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와인이란 중요한 날에만 먹는, 나무 맛 술이었다. 와인의 맛을 잘 모르니 지금까지는 도수만 보고 이 정도면 소주 몇 병이겠거니 예상하고 주량에 맞추어 먹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 선물이 여럿 들어와서 이 와인들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배우고자 본 강의를 신청하였다. "좋아한다는 것은 일종의 돌발사고다" 라는 문장으로 강의의 문이 열렸다. 강의를 진행하신 임승수 작가님께서는 2015년 즈음 처음 접한 와인을 통해 와인에 푹 빠지게 되셨다고 했다. 나는 와인을 즐기지 않기에 도대체 어떤 와인을 어떻게 드셨길래 지금까지 와인을 사랑하고 계신지 궁금해졌다. 강의는 실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와인에 관한 노하우 전달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첫째로는 와인을 살 때 꼭 알아야 할 사항, 둘째로는 와인을 마실 때 꼭 알아야 할 사항, 그 다음으로는 그 외 팁들과 추천 와인을 안내해주셨다. 그동안은 와인이 묵직하든 섬세하든, 화이트이든 디저트 와인이든 신경쓰지 않고 아무 음식과 막(?) 마시곤 했는데 이제는 한식과 어울리는 리슬링, 피노 그라지오를 중심으로 차근차근 접해보고 조금 익숙해지면 무거운 와인들과 함께 브리딩까지 신경써보려 한다. 슬기로운 와인생활은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이라는 책을 펴낸 작가님의 열정과 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강의였다. 와인을 제대로 즐겨보지 않은 나에게는 앞으로의 나침반 같은 강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와인 관련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기초 지식을 전달해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내용을 전달한다는 강의 목적에는 부합했지만 기초 없이 듣기에는 조금 버거웠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와인 라벨 읽는 방법을 지나가는 듯 짧게 말씀해주시고 와인 설명 시에도 빠르게 지나가셔서 더 자세히 배우고 싶었다. 두 시간 과정 중 한 시간은 와인 관련 지식 전달, 나머지 시간은 이번 강의처럼 노하우 전달 식으로 진행되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쉬움도 조금 남았지만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이 큰 강의였다. 학습관에서 추후에 발효 관련 프로그램 그리고 직접 와인을 만드는 과정까지 기획 중이라고 하셨는데 의미 있는 과정인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참여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