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어느날 누구나학교에 올라온 난감한 강의가 그렇게 무대를 열었다.
공연자, 출연자 한 명 정해진 것 없이 누구나 발표하러 오라는 누구나학교에 아, 기회가 왔구나! 라며 평소 즐기던 취미생활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세 팀의 신청이 들어왔다.
1. 황병기의 숲을 연주하는 가야금과 어우러진 말차 시연
2. 아리랑 가야금 연주
3. 오카리나 동호회의 독주와 합주
출연자들이 무대를 직접 꾸미고,
출연자들이 스테프가 되어 마이크도 옮기고 보면대도 옮기고 소품도 치우고,
출연자들이 관객들도 맞이하고,
강의실을 꽉 메운 가족, 친지, 친구, 동호회 식구들의 박수를 받으며 조촐하고 볼품없을 줄 알았던 발표회가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출연자들이 가야금 연주와 함께 다기를 정성껏 차리더니 관객 중에서 시연하실 분을 초대하여 그윽한 차 향을 맛볼 수 있게 한 공연은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아리랑, 밀양아리랑을 장구소리가 힘있게 받쳐주는 가야금 연주로 듣는 것도 이게 얼마만인가.... 싶게 귀를 호강시켜 주었다.
경쾌하고 꾀꼬리같은 오카리나 독주와 합주는 금새 끝나버리는 것이 아쉬워 뜨거운 앵콜 요청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구나공연하는 누구나발표회는 무대를 꿈꾸는 아마추어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내년에도, 후년에도.... 누구나 과감하게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 계속되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