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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강연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다

작성자
손선희
작성일
2019.05.25
조회수
3908/1

인문학 강연을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다 - 어떻게 살 것인가?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매주 시민들이 모여 함께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이 있다. 2019년 봄에 내가 함께하는 주제는 “Who am I?” “어떻게 살 건인가” 이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플라톤 아카데미’ 영상을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다.


‘플라톤 아카데미’를 검색해 보았다. 2010년 설립된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 홍보영상 옆에 이런 설명이 있다.

‘고대 로마의 문인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는 “사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참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내면세계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그의 말은 겉으로 드러난 가시적 세계에만 환호하고 열광하는 우리의 현실을 반성하게 합니다.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는 인문학 연구자와 후원자의 학문 공동체를 꿈꾸며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하는 ‘성찰의 인문학’을 심화 · 확산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어렵고도 쉬운, 쉽지만 한 번 더 읽으면 절대 쉽지 않은 말이다. 인문학은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영어로는 humanities, 인문학(人文學)은 인간(人間)과 인간(人間)의 문화(文化)에 관심(關心)을 갖는 학문(學問) 분야를 말한다.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학문이라고 해야 하나? 어찌 되었든 4-5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우리 사회에 일고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하고 있었겠지만, 내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렇다. TV에서도 종종 SBS CNBC에서 인문학 강의를 볼 수 있다.


역사도 문학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더구나 철학은 더 어렵다고만 느껴지는 분야여서 감히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영상으로 접하고,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편하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유튜공 인문학을 시작해 보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19-Yq8J_moY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2014년 가을에 만든 인문학 영상을 보았다. 첫 강연은 김상근 교수의 ‘어떻게 살 것인가? 마음에 남는 강연 내용을 조금 정리해 본다.


[인문학에 대한 시작은 ’나는 누구인가?‘의 성찰을 하는 것이다. 인문학의 인(人)자도 모르는 나도 들어 본 적 있는 말이 있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 ’너 자신을 알라‘ 문답을 통해 무지를 자각하고 해답을 찾도록 하는 ’산파술(産婆術)‘로 많은 이들을 설파한 소크라테스. 그의 제자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대화체로 [국가론]을 저술했고, 그가 세운 것이 플라톤 아카데미아이다. 플라톤은 ’어떻게 하면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생각했고 그 기본을 교육에서 찾았다. 인문학을 좀 접해본 이는 아는 단어. [동굴의 비유](Allegory of the Cave) 당연히 나는 처음 들어 보았다. 현실에 묶여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우리의 모습을 사슬에 묶여 동굴 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실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죄수에 비유한 것이 동굴의 비유이다. 쇠사슬을 끊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밖으로 나가 동굴 밖 태양, 참된 실체를 보라고 한다. 쇠사슬을 끊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성찰,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것이리라. 나도 많이 궁금하다. 그 방법이.... 그러나, 이 강연에는 없고, 그 이후의 이야기가 나온다. 강연의 주제인 How to live?에 대한 답이다. 교육은 이 쇠사슬을 끊고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몸을 돌려 올바른 것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잘 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을 제대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혼자 깨달은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동굴 속으로 돌아가 다른 이들도 쇠사슬을 끊고 동굴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기꺼이 이웃에게 다가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회의 약자들과 나란히 함께 사는 삶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적인 깨달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실천의 시작이다. 이를 실천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어렵다. 뭐 그리 어려운 것이니 그것을 터득하고 실천한 이들이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위대한 철학자로 여겨지는 것이겠지. 나에 대한 성찰에 대한 강연도 찾아서 보아야겠다.


함께 강연을 본 시민 중 한 분이 말했다. “뭐, 이런 개똥철학이야!” 당황스러우면서도 피식 웃음이 났다. 나도 인문학 강연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그래서 뭐 어쩌라고?”인 경우가 많아서. 진짜 교육은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방법은, 그 실제적인 방법은 누가 고민하고 연구하고 적용하고 있는지? 우리는 제대로 된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 방향이 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경쟁해야 하니, 살아야 하니, 계속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데···


 한 시민이 말했다. “도대체, 소크라테스는 어떤 책들을 읽고, 어떤 멘토가 있고, 어떤 생각을 해서 그렇게 탁월함(Arete)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지금 우리의 아이들에게 진정한 사표(師表 :학식과 덕행이 높아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인물)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의 당이 떨어질 때면 학습관으로 인문학 수업을 들으러 오신다는 시민이 가진 궁금증은 함께 한 이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멘토’라는 말 대신 ‘사표’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호호호 일을 그만둘 때 쓰는 것만 사표인 줄 알았는데... 참나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는 알고 있었으나, 오늘 이렇게 또 하나 지식을 챙겨간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요?’ 하는 말에 “지금 우리가 여기서 하고 있는 것이 산파술 아닌가요?”라고 해서 모두 웃으면서 공감했다. 인문학은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고 했더니, 함께 한 분이 “인문학은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을 말하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씻어야 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집을 나설 때 인사하고... 그냥 그 모든 올바른 행동에서부터 인문학이 시작되고 쌓이는 것이지요. 조금 더 나가면 이렇게 모여서 생각을 이야기하고, 듣고 하는 것까지.”


유투공 시간을 경험할 때마다 느끼는 것 하나. 영상 속 인사들의 조금은 어렵고 거리가 있는 말보다 함께 하는 시민들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이야기와 다독임이 가슴에 와 닿는다. 조금은 인문학을 쉽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지는 시간이었다. 읽고 들을 때는 고개 끄덕임이 절로 나오는데 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여서 아쉽지만, 그래도 오늘도 또 한 번 더 읽어 보고자 하고, 보고 듣고 생각해보려 한다. 플라톤의 명언 몇 개 적어보면서 마무리한다,


♣ 의무적으로 한 운동은 몸에 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강제로 습득한 지식은 마음에 남지 않는다.

♣ 현명한 사람은 할 말이 있기에 말을 하고, 멍청한 사람은 말을 해야 하기에 말을 한다.

♣ 생각이란 영혼이 영혼 스스로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 최초이자 최고의 승리는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것이다.


당신의 마음에 제일 와닿는 플라톤의 명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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