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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평생학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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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학습 동아리가 만드는 살맛나는 마당, 수원시평생학습관

작성자
손선희
작성일
2020.07.29
조회수
3685/2
처음 학습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직원들의 만든 눈이 번쩍 뜨이는 강의 제목과 홍보지에 놀랐다. 너무 이쁘고 산뜻해서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다. 사진도 자주 찍어서 톡으로 배달했다. 공무원에게 이런 Feel이 있다니! (직원들이 시청공무원인 줄 알았다) 나중에 수원시에서 위탁기관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습관에서 강의를 듣거나 행사에 참여해 본 사람은 다른 곳과는 다른 점을 느꼈을 것이다. 여기서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수원의 어느 기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 20대부터 80대까지 세대를 아울러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누구나 조금의 열정만 있으면 학습관에 깔린 멍석 위에서 나만의 판을 짤 수도 있다.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학습동아리’가 만들어진다. 2030이 함께 하는 대화행열차,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두의숲’ , 20여 개의 시민인문학교 공부모임, 시민기획단(나침반, 유투공 유유자적), 나무를 깎고 다듬는 10여개의 거북이공방의 ‘거북이친구들’ , 전통주를 사랑하는 모임, 공존하는 도시양봉가 ‘더느리머’ , ‘누구나학교’ 학습자들. 모두가 학습관이 있어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학습관은 2011년 9월 우리에게 왔다. 한 달 정도 지나면 만 9년이 된다. 그 시간 동안 시민과 함께 연결하고 변화하기 위해 많은 소통과 시도를 해 왔다. 학습관을 만나게 되어 한 뼘 변화할 수 있었던 나는 행복했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학습관에서 집담회(集談會:여러 사람이 어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가 지난주 금요일 오후 스페이스X에서 있었다. ‘수원시평생학습관 학습공동체와 함께’라는 주제로. 위탁관리자가 9월 1일부로 바뀌는 과정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운영 주체가 바뀐다고 해서 학습관의 지향(志向)하는 바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관리자가 바뀌는 것에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위탁관리자가 바뀌지만, 학습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습공동체가 40여 개가 있고, 그들이 학습관의 운영 주체라는 XXX팀장의 말이 감동(感動)이다. 학습관의 입장을 들은 후에 참여한 학습자들의 생각을 나누었다. 많은 곳을 몰랐던 나는 이런 과정을 학습자인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것인지, 어디까지 우리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지는지에 의문을 말했다. 여러 학습자의 말을 듣고 나서야, “아~!” 했다. 학습관 감사(監査)에서 시의원들이 투자 대비 성과(成果)가 적다고 말을 듣는다고 한다. 수원시에 있는 그 많은 행정복지센터, 복지관, 문화센터와 굳이 똑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만 하는 걸까? 조금 다르지만, 특색 있는 시민이 목말라하는 강의와 경험을 주는 것이 이 시대의 복지(福祉)가 아닐까 한다. 새로운 위탁관리자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9년 동안 학습관과 소통하면서 변화해온 학습자들이 그동안의 과정과 우리들이 원하는 바를 전할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코로나 19로 학습관에서의 여러 활동이 제재(制裁)를 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몇 개의 과정을 제외하고는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거북이 공방은 야외활동이 겸해지는 관계로 지속적인 활동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의 활동과 일상의 변화를 인스타그램으로 기록하고 있다. 행정상 넘겨지는 서류에 더하여 ‘거북이공방’의 목소리를 전하려 한다. 다른 학습공동체에 오히려 반감을 사지는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학습관 위탁관리자 변경에 관한 시청 토론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참여한 분이 몇 분 계셨다. 토론회에 참가하지 못한 나로서는 그 분위기를 미루어 짐작조차 할 수 없어 죄송했다. 참여한 학습자가 이렇게 말했다. “기관은 기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사라지면 또 다른 시민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소중한 것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있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하는 물음표가 생깁니다.” 나의 필기와 기억력에 의존해서 참여한 학습관 학습자들의 말을 적어본다. 본의 아니게 참여자 의 의사와 다르게 적혀질까봐 걱정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안타깝고 속이 상하지만, 나서서 투쟁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한다면 함께 조금의 힘은 보태겠다. “무엇을 지키겠다는 생가보다 학습관에서 하던 일을 계속하면서 걸어가고 싶다. 서류상의 숫자 말고 보여줄 것이 있다. 우리가 성과(成果)다.” “9년이 지났다. 판이 달라질 수도 있다면, 학습자들인 우리가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가? 지켜본다고 그들이 알까? 우리가 원하는 것을 판이 완성되기 전에 들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들이 원하는 학습관의 상(像)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해보고, 정리해서 요구하자.” 7년간 ‘더느린삶’ 활동을 해 오신 분이 말한다. “배우는 시간이 쌓이는 만큼 노하우가 쌓인다.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이 이 공간(학습관)이 있어서 사회로의 공유까지 꿈꾸는 지금의 나의 삶이 가능해졌다, 관리자가 바뀌더라도 시간과 함께 우리들의 연결고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관리자가 바뀌면 동일한 사람도 같은 일을 계속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염려된다.”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강좌가 학습관에 있었다. 자신을 변화하게 하는 강좌였다. 계속되기를 바란다.” “나에게 계속 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 학습관이다. 학습관과 소통과 연결이 되어 감사했다. 소모임들이 힘을 잃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새로운 관리자와 소통 창구를 만들면 좋겠다.” “나는 시청토론회, 학습관 zoom회의에 참여했다. <수원시장님께 바랍니다> 글도 썼다. 나는 대체 가능한가?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물어본다. 모두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활동하면 성숙한 시민, 민주적인 시민이 되지 않을까요? 저만 지금의 학습관 모습이 사라질까 봐 아쉬운 것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또 다른 수평의 발전된 변화된 모습의 학습관을 원하는 시민이 있을 수도 있다. 새 관리자가 변화를 기획하고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관리자도 나름의 운영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3~4년 길게는 9년 동안 학습관에 적을 두고 모임을 해 온 [시민들에게 학습관이라는 공간과 시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새로운 위탁관리자들에게 보여 주고 들려주어야 한다. 그들이 학습관에 가지고 있는 의미는 서류 속에 있는 숫자와 사진과는 다르다. 새로운 관리자가 선보일 공간 속에서 무엇인가 하면서 놀고 쉬는 이 또한 우리들이니까. 그래서, 그날 집담회에 참여한 학습자들은 단톡방을 만들었다. 각자가 속한 소모임과 자신이 알고 있는 학습관 이용자에게서 ‘학습관의 바라는 상(像)’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기로 했다. 행정은 언제나 시민을 위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줄 알았다. 알고 속고 모르고 속는다. 속고 또 속는다. 돌고 돈다. 무지(無知)했다. 부끄럽다.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습관을 좋아하는 우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 보자. 학습관을 한층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수원의 또 다른 메카(성지)로 만들어보지 뭐! 한편으로는, 새로운 관리자의 판이 우리와 다르지 않고, 더 길게 보고, 더 넓게 보는 멋진 판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더라도 오늘 우리의 고민과 노력은 그 나름으로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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