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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수원 in 금호동 후기-우리는 함께 사는 공동체

작성자
이명선
작성일
2015.05.11
조회수
6298/1



웰컴 투 수원 in 금호동
전입시민을 위한 특별한 이웃 맞이
우리 동네에 이사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낯설기만 한 동네와 친해져요.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한다는 것은 기존의 익숙함과 멀어지는 것이다. 뿌리내리고 살아왔던 곳에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곳으로 근거지를 옮기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좀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가거나, 아이들 교육문제, 생활의 편의를 위해, 일자기를 얻기 위해서 등 다양하다.
이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 속에서 그래도 내가 이사 가서 사는 곳이 어떤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곳의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고 이사를 가면 좋을 것이다. 이사를 한다는 것은 희망을 찾아 나서는 일이고, 더 좋은 마음으로 살아보겠다는 다짐이라 한 이도 있는 것처럼 이사는 낯섦에 대한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준다.
 
수원시 금호동은 수원의 다른 지역보다 개발이 늦었고, 조금 외진 곳이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청정한 환경지역이라 좋은 줄 알겠는데 문화시설과 의료시설이 취약해 아이들과 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수원시 금호동(금곡동과 호매실동의 앞 글자를 따 행정동으로 묶음)으로 이사한 이들은 대부분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면서 칠보산자락과 논, 밭 등이 주는 쾌적한 환경을 제일 우선으로 든다. 요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의 주거지와 상업지구가 형성이 되면서 소음이 발생하긴 하나 다른 지역에 비해 아늑하고 자연부락 형태의 마을이 있던 곳으로 도시 냄새가 덜 나는 장점이 여전히 유효한 곳이다.
여러 이유로 이사를 오긴 했으나 막상 현실에 맞닥트리면 여러 가지로 불안하고 불편하다. 아는 사람, 병원, 맛집, 산책코스 등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고 어디가 좋은지 전혀 정보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더욱 요즘은 이사 왔다고 인사차 떡을 해서 어디에 이사 온 아무개라고 해도 그냥 두고 가라는 대답만 있다는 시대를 살다보니 더욱 낯설고 삭막하기만 하다. 동네주민이란 말만으로도 다 통했던 시대는 예전이고, 지금은 개인의 개념만 강해지는 때이다 보니 기존에 살던 주민들과 새로운 주민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알아가고, 도움을 주며 같은 동네 주민이 되는 자리를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이겠는가.
 
 
한 동네 주민이 되어요.
 
함께 사는 공동체라는 인식을 확장시키고자 만든 "웰컴 투 수원"은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시행하는 신개념 프로젝트이다. 처음 금호동에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진행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는 같은 동네주민이란 생각이 들도록 긴 원형으로 자리를 만들어 빙 둘러앉은 후 "어떻게 오셨나요?"라는 질문에 15자 내외로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된 동기를 말하면 된다. 쭈뼛쭈뼛 거리며 자리에 앉기도 어려워하던 주민들이 "이웃집 언니가 가자고 해서 왔다, 얼떨결에 따라 왔다, 금호동을 알고 싶어서 왔다, 친구 따라서 왔다" 등등 말문을 편안히 열기 시작하니 처음의 낯섦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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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키워드로 나를 표현하는 자기소개 시간
 
어느 정도 친숙해지자 조를 짜서 각 조별로 모둠 구성을 한 후에 ‘나를 표현하는 3가지’를 간단히 작성해 1분씩 자기소개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시골에서 태어나 금호동이 좋다, 이곳에 오니 고향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 키우기에 좋다, 문화시설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등 주어진 시간이 모자라도록 이야기가 돌고 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마음을 열기만 하면 어렵지 않다. 소소한 것을 알아가며 공감해 준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임을 잊고 산다. 너무 흔해서 지나치기 쉬운 들꽃은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예쁜 것을 아는 것처럼 내가 사는 동네, 사람들 또한 그러하다. 옆에서 나와 같이 이웃사촌으로 살아갈 사람들이기에 더 잘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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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나이트로 금호동을 알리는 시간. 좌측 사진은 금호동의 1년, 우측은 칠보산 산책로 소개
 
 
이그나이트로 알려요.
 
이그나이트라는 발표방식(PPT를 만들고 한 슬라이드 당 15초라는 정해진 시간동안 PPT 흐름에 따라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금호동 이윤호 주민자치위원장과 홍성구 님이 금호동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금호동의 1년 나기’는 6만 명이 넘어가는 금호동 주민과 단체장들이 모두 모여 칠보산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칠보산 달집 축제, 식목일 행사로 매실심기, 칠보 봇물장터, 좋은 마을 만들기, 주민자치 박람회, 동민 체육대회, 이웃사랑 김장 담그기, 사랑의 쌀 전달식 등 금호동에서 지난 1년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칠보산 산책하기’를 주제로 잡은 홍성구 님은 삭막한 세상과 달리 산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사랑하는 만큼 돌려주는 산이니 외로운 사람도, 아픈 사람도, 어려운 사람도 모두 함께 칠보산을 구석구석 즐기자는 취지로 소개하였다.
 
 
아쉬웠던 점도 있어요.
 
‘이그나이트(ignite)’는 발표형식에 익숙지 않아 몇 번이고 슬라이드가 끊기다보니 관심을 가질만하면 끊어져 집중도가 떨어졌다. 보통의 프레젠테이션이라 생각해 이그나이트가 주는 재미를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이그나이트는 20장의 PPT 슬라이드를 한 장당 15초씩 5분간 설명하는 방식으로 한정된 시간을 활용하다보니 박진감과 현장감이 느껴지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대단히 재미있는데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수원토박이라 할 수 있는 이전 주민이 자신이 알고 있는 금호동의 다양한 모습과 칠보산책로에 대해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점에선 좋았지만 이그나이트가 주는 장점을 제대로 활용했더라면 좀 더 활기찬 의사소통 방식이 되지 않았을까?
 
또 하나 홍보가 많이 되어 더 많은 주민들이 참석하고, 세대를 뛰어넘는 자리가 만들어졌더라면 하는 마음이다. 금호동 주민센터 홈페이지에도 공고가 되지 않았고, 금호동 주민센터에 세워진 몇 개의 배너간판만이 이런 행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정보화 시대이니만큼 주민센터나 기타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를 잘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사는 곳을 자세히 알아서 서로가 반가운 이웃주민이 되는 뜻깊은 자리가 되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이웃사촌이 되었음 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행사가 열렸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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