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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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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획단 나침반 기획 강좌, 봄을 기다리는 날들(부제:눈 오는 날 서로의 눈(eye)을 보며 애틋한 안소영 작가의 이야기를 듣다)

작성자
김정희
작성일
2022.01.19
조회수
1883/2
강연이 시작되자마자 안소영 작가님이 ‘눈이 오네요’라는 말에 모두 눈 내리는 창밖을 보았다. 코로나 이후 수원시 글로벌평생학습관에서 첫 대면 강연 선물로 ‘눈’이 내리는 것 같았다. 눈 내리는 창 밖을 보며 강연을 들으니 잊고 지냈던 대면 강연의 소중함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함께 하는 공통감각의 시간"이었다. 안소영 작가님은 4남매 중에 둘째 딸이다. 오래 전 안소영 작가님은 중학교 백일장에서 책 한 권을 받았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박석무 옮김, 시인사)였다. 머나먼 유배지에서 다산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내용의 책이다. 그 무렵 안소영 작가도 감옥에 계신 아버지 안제구 수학자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다산의 두 아들인, 연과 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때 작가님은 중학생이었는데 둘째 아들 정학유의 말과 행동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옛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훗날의 사람들이나, 그때그때의 생각과 마음을 간직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정약용의 식구들이 해배를 기다리며 꽹과리나 바라를 두드려 억울함을 아뢰고, 혜경궁 홍씨때 사면이 내려질 때마다 "잡법사죄이하"만 석방가능 했다고 한다. 마침내 정약용은 의금부에서 해배명령문을 유배 생활 18년 만에 집으로 가게 된다. 슬픔, 분노, 그리움과 좌절로 보낸 세월이었다. 아버지 안제구 수학자도 10년 동안 어머니의 사면요구와 서명운동, 민주화에 힘입어 1988년 석방된다. 안소영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주부의 생활로 마땅한 직업을 구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화장품 방문판매도 하고 보험을 팔기도 하며 4남매를 키웠다고 한다. 반면, 다산의 아내는 누에를 키우고 바느질로 생계를 책임졌다. 다산 정약용의 큰아들은 한약을 잘 지어서 의원 생활을 하며 집안을 도왔고, 학유는 닭을 키웠다고 했다. 안소영 작가님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섬진강 근처에 살고 계신다. 그녀는 <봄을 기다리는 날들>속 4남매의 시간을 돌아 보면 굉장히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시간은 우리가 왔던 자리로 데려다주기도 하고, 가볼 수도 있다고 했다. "과거의 나"와 시간을 환기해 봤을 때 "지금의 나"는 새롭게 다가온다고 했다. <봄을 기다리는 날들>은 단순히 편지를 묶어낸 것이 아니라 작가님 개인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고.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산 사람들의 경험을 들을 부분이 많다고 했다. 정말 애틋한 마음으로 그리고 뒤에 오는 사람을 축복하는 마음으로 바라 봐야 된다고. 우리 뒷세대 사람들은 순간순간 아름답게 느끼며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시 낭독의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를 막 졸업한 청소년의 낭독이 시작됐다. “ 밤은 깊어 고요한데 누군가의 기침 소리가 드립니다. 왠지 모르게 고민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데, 걱정스러운 일도 그만큼 많다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것에 대해 외경심만을 갖고 있을 뿐이지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50세쯤 되면 그래도 삶에 대해서 무엇인가르 좀 알 것만 같습니다. 제가 아버지께 산다는 것에 대해 아시겠냐고 여쭤본다면 ‘모른다’고 하실지요. 그러나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 그것이 바로 겪어 보고 아는 사람의 대답이 아닐까요?”(이하 생략) 뒤에 앉아 있던 50대 어른의 낭독이 바로 이어졌다. “1984년 9월 4일 소영에게 네 편지 잘 받았다. (중략) 어른이 되면 인생을 좀 알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참으로 인생이란 알기 어려운 것 같다. 인생을 알고자 하는 과정이 바로 인생이라고, 아버지는 겨우 느낀다. 네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면 알만해지라라고 했는데, 나도 어렸을 때 어른들을 보며 그렇게 생가했다. 현재 나는 기약 없는 영어(감옥)속에 살고 있지만, 이제까지 내가 걸어온 인생에 대해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이하 생략) 낭독이 끝나고 질문시간이 30분 정도 이어졌다. 작가님 형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형제끼리 참 친했다고 했다. 큰 오빠는 책임감이 있었다. 경찰들이 중학교 언니, 오빠의 가방을 뒤졌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고 했다. 10대 청소년에게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10대는 충분히 자신에 대해 생각할 사고와 힘이 있다. 학원 가는 일정 틈틈이라도 멈춰서 생각해서 난 어떤 친구가 좋은지, 자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사니 자기 자신과 사귀고, 자기 자신을 위로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책만 보는 바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도 내가 젊은 아비일때는 몰랐는데, 손자에 이르면 한없이 너그러워 지고 "라는 문장을 들려주면서 "다음 세대의 시간은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뒤에 오는 사람에게 친절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들도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친절했으면 좋겠다"라는 말로 강연을 끝냈다. 안소영 작가님의 강연은 오랜만에 나에게 "애틋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바쁘고 빠르게 지내는 일상에서 애틋함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별로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특히 부모와 자식 ,형제 간의 애틋함은 참 특별한 감정인 것 같다. 나에게 사랑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져보는 시간이었다.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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