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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학교,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 빗변 길이는 독립영화 후기

작성자
강의영
작성일
2013.03.07
조회수
6221/1



[독립영화]

새로운 학교 -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을 보고

 

(편집자 주 : 시민사회자료관*도요새책방에서는 매월 1회 사회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던지는 다양한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본 후기는 2월에 진행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의 후기입니다.)

 

 

처음으로 상영회에서 보게 될 영화의 포스터를 봤을 때 막연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칠판에 그려진 삼각형 하나에서 내가 보게 될 영화의 내용을 예측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여태까지 내가 봐 온 독립영화들은 대체로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관점과 생각을 말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저 감독의 생각을 보고 들으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영화의 말을 듣기 위해 주의 깊게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화 안에는 학생인권에 대한 견해보다는 학생인권 실태 그 자체가 담겨있었다. 자유분방한 학생들과 제각각의 의견, 또 그런 학생들을 보며 어려움을 말하고 있는 선생님들. 학교 현실에서의 당황스러움과 산만함이 묻어났다. 뭔가 어설프고 단정치 못한 모습을 거르지 않고 담아낸 영화를 보면서 차츰, 이 영화는 단지 의견을 말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과 동시에 영화를 보는 동안 나 스스로가 많은 생각을 해 보아야 함을 느꼈다.

 

학생인권이 중요시 여겨지는 학교에서의 인터뷰와 여러 상황들이 진행되면서 나는 나름의 큰 충격에 빠졌던 것 같다. 평소에 인권에 관심도 많았던 편이였고 학생인권, 혁신학교 같은 용어들과 친숙했다. 또 친숙했던 만큼 학생인권은 정말 진보적인 것이며 당연히 보장됨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이 영화가 던져준 문제의식은 처음에는 적지 않은 배신감을 가져다줬다. 꼭 학생인권의 이중적인 면을 본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잘 모르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약간은 엉뚱하게도 뭐가 문제지?’하는 의문이 앞섰다.

 

스스로 던진 질문을 따라서 답을 찾아보려고 보는 동안 계속 노력했다. 그렇게 내가 내린 결론은 바로 학생인권을 추구하는 데에서 생겨나는 막연함이었다. 학생들도 스스로에게 주어진 권리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당황했고 선생님들도 그런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순간 이 한 학교의 모습이 학생인권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현재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에서처럼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물론 사회 정치적 문제도 있지만) 학생인권을 향한 시도조차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 편집자 주 : 영화가 끝난 후 관객과의 대화를 이끌어 주신 강에스더 작가&PD)

 

나도 이 영화를 통해 학생인권의 현실적인 뒷이야기를 보면서 그 막연함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또 모두에게 필요한 것임을 알면서도 우리 사회가 정말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실수와 실패의 과정이 없다면 진정으로 학생인권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깨닫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흐릿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미완성이여서 막막하더라도 부딪혀보며 조금씩이나마 고쳐나간다면 머지않아 이등변삼각형의 빗변이 균형을 되찾지 않을까 싶다.

 

_강의영 수원외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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