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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노트]“동네BOOK소리가 그리웠어요.”(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평생교육팀 김재민 팀장 인터뷰)

작성자
권미숙
작성일
2022.02.22
조회수
1729/2



학습관 [다정노트] 연재를 시작합니다. 코로나19로 학습관이 문을 닫은 동안에도 시민들의 배움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혹은 학습관 밖에서 소규모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매우 답답하고 서로의 안부가 궁금한 날들이었어요. 그 마음을 담아 학습관 사람들의 소식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다정노트]란 이름으로 전합니다. 팬데믹 기간 우리들의 배움과 일상의 분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난 [다정노트]에서는 학습관 조영호 관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오늘은 학습관의 아니, 수원의 평생학습을 책임지고 있는 김재민 팀장님을 만나봅니다. #[다정노트]를 연재하는 시민기획단 나침반은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며 저자를 만나고 강연을 기획합니다. 만남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또 다른 시민과 나눕니다. ======================================= “동네BOOK소리가 그리웠어요.” -다시 돌아온 잼잼, 그의 수평관 살이 이야기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떠나간 이들은 다시 돌아온다.”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에 나왔던 대사 중 하나다. 불교용어인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을 풀어놓은 말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일이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옴’이 유독 반갑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 바로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이하 수평관) 평생교육팀 김재민 팀장, 일명 ‘잼잼’이다. 동그란 안경 너머 명징한 눈빛과 뭔가 비장해 보이는 표정이 예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나 싶었지만, 예전의 수평관 잼잼, 꽁미(필자)가 기억하는 <동네BOOK소리>의 그 잼잼이었다. “학습관 인문강좌 좋아했던 분들은 요즘 개설되는 강연들 보면 아실 거예요. 담당자가 다시 온 건가? 학습관에 다양한 업무가 있는데, 종합적 이유로 잠깐 쉬었다가 같이 일했던 분들 생각이 나기도 했고...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에요.” 김재민 팀장은 요즘 매일같이 야근이다. 그동안 못 했던 일들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보다 좋은 강연으로 되돌려주고 있다. 이처럼 그가 수평관에서 주로 하는 일은 인문학 강좌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독서토론 중심의 기획 모임과 시민기획단 운영, 유튜브 활용 기획단 등 앞으로도 시민 모임을 지원하는 일을 집중해서 할 계획이다. “사범대학을 졸업하면서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 했어요. 그런데 전공 공부는 많이 하지는 않았고 강연 기획을 유독 많이 했었죠. 진중권, 홍세화 선생님 강연을 다수 기획했었습니다. 대안학교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시민 단체에서 일하기도 했었어요.” 김재민 팀장의 탁월한 기획 능력은 이미 십 수 년 전부터 쌓아온 내공이었다. 정치외교 공부를 하면서 사회현상이나 사회구조, 정치사상, 역사 등의 다양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인문학적 시야를 넓혔다. 요즘에도 매일 잊지 않고 하는 일이 ‘알라딘’이나 ‘예스24’와 같은 온라인 서점을 살펴보는 것이다. 어떤 분야, 어떤 작가, 어떤 이슈가 뜨고 있는지 민감하게 찾아내는 ‘촉’도 김재민 팀장이 갖고 있는 강점 중의 하나다. 업무 중 가장 즐거운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단순한 질문이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하기도 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돌아온 대답은 굉장히 간단했다. “그 자체로 즐겁습니다.” 수평관이 좋아서 다시 돌아온 이에게 매우 당연한 것을 물은 걸까. 시민들이 알았으면 하는 분들을 찾아내고 강연으로 연결시켜 기획하는 것들을 ‘일’이 아닌 ‘즐거움’으로 탈바꿈 시키니 말이다. “특히 이번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개관 10주년 강연 때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 변재원 선생님 강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애착이 가기도 하고요. 이번 기회에 시민 분들이 많이 아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는 강연’에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수평관의 문을 오래도록 열지 못하게 했고, 김재민 팀장의 아쉬움은 그만큼 커져갔다. 학습 동아리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읽고 토론하던 도요새 책방과 스페이스 X에는 빈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방역 단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거나, 아예 끊어지거나 하는 식의 연속이다. 수평관은 주인을 잃은 셈이다. “코로나 때문에 잘 모이던 동아리들이 하나둘씩 모이지 않게 되는 상황들이 아쉬워요. 안부도 궁금하고요. 그래도 온라인으로나마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후속모임들이 있는 걸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글항아리 안다미로처럼 외부에서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는 동아리도 있고요.” 수평관에는 2015년부터 시작된 공부모임이 많았다. 학습관이 지향하는 자체가 ‘시민주도 학습’이었기 때문이다. 매해 모임이 10~20개씩 생기곤 했었다. 김재민 팀장은 그 많은 공부모임들이 연말에 다함께 모여 <동네BOOK소리>라는 이름으로 활동 공유회를 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회상한다. 각 모임마다 애정 어린 ‘상’을 주고, 음식을 나누며 서로에게 각자의 모임을 소개했던 그 시간들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었다고. 그래서 새해의 계획 중 하나는, 흩어졌던 모임들을 다시 살려보는 것이다. 최근 김재민 팀장은 수원문화재단 인문도시 포럼의 연사, 서울시 은평구 평생학습관 축제 초청 강사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문도시 포럼에서는 ‘읽기모임 생태계 살리기’라는 주제로. 은평구 평생학습관에서는 ‘누구나 학교’를 주제로 학습공동체 담당자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그 다음 행보는 아마도 ‘북토크’가 아닐까? 구상만 4년, 아니 해가 바뀌었으니 5년째 하고 있는 책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제목은 확정했습니다. 『강연 기획하고 운영하는 법』. 대상층은 도서관 사서나 유관기관 강연을 기획하는 분들이 되겠네요. 그동안 제가 인문강좌를 기획하고 운영했던 노하우들을 모아서 무겁지 않은 내용으로 2022년에는 꼭 책을 내겠습니다.” 책을 출간하는 것이 새해의 첫 번째 계획이냐는 물음에, 그건 아니라고 한다. 책 출간보다 앞선 계획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미국에서도 연락이 온다. 제주도도 물론이다. 메일로 줌 링크를 보내 달라. 지인이 알려줘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 강연은 왜 이렇게 퀄리티가 좋냐. 섭외를 누가 하는 거냐. 좋은 강연이 있으면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찾아서 듣게 된다. 다음 강연은 누가 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최근에 필자가 주변에서 들은 수평관 강연 실제 후기다. 김재민 팀장은 돌아왔고, 강연은 다시 열렸으며 잠시 떠났던 시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채우고 있다. 다만, 그 채워지는 자리가 각자의 집에 있는 PC 앞이 아닌 수평관 어딘가가 되기를. 김재민 팀장이 힘껏 내리치던 <동네BOOK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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