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는 돌봄이 없는 돌봄이라는 테마로 열린 강연 중, 두 번째 <노인 돌봄 현장의 이야기를 듣다>를 줌(ZOOM)으로 했다. 작가는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등 노인돌봄을 했던 노동자로서 또한, 시민으로서 현장 활동 중심의 이야기를 했다. “늙음은 개인적인 성품, 삶의 습관, 본인의 태도 등 질병에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르죠. ‘다 늙는데 나 하나 늙는 게 뭐가 억울해!’ 라는 관점도 있고, ‘늙는 게 너무 서럽고 싫어!’ 이런 노인들도 상당히 많거든요. 그런 면에서 늙음과 이어지는 죽음은 모두에게 반드시 오는 것이지만, 개별적으로 아주 다르게 온다는 거죠.”라며 강연을 했다. 노인 스스로 노년과 죽음을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따라 이후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젊은 사람들도 노인을 대하는 태도에 혐오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권리를 인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핵가족 중심주의로 형성된 가정 구조, 기업의 구조, 일자리의 구조 속에서 노인을 모시고 살 인력이 없다. 독거노인의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사회는 그들을 계속 밀어낸다. 한 개인이 나빠서가 아니고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서도 안 되는 사회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어서 노인의 인권에 대한 조사이야기를 했는데 참고 자료를 공유해 주었다. 살펴보길 권하였다. “최근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국 노인의 실태조사를 했어요. 기본적인 관점은 노인들의 현실을 세세하게 듣고 정책을 내겠다라는 구술생애사 방식으로 노인을 심층 취재 했달라는 의뢰였죠. 작년에 했던 사업인데 올해 결과물이 나왔더라고요. 이 사업에 자문위원으로 기획이나 연구 단체 선정 등에 참여를 했는데, 노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욕구를 가지고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있는 지에 대해 다양한 노인(남성, 여성, 농촌, 도시, 연령별, 재산유무)을 많이 포함시키는 연구 작업을 했더라고요.” 국가인권위원회 https://band.us/band/87153520# 돌봄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2008년부터 시작된 돌봄노동은 2022년 현재까지 최저임금을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5~60대 여성들이다.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이라고 한다. 돌봄노동은 육체적 돌봄도 있지만 정서적 돌봄도 있다. 노동자가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이야기에 호응을 하고 있으면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노인의 가족들(즉 사회인식)이 돌봄종사자들을 대하는 태도(하대하는)에도 문제가 있고 불안정한 일자리(노인이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일자리가 사라지는)도 문제가 심각하다. 예고도 없이 실업이 되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확진된 환자를 모시길 거부할 수 없는 상황, 거부하면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그들의 일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또, 돌봄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애매함. 돌봄은 아름답고 숭고한 것 같지만 지저분한 노동이다. 정신적으로 갈등되고 분열적인 상황 속에서 노동을 한다. 죽어가는 한 사람(환자, 노인, 장애인)을 돌본다는 것은 힘든 일이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일이다. ‘내가 노인을 미워하고 있나? 엄마를(또는 시어머니를) 미워하고 있나? 노인이 죽기를 바라고 있나?’를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과 어떻게든 해보려는 현장인 것이다. 작가는 그동안 최저임금과 각종 수당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했고 금속노조 안에 돌봄노동지부도 만들었다고 한다. 요양보호사 4인의 토크, 유튜브 <출근길에 잘릴 수도 있는데, 어떻게 좋은 돌봄을 하나요?> 검색해 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4명의 요양보호사들은 보통의 연령대보다 젊은 여성들인데 돌봄노동의 의미를 찾고 각자의 늙음과 노년까지를 내다보는 제도 변화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그녀들의 말이 중요하다고 한다. “돌봄 노동은 중요한 가치가 있어요. 사회적 약자를 돌볼 때 일방적인 돌봄이 아니라 상호 돌봄이 된다는 측면에서 깨닫고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노동이라는 거죠. 사회가 취급하는 돈과 생산성의 의미에서 싸구려로 취급하는(왜냐하면 여기는 뭐가 생산되지가 않거든요), 물건을 생산하는 노동이 아닌 거잖아요. 사회적 약자, 노인, 환자, 장애인을 돌보는 노동이니까. 돈으로서의 가치가 생산되지는 않는 거죠. 그래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싸구려로 취급을 받는 건데 계속 싸우고 개선해야 될 지점이라고 봐요. 신자유주의 속 노인은 실버산업과 의료산업에 재산을 다 쓰고 죽어요. 자식에게 빚을 안 남기면 다행인 정도예요. 소비자이자 납세자로서 노인을 취급 하는 거예요.” 작가는 신자유주의가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하여 노동자 중심의 싸움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한다. 그녀의 그런 지속가능함과 일상에서 묻어나는 신자유주의에 동참하지 않는 행동이 느껴질 때면 존경스런 마음이 든다. 작가의 마음과 행동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노동의 문제가 해결되고 돌봄이 더욱 중요한 담론이 되길 바란다. 나침반 단원으로 줌(ZOOM) 강연 현장 관리를 맡았다. 학습관 2층에 마련된 온라인 강연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강연을 들었다. 주요 할 일은 강연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강연 중 접속하여 들어오는 사람들의 오디오 상태를 확인하여 켜져 있다면 끄는 일을 하는 것이라 시선은 줄곧 새로 접속되는 아이디 창에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일까 귀로 듣는 작가의 목소리에서 노인 돌봄의 영역에 사회가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 힘과 강렬함이 느껴졌다. 이번 기획강연을 통해 ‘돌봄’ 이라는 불명확했던 것이 조금씩 색을 드러내는 것 같다. 앞으로 강연에서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될지 기대된다. [추천도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독신의 오후 어떻게 죽을 것인가 도시에서 죽는 다는 것 작별일기 치매가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요 세벽 세 시의 몸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