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학교 후기
왕들의 정원, 조선왕릉 답사를 다녀와서
2014년 11월 14일 금요일에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조선 왕실의 대표적인 유산인 "동구릉"과 "홍유릉"을
답사하고 왔습니다. 이번 답사의 해설은 한신대학교 교수님이신 김준혁 교수님이 맡아주셨습니다. 길 위의
학교 역사 탐방단은 우선 구리에 위치한 동구릉부터 가보았습니다.
동구릉에 처음 발을 딛이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홍살문입니다. 홍살문은 왕릉의 들머리임을 알려주는
건축적 장치로, 이곳을 지날 때는 모두가 몸과 마음을 엄숙하고 경건하게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홍살문이
붉은 이유가 무엇인줄 아십니까? 바로 악귀를 쫒기 위한 신성함을 보이기 위하여 붉은색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로 만난 능은 수릉이었습니다. 수릉은 문조와 신정황후 조씨의 합장릉입니다. 능마다 우리는 능 앞에
정자가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자는 음식을 놓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옛날 사람들은 임금의 혼령이
옥좌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특히 수릉의 정자를 잘 보면, 정자의 기둥에 흰색이
칠해져 있는데요, 왜 하얀색으로 칠해진 걸까요? 그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언젠간 한국에 위대한 역사학자가 짠!하고 나타나 밝혀주겠지요?^0^
수릉의 경우 능 앞에 곡장이 있는데요, 이 곡장이 바로 고려와 조선의 능을 나누는 기준입니다. 만약 곡장이
없다면 고려, 곡장이 있다면 조선이라고 하네요~~
두 번째 능은 현릉입니다. 현릉은 문종과 현덕왕후의 능으로서, 우왕좌비(右王左妃)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조선시대의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 강마다 하나씩 있다)의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릉에는 병풍
석이 있는데요, 문종까지만 병풍석이 있고, 이러한 문종왕릉까지가 전기왕릉제도라고 합니다!
세 번째 능은 목릉입니다. 목릉은 선조의 무덤입니다. 김준혁 교수님께서 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요, 선조는 똑똑한 신하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아집이 있는 자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합니다. 목릉을 구경하다
보면 문인석과 무인석 사이에 작은 동물 석상을 보실 수 있는데요, 바로 말석상입니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녔기에 말 석상을 만들었나봅니다. 그리고 목릉의 고석(혼유석을 받치고 있는 고석)의 경우
해학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 번째 능은 건원릉입니다. 건원릉의 가장 큰 특징은 능 위의 억새들입니다. 건원릉은 태조의 능인데요,
태조는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에 죽기 전 무덤에 억새를 좀 심어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향에서 가져온 억새들을 태조의 능에 심은 것이지요.
다섯 번째 능은 왼쪽 사진의 휘릉입니다. 휘릉은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 조씨의 능입니다. 규모는 작습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능은 오른쪽 사진의 혜릉인데요, 혜릉은 경종의 원비인 단의왕후 심씨의 능입니다. 단의왕
후는 생전에 건강이 약했던 경종을 매우 극진히 모셨다고 합니다.
동구릉에서 마지막으로 본 일곱 번째 능은 원릉이었습니다. 원릉은 영조의 능으로서, 정순왕후 김씨와 같이
묻혀있는 능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영조가 정성왕후 서씨와 곡장을 만들어 같이 묻히려 했지만 정순왕후로
인하여 같이 묻히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동구릉을 본 후 우리 길 위의 학교 탐방단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해물 혹은 버섯 순두부찌개와 해물파전 등을
먹었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ㅎㅎㅎ 점심을 먹은 후 탐방단은 남양주시에 위치한 홍유릉으로 출발하
였습니다.
첫 번째, 유릉은 조선 최후의 황제인 순종과 순명효황후 민씨, 순정효황후 윤씨의 능입니다. 유릉의 경우
황제릉 임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국이라는 일본의 압력이 너무나도 강하였던 시대상으로 인하여 유릉을 보면
다소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끝까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옥쇄를 지키셨던 만큼 위대하신 분이었
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전해지는 곳이었습니다.
두 번째 능은 홍릉입니다. 홍릉은 고종과 명성황후의 능입니다. 홍릉은 순종의 유릉보다도 초라하다는
느낌을 들게합니다. 교수님께서는 홍릉을 통하여 당시 외세의 침략 과정에서의 위정자들의 무능함과
민족의 한을 엿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유릉뿐만 아니라 홍릉도 너무나도 안타까운 우리나라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음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고등학교까지 역사 시간에 조선 왕릉에 대하여 나오면 그저 지루하게 들었습니다. 이후 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조선왕릉을 직접 제 눈으로 접하니까 그들의 위대함과 장엄함에 저절로 감탄이 나왔습니다.
하물며 능 주변의 나무들도 그들의 위엄을 아는 듯 능 쪽으로 자신들의 몸을 굽히고 있는데 어째서 나는
그동안 조선왕릉을 지루하게만 여겼던가... 학생 시절 제가 느꼈던 마음들이 왠지 부끄럽게 다가왔습니다.
오늘의 길 위의 학교 조선왕릉 답사는 저로 하여금 역사의 경건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