는 건 사실 삶 속에 스며들지 못한 처세술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현상의 끄트머리에서 주체적인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저마다 다른 옷을 입고 달려 나가고 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있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공통된 고민의 흐름을 타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재조명하려는 사람들이 수원시평생학습관으로 모여들었다.

 

 

#1. 개회

 

손채수 소장의 시민학습이란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로 개회가 시작되었고 곧 누구나학교의 응원단장 양훈도 교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원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앎과 삶은 하나였습니다. 지행합일과 프로네시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 제각각의 길이 생겼습니다. 앎에 위계가 생겼고 앎의 등급이 삶의 등급이 되면서 삶의 등급이 앎의 등급까지 지배하는 세상이 된 거죠. 그런 생각이 들면서 누구나학교라는 것이 삶 속에서 얻은 앎을,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터득하면서 알게 된 것을 나누는 자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심포지엄에 오신 분들도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합니다. 앎과 삶, 꿈이 같이 어우러져서 순환할 수 있는 구조. 그 터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이고 어떤 식으로 우리 삶 속에 스며들게 할 것인가를 함께 통찰할 수 있고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마음을 얻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최운실 원장은 수원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전국에서 찾아오신 것 같다며 이 또한 경계를 허무는 일이라며 첫 마디를 열었다. 강경하면서도 유쾌한 축사는 심포지엄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만들어진 책자, 제목, 모인 사람들 표정 등이 이미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오늘 모인 것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교육들이 국가가 만들고 국가가 쥐어주던 시대였습니다. 이제는 교육의 학습자, ‘우리가 만들어갑니다. 언제 어디서나 배움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학습사회의 정의이자 평생교육의 정의입니다. 위대한 학습 시민의 이름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형식의 심포지엄이 이제까지는 없었는데, 이 또한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않는다고 하죠. 오늘 이 자리에는 교육자이면서 학습자로서 배움을 숨 끊어지는 순간까지 함께 할 위대한 분들이 모이셨기에 충분히 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에 모여서 다함께 아고라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2. 기조발제

 

정민승 교수는 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시민의 힘, 가능성을 넘어 일상으로를 주제로 꺼냈다. 평생학습이란 사실상 우리의 일상, 사회 운동 기관과 제도가 한 덩어리가 되어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것이 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는 거다. 랭그랑과 들로어가 제시했던 평생교육의 의미를 덧붙이며 평생교육이란 학습이라는 개념이 일상으로 확장되게 해주는 개념이라고 하였다.

어떤 단위의 계(system)가 되었건 주위와 항상 어우러져야 생명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대사회 교육 문화는 진리, 이성, 불변, 완성 등 근대적인 차갑고 강한 경계를 긋고 있다. 우리의 교육, 특히 학교 교육의 관행은 이런 경계가 지나치게 강했던 것이다. 폐쇄적이었기에 외부로부터 어떤 에너지나 정보가 들어오기 어려웠다.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 우리가 다시 만들어가자는 것을 평생교육 운동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체계란 유지 관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는 점이다. 경계를 허물어가되 스스로의 에너지를 성장하고 방출해야한다. 이것이 본질적 의미에서의 평생학습이라는 얘기였다. 즉 학습이란 생활 속의 문제다. 그러므로 내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에 기초한 학습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어야한다.

 

개인이 자기 주체를 찾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교육이 생명을 갖도록 바꾸어가야 합니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교육자가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욕망에 천착하여 무엇을 고민하는지를 볼 수 있어야합니다.”

 

본질적인 가르침이 마구마구 흘러 다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학습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학습의 해방이다. 해방은 지적 능력의 평등을 전제로 모든 인간이 자신의 방식대로 지각방식의 틀을 재편성할 때 찾아온다. 그러므로 우선은 학습자가 스스로 지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한다. ‘못해요라는 말이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능력에 경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진정한 학습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교육자와 학습자 간의 경계를 허물어야할 것이다.

