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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명사특강 후기-주진우 기자가 말하는 사법활극

작성자
김소라
작성일
2015.01.30
조회수
7328/1



[1월 명사특강] 후기
주진우 기자 "양 날개로 깨어있는 시민의 균형"
 
수원시평생학습관의 1월 명사특강은 시사IN의 주진우기자였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인 <딴지일
보>김어준 총수와 <시사IN> 주진우 기자.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두 사람에게 1월 16일 무죄를 선고했다.
그래서인지 강사로서 강단에 올라선 주진우 기자의 모습은 밝고 명랑해 보였다. , 멋있으니까..." 라는 말로
짧게 답변을 내놓는다.
 
수시로 고소, 고발 당하고 재판에 서기 때문에 최근 주진우 기자는 『주기자의 사법활극』 이라는 소송 실용
서까지 발간했다. 개인이 알아두어야 할 사법 지식과 소송 노하우를 담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변호사
를 고르는 방법에서부터 증인과 증거를 얻는 방법이나 발언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다. 최대한 형을
줄이고, 무죄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아픈 환자가 스스로 병에 대해서 정보를 얻고 공부해나가 듯 스스로 노
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가에게 내 인생을 맡기지 말라는 이야기.
 
주2.jpg
 
이번 강연은 책의 내용보다는 시민들의 질문으로 이루어진 강의였다. 재미있는 질문들이 여기저기 올라왔다.
담배값 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건강,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기자는 어떻게 되었나, 가족들은 뭐
라고 하나, 돈과 회유의 압력은 받지 않았나, 기사 쓰고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인가, 기자정신은 무엇
인가, 이석기 의원 및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앞으로 뭐 먹고 살고 싶은가…
 
이미 주진우 기자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 대안 언론에 대해 목마름이 있는 시민들이 와서 그런지 서로
공감대가 많이 통하는 시간이었다. 최근 명사특강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던가 싶을 정도로 강당은 통로
계단까지 꽉 들어찼다. 그만큼 정직하고 있는 그대로 글을 쓰고 언론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사람들이 흔치
않은 시대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칼날이 서 있는 듯한 글을 보면, 사람들이 반가워하고 응원하는
것 아닐까.
 
“저는 기사 쓰는 거 힘들어요. 남들은 쉬워보이는데, 매번 소송당하고 쉽겠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같은
기자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돈 보다 멋있는 게 좋아요. 수천만 원을 건네는 분도 있었죠. 후회도 됐죠
(웃음~). 하지만 얼마쯤 내가 돈을 받으면 기자일 그만두고, 권력과 비리를 파헤치지 않을 수 있을까를 생각
했을 때 생각한 액수는 30억쯤? 30억 누가 주면 기자 그만두고, 돈 받을 거예요(웃음~).”
 
주3.jpg
 
“걱정에 걱정을 낳는 사회죠. 서바이벌 경쟁사회에요. 지금 우리는 선장이 나쁜 배를 탄 거예요. 구조의 문제
인데 자꾸 개인의 문제라 해요. 권력층과 기득권층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에요. 재벌은 지난 5년간 부동산 재
화가 50% 늘었다고 해요. 그런데 여러분은 5년간 재산이 50% 늘어났나요? 무지와 무관심이 후대를 고통스
럽게 만들어요. 법과 양심이 제대로 서 있는 나라를 원하죠.”
 
멋들어지고 매끄러운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삶으로 살아낸 그의 인생을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었
던 것 같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나온 선배님이라는 것을 알고 나는 더욱 놀랐다. 내가 대학 다니던 시절,
주진우 기자의 존재도 몰랐었다. 정직한 언론인으로 손꼽을만한 대학 선배는 더더욱 없었기에 말이다. 항상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하는 소송전문 주진우 기자. 
 
마지막으로 그는 ‘다같이 잘 살 수 있어’ 라는 메시지를 희망적으로 전했다. 넓게, 오래, 멀리보자는 말이다.
자본가와 권력층들은 굉장히 투지가 있고, 끈기와 절박함이 있다. 자신이 이루어놓은 성역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서민, 피자본가, 노동자들은 오히려 체념을 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권력층에 비해 끈
기와 절박감이 떨어진다. 자기 인생에 매몰되지 말고, 사회 전체를 바라볼 것을 당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진보합니다. 양 날개로 깨어있는 시민이 균형을 맞추어나가고 있어요. 때로는 역
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예전처럼 수사하면서 무자비하게 구타하고, 남몰래 잡아가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좋아진 거죠. 한쪽 면만 보지 말고, 사회의 여러 면을 두루 보려고 하세요. 알면 이깁니
다.”
 
강의 후 원하는 시민들에게 모두 책에 사인을 해주었다. 다른 때보다 사인을 받고, 사진찍기 위한 줄은 길었
다. 그만큼 정의로운 정신이 살아있는 글에 대한 목마름이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인가. "일년에 한 두 번쯤 강
의를 하는데, 2015년 처음 강의를 수원에서 하게 되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사회 답답한 면들에
대한 기자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되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의 명사특강, 매달매달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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