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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시사토크:세금과 예산 후기-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작성자
이명선
작성일
2014.12.30
조회수
5820/1



「말랑말랑 시사토크: 세금과 예산」 
"그리 어렵지만은 않네. 재미도 있네."
 
 
칠보산 "북카페 마실"에 마실가다
 
요즘 수원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곳이 금호동이라 불리는 서수원지역일 것이다. 수원의 오지라 불리던
이곳에 택지조성이 되면서 많은 수의 주민이 늘고, 주거 공간, 상가, 문화시설들이 증축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문화나 복지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서수원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12월 3일(수), 금곡동 <북카페 마실>에서 선대인 소장과 함께 하는 ‘세금과 예산 : 창조경제 정책진단’
이란 주제로 ‘말랑말랑 시사토크"가 지역의 마을과 함께 하는 차원으로 칠보산 자락 아랫마을로 마실을
나온 것이다.
 
 
말랑말랑 시사토크 속 : 세금과 예산
 
받아적는 강의보다 새겨듣는 강의를 지향하는 "말랑말랑 시사토크"라 하는데 제목과 달리 "세금과 예산"이란
주제가 결코 말랑말랑하지 않다. 평소 경제에 대해 관심도 없을 뿐더러 그날그날 벌어 먹고사는 소시민의
입장에서 내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12월 2일 12년 만에 여∙야 합의로 예산안이 통과되었다는 뉴스를 봤을 때도 375조 4000억 원의 돈
크기가 피부로 와 닿지 않았다.
 
전(前) 대통령의 정책 ‘사자방’에 대해 강의를 들을 때도 ‘4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위산업’의 앞자리를 따서
지칭하는 것임을 처음 알았다. 내 자신만 특별히 무식해서가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가 정책에 대해
무심한 경우가 많다. 먹고 살기도 바빴거니와 그동안 살아오면서 봤던 정치인, 기업인들에 대한 실망으로
어느 순간부터 무관심해지고 ‘너네끼리 다 해먹어라’ 하는 심리도 작용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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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들어간 예산이 22조 원, 유지비용만 한 해 7천억 원이다. 그 돈이면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14년 치의 금액인데, 이자수입까지 생각한다면 영구히 무상으로 할 수 있는 비용이란 설명을 들으니 감이
왔다.
 
‘자원외교’로 26조 원을 투자했으나 회수된 금액은 3조 원이다. 엄청난 부실 금액만으로도 놀랄 일인데,
앞으로 발생할 차후 부실자산에 대한 설명에선 무언가 치밀어 올라온다. 그동안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내 세금의 일부이고, 증세로 이어진다는 설명에선 그동안 나와 관련이 없다는 생각으로 무심했던
나에게조차 화가 났다.
가계, 기업, 공공기간의 부채 3,800조 중 이자를 지급해야 되는 비용이 3,400조인데, 이 금액은 우리나라
GDP의 2.5배란 소리에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왔다. 지금 저금리라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이지, 금리가
올라가면 힘든 상황이 온다는 설명이다.
 
법인세 인하 효과. 어떤 세금이든 깎아주면 생기는 경제효과가 있다. 감세효과로 인해 소비자, 근로자는
25%의 이익을 얻는 반면 기업, 법인은 75%의 이익을 얻는다. 깎인 법인세로 인해 손실이 생긴 세수를
보충하려면 부가가치세를 올리거나 담뱃세 인상 같은 간접세를 올리게 된다. 그럼 서민들은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경제는 성장이 멎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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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는 한국의 양적완화를 뜻한다는 설명에도 말 자체가 어려워 이해를 못했는데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정책, 무제한 돈 풀기라는 해석에 조금은 알아들었다. 돈을 너무 많이 풀면 주식이나 주택
시장으로 돈이 몰린다. 그렇게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 시킨다는 정책인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 게 아니라
전셋값만 올라갔다는 지적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마천루의 저주, 사내유보금, 연구개발(R&D) 투자 등 생소한 단어의 등장으로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꼭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명지갑이라 통용되는 직장인들의 정확한 세금처럼 고소득자층은
그에 맞는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낙수효과를 바라지만, 이제 질적인 성장과 삶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득권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정책과 구조가 필요하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
 
정부는 더 이상 ‘늑대와 소년’의 거짓말소년으로 탈바꿈하지 말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공정과세가 된다면 세금을 안 낼 국민은 없다. 내가 낸 세금이 정확히 쓰여야 할 곳에 쓰인다면 증세를
해도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와 다른 의식세계를 갖고 있다는 설명에선 답답했다. 소위 국민의
행복을 결정지어야 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프랑스혁명 때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라’던 마리 앙투아
네트가 생각난다.
우리들은 가치 있고 투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 탈세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한 거래를 하고, 재래시장이나
동네의 작은 가게를 이용하면 서민경제를 살리면서 아래로부터의 경제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나도 대형마트의 장보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재래시장을 잘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들어 가본 재래
시장은 많이 달라졌다. 깨끗하게 정비되었고, 다양한 품목과 질 좋은 제품들이 많아졌으며, 시장마다
본래의 색깔을 살려 특색화 한 점이다. 
 
이번 시사토크에 참여하면서 내가 무슨 힘이 있어 나라의 정책을 바꾸고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겨우 한 번의 시사토크에 참여했을 뿐인데도 머리 아프고 딱딱한
경제정책이 나와 동떨어진 일이 아닌 현실의 문제이며, 조금의 관심만 기울이면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힘처럼 시민 하나하나의 의식이 변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시사토크에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각자가 한 마디씩 내뱉은 말이다.
"그리 어렵지만은 않네, 재미도 있네, 더 관심 가져서 도둑이 누군지 알아야겠네, 모르고 당하는 것보단
아는 게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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