 

#3. 사례발표

 

이제 교육은 자신의 영역에서 각자 새로운 옷을 꺼내 입으려 하고 있다. 각자가 꺼내든 옷 색깔은 다채롭다. 저마다 제각기 다른 장소에서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똑똑도서관의 김승수 관장은 아파트 주민 대표로 선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얘기하면서 어떻게 주민 문화를 가꾸어가고자 했는지 그 일련의 과정들을 이야기하였다. 안철수풍에 못지않은 인기로 높은 당선률을 거두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이 되어 회의를 열었고 그 회의를 통해 주민들과 무엇을 만들어갈지 논의했다고 한다.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우선은 주민들이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까, 첫 번째로 시작한 것이 홈페이지 활성화였어요. 그나마 홈페이지를 보고 서로 교류를 해야 하는 데 홈페이지가 활성화가 안 되어 있었어요. 활성화 해보려고 12월에 케이크를 꼭 받고 싶은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그러니 갑자기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었어요. 그 전에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표가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후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올라왔고 그 의견들을 모아보니 본질적으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도서관, 카페 등을 검토했고 아파트 예산안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후 각종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동네 상권 살리기, 아이들 자원봉사 활동, 아주머니들의 학습 동아리 등. 주부들이 대회에 참여해서 상금도 받았는데 그 상금으로 주민 음악회도 열었다.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무엇인가를 진행하면 그것이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었다.

 

똑똑도서관이요?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닌 문화적으로 풍부해지는 곳입니다. 아파트가 시대적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건, 주민들이 이웃들에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관심 가질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야기를 하는 곳이란 장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음속에 지으면 됩니다. 이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책을 통해 주민들은 서로를 알아간다. 책이 목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주민을 알아가는 것이 목적이다. 똑똑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곳, 일상의 상담이 가능한 도서관이었다.

 

지혜로운학교의 이경희 교수는 배우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평생학습의 새로운 모형이었다. 은퇴한 사람들을 위한 학습 모델인 영국의 U3A를 우연히 알게 되었고, 자원봉사자들끼리 한국에서 한번 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직접 탐방을 하게 된 U3A는 유서 깊은 역사적 건물인 Hampstead Town Hall의 지하 공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건물은 시민들의 모금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시에서 이 공간을 사회활동 하는 시민단체에 저렴한 값으로 대여해주었고 U3A에게는 무료로 사용권을 주었다. 여기에서 우리도 자주적으로 공간을 갖추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 곳의 시스템은 선순환구조였고, 그 체계가 아름답다고 여겨졌습니다. ‘이타성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각이 교육을 통해서 실현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제일 큰 문제는 학습 공간이었다. 고충을 털어놓자 어떤 분이 공간을 기부해주었고, 새로운 학습장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스스로 학습 도구를 마련했고 집에서 안 쓰는 물건들을 모두 가져왔다. 구성원들의 참여 의지로 일구어진 교실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떤 기업이 이 이야기를 듣고 회사 지하실의 놀이 공간을 무상으로 빌려주었다. 때로는 강사들이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고 집에서 수업하거나 야외수업을 하기도 해서 이제 더 이상 장소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없어졌다.

 

노인들이지만 운영은 최첨단으로 하자는 게 저희의 운영 이념입니다. 우리 스스로 내공을 쌓자는 것이죠.”

 

운영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다. 장소를 해결하고 학습 도구를 해결한다고 해도 운영에는 늘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만큼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그만큼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앞으로 해나 갈 일이 있다는 건 변화를 이끄는 데에 필수적이므로 충분히 기대할 만한 행보일 것이다.

 

위즈돔의 한상엽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첫 페이지는 아무튼 작은 세상 만들기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왜 자꾸 빈곤문제가 반복될까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면서 소셜벤처라는 지향점을 갖고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사라진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왜 계속 소외 받을까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어서 양극화 심화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위즈돔의 접근은 기존의 영리적/비영리적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일시적이고 수혜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플랫폼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누구나 와서 마켓을 열 수 있고 누구나 와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플랫폼을 통해서 구현해보고자 했습니다. 문화와 사회자본의 양극화 해결을 기업의 측면에서 접근하려 하다던 중 플랫폼을 통한 공유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본 것이었죠.”

 

위즈돔이라는 쇼핑몰에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전시되어있다. 이 사람을 만나려면 얼마를 내야 되고, 언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리고 이 사람의 콘텐츠가 공유되어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함께 배우고, 만들고,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숨겨져 있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행사들을 발굴하기도 한다.

 

위즈돔은 참여자가 참여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에 대한 설계 즉 참여 동기를 설계 해보려합니다. 그리고 위즈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이 유지되는 체계를 꿈꿉니다.”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람들을 만나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비전을 지켜내는 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신뢰를 형성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학교의 정성원 관장은 누구나학교를 지역과 개인을 변화시키는 솔루션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림읽어주는 남자, 미술평론가 김종길의 봄을 보다


어린이 머니멘토·창의력 만화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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