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의 파워가 숨쉬는 뭐라도학교 개교식
가야할지 망설인다면 지금은 용기를 내어 결정할 때
뭐라도학교 개교식에 갈까? 말까? 처음 방문한 나는 어색함에 조용히 이름표를 붙이고 뭐라도학교의 응원메시지에 "개교를 축하드립니다. 아름다운 날 되세요" 한마디 말을 써서 붙이고 들어갔다. 뭐라도학교 회원들이 직접 만들은 향긋한 레몬차를 받아들고 구석자리로 들어가는데 반가운 목소리로 옆에 앉으라며 자리를 봐주시는 따뜻한 분이 계셨다. 인생수업 2기에 참여하려는 적극적인 분의 배려로 어색함을 잊을 수 있었다.
2층 영상강의실에는 40대부터 70대의 중장년 분들 60여명이 넘게 모인 것 같았다. 개교식이 시작되고 축하공연이 진행되면서 시니어라 할 수 없는 흥분되면서도 열정적인 기운이 맴돌기 시작했다.
최운실 교수님의 “빨리 가려면 혼자 가지만 오래 가려면 함께 가야한다.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청년이며 청년의 힘으로 뭐라도 해보자구요~ ”라는 힘있는 축사에 이어 김정일 뭐라도학교 기획팀장의 사업단소개가 이어졌다.
<뭐라도학교>는 스스로 배우고 도전하는 액티브시니어들의 베이스캠프다. 시니어의 시니어에 의한 시니어를 위한 학습단체로 뭐라도 배우고, 뭐라도 나누고, 뭐라도 즐기고, 뭐라도 행하자는 가치를 실현하여 건전한 지역사회 발전과 시니어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뭐라도학교 교육과정은 기본클래스, 전문클래스, 창작클래스가 있다. <기본클래스>는 인생후반전 인생설계를 위한 뭐라도학교 입문교육과정이다. <전문클래스>는 시니어 리더 양성과 사업단 발굴을 위한 전문교육과정으로 사회공헌/사회적경제 아카데미, 시니어전문강사 양성과정, 우리들교실 강사 워크숍이 있다. <창작클래스>는 시니어 스스로 만들어가는 배움의 커뮤니티로 "월담", "우리들교실" 동아리 같은 커뮤니티활동이 있다.
대표적인 커뮤니티활동에는 <생태발전연구소>, <추억디자인연구소>, <시니어강사 연구회>가 있다.
<생태발전연구소>모임은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광교호수공원 야생초화원에서 잡초도 뽑고 화초도 가꾸며 즐거워하는 수원시민 정원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삶을 정리하고 싶어질 때 어떤 사람들은 자서전을 쓴다. 내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은 꼭 글로 써야 되나? 자서전을 사진으로 정리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추억디자인연구소>는 누구나학교, 찾아가는학교에서 강좌도 열어 활동하고 있다. 컴퓨터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자신 이야기를 정리 할 수 있게 도와 드리기 때문에 서랍 속 깊숙이 넣어 두었던 먼지 묻은 사진을 찾아오면 함께 대화를 나누며 살아온 과정을 뒤돌아보기도 하면서 사진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제작을 해준다고 한다.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인생1막에서의 경험이나 잘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 해보자는 취지의 <시니어강사 연구회>의 강사시연이 이어졌다.
박종복님의 "100점짜리 인생을 만드는 방법"에서는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점수로 메겨본다. 알파벳마다 점수가 있다. 살아감에 중요한 사랑(LOVE)의 점수는 L12+O15+V22+E5=54점 밖에 안된다.
100점짜리 인생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 보는가에 따른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이다. 재미난 발상이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숫자로 엮어 보신 강사님, 연구를 많이 하셨을 것 같다.
김정일님의 "시니어들의 명함만들기" 에서는 정년퇴직 후 이름과 휴대폰번호만 남은 명함을 어떻게 만들을까? 인생의 후반전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 것인가? 나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을까? 고민 중에 나올 수 있는 명함이다. 표현방식만이 중요한 것이 아닌데 나는 그동안 기술적 접근만을 한 것 같았다.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는데 뭐라도 하고 싶은 열정에 넘친다는 소옥자님의 "나를 찾아 떠나는 휴 여행"
“내인생의 봄날은? ... 강의가 딴데로 갔어요 보고 할께요~” 적어오신 종이를 펼치신다. 보고 있던 우리들은 웃음과 격려의 박수를 친다. “그동안 자신 밖에 있는 요건에 대해 자신의 점수를 매기며 살았지만 내안의 보물섬, 우리에게는 그래도 섬이 있다. 옆에는 뭐라도 섬이 있다. (웃음바다) ... 내안의 사랑을 먼저 주세요~ 같이 함께 가야지요~ " 우렁찬 박수를 받으셨다. 정말 재미있는 강연이었다. 처음 해보시는 강의 같았는데 시원시원하게 훌륭한 교수님보다도 호소력 있는 정말 내안에서 잠자고 있는 잠재력을 깨워 뭐라도 하고 싶은 욕망이 타오르도록 하는 평생학습관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였다.
마지막으로 다함께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 노래를 힘차게 부르고 "뭐라도 화이팅!!!" 구호도 외쳤다. 맛있는 다과도 많이 준비하셔서 여러 명이 함께 둘러 앉아 먹고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는 뭐라도학교에서 직접 담은 레몬차까지 받아들고 풍성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강한 여운을 남기는 개교식이었다.
다음날 나는 뭐라도학교 인생2기에 지원서를 제출하고도 이걸 해야 돼 말아야 돼 고민하다가 "가야할지 망설인다면 지금은 용기를 내어 결정할 때"라는 개교식에서 들은 어느 분의 말씀이 생각나 결정하였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이끄는 힘이 뭐라도학교의 파워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