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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학교 월담 후기-죽음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작성자
김수경
작성일
2015.03.24
조회수
6118/1



뭐라도학교-3월 월담
죽음은 벽인가, 문인가? 영화를 통한 이해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비바람으로 우산을 두 손으로 꼭 잡고 바쁜 걸음으로 도착한 평생학습관에는 많은 분들이 줄을 서서 오늘의
월담 강좌를 접수하고 있었다. 
<뭐라도학교>는 ‘뭐라도 합시다’라는 주체적 의미로 2014년 수원시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한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제2의 인생학교> 수료생이 중심이 되어 시니어에 의한 시니어를 위한 학습과 활동의 터전이며 시니어
의 베이스캠프라고 한다. 여기서 시니어란 40대에서 70대 중반의 ‘중장년층’을 말한다. 
뭐라도학교의 기획강좌인 ‘월담’은 ‘인생에 너무 틀을 만들지 말고 때로는 두려움을 넘어 담대히 담을 넘어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중장년층들의 관심 주제를 가지고 유쾌한 때론 진지한 이야기를 매월 1회
나눈다.
 
3월의 주제는 죽음으로,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현채 교수의 "죽음은 벽인가, 문인가? 영화를
통한 이해" 로 월담 첫 강좌를 열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젊음을 만끽하다보면 어느새 흰머리가 하나 둘씩 생기고 허무하기도 하고 빠르게
가는 세월을 탓하기도 하면서 죽음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죽는 데는 순서가
없다고, 길모퉁이 어디에 죽음의 그림자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나의 어린 시절 병으로 많이 아프셨던 아버지의 기억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키워주었고 조그만 감기에도
죽음을 생각하며 잠 못 이루었던 때도 있었다. 이렇게 무섭고 두렵기만 한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 할 수
있을까?
 
정신과 의사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인간의 육신은 영원불멸의 자아를 둘러 싼 껍질이다.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일 뿐"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식체가 육체로부터 완전
분리되는 것이 죽음이고, 죽음을 앞 둔 환자의 불완전한 가역적 분리는 삶의 종말체험, 근사체험이라 한다.
근사체험이란 심장박동이 정지되었다가 심폐소생술 등으로 다시 살아나 의식이 없었던 동안 겪은 체험으로
체외이탈(유체이탈) 체험도 포함되는데 서구에서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학술연구로 시작되었다.

심폐소생술의 발달로 다시 살아난 체험자는 터널을 통과하고, 밝은 빛을 보고, 죽은 가족의 만남을 말한다.
하지만 아내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던 남자가 스스로 총을 쏴 사망했다가 소생하여 "나는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았어요. 지독한 장소로 갔습니다. 그 즉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았죠... " 라고 말했다. 자살은
규칙을 깬 큰 벌을 받는 것이다.
 
월담3.jpg
 
강사님은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된 영화나 동영상의 일부분을 보여주시며 설명을 해주셨다. 
영국 BBC방송 근사체험 다큐멘터리 에서는 꿈에서도 본적 없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의 근사체험을,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산불 끄는 비행기 조정사인데
산불 진화 도중 죽었지만 저세상으로 못가고 애인 주변을 도는 체외이탈을 보았다. 
삶의 종말체험의 예로, 아이를 출산하면서 과다 출혈로 죽어가게 된 환자가 "사랑스러운 빛, 경이로운 존재
들... 아니, 아버지잖아. 내가 온다고 반가워하시네." 하며 죽음의 순간에 죽은 아버지가 나타나 반겨주시는
환영을 보고 말한다.
근사체험이나 삶의 종말체험이 모두 죽은 가족을 만난다. 근사체험은 아직 올 때가 아니니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고, 종말체험은 저쪽 세상으로 안내해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랑과 빛으로 죽음의
두려움을 초월하여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사후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한 박사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를 보여주는데, 그럴 리가 없다는
부정에서 시작하여, 왜 하필이면 나야되느냐의 분노, 이번만 살게 해주면 어떻게 하겠다는 타협, 우울,
받아들이는 수용의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동시에 진행되기도 하고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마지막 선택, 품위 있게 죽고 싶다" 스페셜에서는 우리 삶이 뜻이 있고 보람이 있듯이 죽음의 순간도
가시는 분이 뜻 있게, 만족하게 가야 되는데 죽음의 문화가 없음을 안타깝게 보았다. 의사부부인 두 사람은
영정사진과 함께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전의료 지시서를 잘 보이는데 보관하고 계신단다.
 
호스피스병동에서의 임종을 다룬 <블루베일의 시간>에서는 '생일 축하 합니다'라는 밝은 목소리와 박수
소리가 나지만 곧 울음으로 가득 찬다. 행복하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라는 간암말기의 아빠와 가족
간의 대화를 보여주는데 "하늘나라에 우리의 천국을 만들어 놓을게. 진정으로 사랑했어. 사랑해 여보~"
라는 말에서는 보는 우리들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죽는 그 순간까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랑을 고백
하고 헤어짐의 인사를 나눈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려면 죽어가는 당사자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분명히 들어야 하는 두 가지 말이
있는데 죽어도 된다는 허락과 그가 죽은 이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잘 지낼 수 있으며 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안심 메시지다.
 
강의가 끝나고 질문이 이루어졌다. 4층에서 거꾸로 떨어져 죽었다가 만 하루 만에 살아났다는 62년생
아저씨는 중3 때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중환자실에서 만났단다. '엄마 어떻게 하면 행복해 질수
있나요?' 물으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면 너도 행복할 수 있다.' 하셔서 열심히 일하여
모으며 살던 삶에서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가신다는 아저씨. 힘찬 격려의 박수를 받으셨다.
 
"죽음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축복 중 최고의 축복이다." 소크라테스가 말했지만 아직 우리사회는 죽음을
축복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것 같다. 노후생활을 준비하듯이 죽음도 준비하여 나의 삶의 그림을
완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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