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제주 4.3연구소 소장 허영선은 <검붉은 기억의 대지에서>라는 글에서 제주 4.3의 현재적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4.3의 기억은 끝내 타지 않았고 살아 남은 자들은 그날들을 어떻게 살아냈는지 몸소 보여준다고 했다. 2021년 희생자 배상.보상과 특별재심, 추가 진상조사 등을 담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또,제주지방법원은 불법 군사재판으로 육지 형무소에 끌러간 수행행불인 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나침반 기획강좌 두 번째 이야기는 4.3을 주제로 장성자 작가가 쓴 <모르는 아이>라는 역사동화소설이다. 주인공 연화를 중심으로 사건의 전개되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살기 위해 물질을 배우면 테왁에 매달려 한라산을 보며 눈물을 짓는 모습과 오름에 올라 한라산과 바다를 둘러 보는 연화의 모습이 그려졌고 연화의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고 했다. 장성자 작가님은 9살 때까지 제주도에 살았다고 했다. 작가는 어릴때 주변에서 4.3에 관한 이야기를 어릴 때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성장하면서 이야기를 풀지 않으면 안되는 성격상 쓸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모르는 아이>를 쓰면서 아버지에게 편지를 받았고 편지를 쓴 아버지가 많이 우셨다고 했다. 작가 본인도 책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서 글을 쓰기 어려웠다고 했다. 책을 쓰면서 와닿은 단어들이 소개,담,여자아이들이었다. 작가는 소개는 태어나고 살던 마을을 강제로 떠나 어떻게 살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돌이 많은 제주도, 바람을 막는 돌담, 이쪽과 저쪽을 막는 돌담이 작품에 쓰인 이유도 설명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약하고 탄압당하는 존재인 여자아이들이 책에 중심인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4.3기록이 <모르는 아이>라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때 왜 작가는 가시리,표선을 선택했는지 청중들에게 질문 했다. 그 이유는 작가의 고향이 표선이라 그 지역의 문화, 풍속을 잘 알고 있어서 기억을 찾아서 잘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본인의 이름은 일제식 이름인데 사촌 이름 연화가 예뻐서 작품에 쓰게 되었다고 한다. 연화에게 물질을 가르쳐준 순열이는 친정엄마 이름이고, 연화를 도와주는 용기를 가진 창덕이는 장난끼 많은 사촌 이름이었다. 등장인물들 이름 이야기에 잠시 웃음바다가 줌으로 번졌다. 모르는 아이가 우리 모두가 아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며.... 장성자 작가님은 우리 모두가 알고 기억하고 아픈 사람들이 치유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몰랐다는 게 너무 미안하죠”라며 “일단은 알고 치유될 수 있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질문 시간이 이어졌다. 한 질문자가 시인 이산하 4.3서사시 『한라산』이야기를 했다. 이산하에게 한라산은 평생 무게가 되었고 여전히 시인은 새로운 유배지 앞에 서 있었다. 나 역시 장성자 작가님 처럼 제주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있다. 제주사람이라면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역사이기 때문이다. 말 못한 사람들의 역사를 잊지 말자고 다시한번 다짐해 보는 강연이었다. TV의 ’제주 4.3‘70주년 추념식을 무심히 보는데 가수 이효리가 내 시를 낭송하는가 싶더니 추념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 입에서 내 이름까지 나왔다. 아득히 환청처럼 들리면서 현기증이 일어났다. 모은 감옥 밖으로 나왔지만 ’이산하 시인‘이라느 이름은 극좌의 상징으로 30년 동안이나 세상에서 유배된 상태였다. 4.3의 진실을 폭로하다 외면당한 금기의 이름이었다. ’아 ----이제야 유배에서 풀려났구나.......‘ 혼자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새로운 유배지가 아른거렸다. -이산하『새로운 유배지 』전문(악의 평범성, 창비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