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원시 평생학습관

통합검색

수강신청

수강후기

도서관보다 소란하고 카페보다 조용한 나의 서재(書齋), 나의 Agora

작성자
손선희
작성일
2020.07.23
조회수
3698/2



아는 사람만 알아서 찾아오는 수원의 숨은 보물, 수원시평생학습관 도서관보다 소란하고 카페보다 조용한 나의 서재(書齋), 나의 Agora 수지에 살고 있을 때, 친구가 외국어마을에서 영어 수업을 듣는다면서 ‘수원시평생학습관’을 알려 주었다. 연무중학교가 광교로 옮기고 건물을 리모델링했다고 한다. 그때는 귀 기울여 듣지 않았는데, 2017년 ‘수원시평생학습관(이하 학습관)’을 알게 되었다. 영통으로 이사 오고, ‘무엇을 해볼까?’하고 여기저기 수원에 있는 도서관, 박물관, 문화센터 홈페이지를 찾다가 발견했다. “유레카”를 외쳤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여러 강좌가 다른 기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문화강좌와 달랐다. 여느 복지관이나 센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타, 드럼, 영어, 요가, 그림, 컴퓨터 등의 강의가 있으나 전체 강좌의 2할 정도 차지하는 듯하다. 8할을 차지하는 강좌는 아주 낯설다. 대학의 교양 과목인가 싶은 것도 있다. 강의 내용을 보고 놀라고, 수강료가 낮아 놀란다. 무료인 것도 많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부지런히 학습관을 찾았다. 혼자서도 잘 다니는 나의 성향이 큰 몫을 한다. 분기마다 나오는 수강생 모집 팸플릿이 기다려진다. 가끔은 내용이 너무 어려울듯하여 시도하지 못하기도 한다. 함께 하지는 못해도 그 시간 속의 그들을 부러워했다. 2018년 2학기, 시민들이 학습관에서 함께 한 기록들이다. 개인의 기록, 마을의 기록, 오늘을 기록하는 방법, 함께 즐겨요! 비쥬얼씽킹으로 만드는 2019년, 니체와 철학하기, 근대 개인의 탄생과 글쓰기의 배신, 노동과 복지 그리고 세금, 여성주의 ‘고전’과 한국사회의 현재 읽기, 야누스의 기술 /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고전으로 보는 오늘, 대중음악 신화를 만나다, 시민이 만드는 인문학습지도, 유투공, 튜터와 함께하는 공부모임 심화 세미나, ‘아프다고 말하기, 괜찮냐고 말걸기’ , 평화가 깃든 밥상, 전통주교실, ‘밥상, 수다’ , 집밥 탐구 생활, 집밥 혼밥, 나무 깎는 생활, ‘나무와 칼, 도끼’ , 목공구 베우기, 뚝딱뚝딱 작은목수, 대나무 배우기, 오픈데이, 오픈 워크숍, 도시농부 워크숍, 밤농부 워크숍, 몸·마음 워크숍, 이달의 ‘실천과 적용’ , 뭐라도학교 클래스. 와! 숨차다. 학습관에서 이루어지는 하나하나의 시간에 붙여지는 기막히게 센스 넘치는 작명(作名)에 감탄한다. 학습관 벽에 붙어 있는 홍보지를 보면서 그 기발(奇拔)함에 한 번 더 놀란다. 다들 예술 감각이 충만(充滿)하다. 학습관에서 이루어진 시간에 대한 홍보자료만 모아도 박물관의 전시실을 채울 수 있겠다. 한 번 전시회가 열렸으면 좋겠다. 강의 기획자의 기획 의도, 참여 시민들의 참여 후기, 그 시간을 만들거나 함께 한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시민들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운 시간이 학습관에서 만들고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강의를 듣고, 가르치는 강사 없이, 서로 배우는 공부모임인 ‘어린왕자’ , 유투공 유유자적단원으로 학습관에서 시간을 보냈다. 작년 ‘활짝 데이’에도 참석했다. 내가 참여한 시간들이 학습관 강의의 3할 정도 되려나? 관심이 가는 곳을 찾다 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이가 생기기도 한다. 3년 정도 학습관에서 수원 시민으로 누리는 최고의 호사(好事)를 누렸다. 학습관은 나에게 도서관에서 느끼는 소리의 예민함을 느끼지 않게 해 주었다. 카페에서 느끼는 소음(騷音)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었다. 마음껏 생각하고 쓰고 그 시간을 찾는 이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이곳을 찾은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올해 바뀐 학습관 홈페이지가 마음에 든다. 학습관 홈페이지 교육 자료실에 올려져 있는 자료에 감사하다. 내가 함께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자료들도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 읽고 싶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체하겠다. 호호호. 이 무슨 배부른 투정인가 싶다. 가을에 학습관이 구조적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어떤 가치관으로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모르지만, 지난 시간 동안 시민들과 만들어온 시간과 공간 위에 함께 연결(連結)하고 변화(變化)할 수 있기를 바란다.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