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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 세번째 강좌, 봄을 기다리는 날들 (부제: 우리의 겨울은 언제 끝이 나는가?)

작성자
박수빈
작성일
2022.01.20
조회수
1880/2
수원시 글로벌 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되는 시민기획단 첫번째 대면 강의였다. 밖에 눈이 많이 쏟아져 내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강의에 참석하셨다. 그만큼 다들 대면 강의를 기다리셨다는게 아닐까? 한분, 한분의 발걸음이 소중한 만큼 이번 강의가 모든 분들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의 장이 되길바랐다. 강의는 총 세 통의 편지로 진행됐다. ‘오래된 인연’, ‘못다 한 말’, ‘편지, 시간이 다시 데려다 놓은 자리’. 각 편지는 <다산의 아버님께>, <당신에게로>, <봄을 기다리는 날들> 책에 실린 내용이다. ‘오래된 인연’은 정약용이 유배를 간 뒤, 아들들과 서로 주고 받은 편지가 주 내용이다. ‘못다 한 말’은 퇴계 이황의 두 번째 부인인 권씨의 입장에서 써내려 간 편지가 주 내용이다. ‘편지, 시간이 다시 데려다 놓은 자리’는 작가님과 가족분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투옥된 아버지와 10년동안 주고 받은 편지가 주 내용이다. 강의가 시작 됐을 때, 나는 다시 한번 깊은 역사의 시간여행길 위에 올랐다. 바깥에 내리고 있는 눈은 작가님의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만 같았다. ‘오래된 인연’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간 뒤, 남겨진 그의 가족들의 간절하고 애절한 마음, 유배지에서 나오기까지 겪었던 역경과 좌절, 그 안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저서를 펴낸 그분의 이야기, 그리고 두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참된 가르침과 사랑을 역사적 지식과 엮어 설명해주셨다. ‘못다 한 말’은 퇴계 이황이 첫 번째 부인과 사별을 한 뒤, 두 번째 부인 권씨와 결혼을 하게 된 이유, 권씨 부인과의 결혼 생활, 그의 업적과 권씨 부인은 어떤 입장과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지 역사적 지식을 배경으로 설명해주셨다. 역사지식을 배경으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의 모습, 그들이 겪었던 고난과 역경, 그리고 성찰과 지혜 그리고 같은 인간이라면 느낄 법한 애틋하고 서정적인 이야기까지 이 모든 것들을 한 강연에서 들으니 마음의 양식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작가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땐 이 모든 이야기가 하나의 점으로 향해있었다. 작가님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 1979년에 투옥된 고 안재구 선생님, 작가님의 아버지와 나눴던 편지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써내셨다. 작가님의 가족분들이 당시에 겪었던 형 확정 후 타들어가는 마음, 긴 이별에 적응해가는 과정, 아버지의 부재 속에 보내는 학창 시절, 그리고 양심수 석방 운동까지 혼란과 역경 속에서 겪었던 작가님의 이야기와 더불어 현대사의 일면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작가님이 겪으셨던 대한민국 80년대의 실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역사였다. 앞선 편지 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작가님의 모습이 투영되기 시작했다. 다른 점은 역사적 사건을 겪고 그 시기를 살았던 인물이 실제로 나와 우리 앞에서 겪었던 일과 그때의 감정을 얘기해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모여있는 곳이 세상이구나 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졌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엔 내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시민기획단 나침반 강좌였다. 눈이 펑펑 내리는 추운 겨울날,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는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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