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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공 나혜석을 만나다 - 2022년에 서서 1920년대의 나혜석을 만나다

작성자
손선희
작성일
2022.11.20
조회수
784









2022년에 서서 1920년대의 나혜석을 만나다

‘나혜석’이라는 이름을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다. 7년 전 수원으로 이사를 왔다. 아이들과의 수업에서 수원을 대표하는 인물을 검색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물 중 한 분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그린 여성 화가이자 소설가, 언론인,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수원광교박물관 2층 ‘수원의 인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녀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적어도 수원에 살고 있다면 조금 더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유투공, 나혜석을 만나다』를 기획했다.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을 보고, 도서관에서 나혜석을 담은 도서를 찾았다. 인터넷 기사도 찾아서 읽었다. 여기저기 자료와 이야기들이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기 깊숙한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무엇인가에 혼자서 울컥했다.

유튜브에 올려진 ‘나혜석’을 다루는 영상을 ‘그녀의 삶을 보다’, ‘그녀의 그림을 보다’, ‘글 쓰는 여자의 탄생’, ‘그녀를 기억하다’ 네 개의 주제로 구분해서 플랫폼을 구성했다. (4회차는 개인 사정으로 열리지 못했다) 2022년 10월 17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우리는 줌으로 만났다. 함께 본 유튜브 영상에는 반복되는 이야기도 있다. 남겨진 자료들로 만든 것이니 추측하는 부분도 있다. 그나마,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글이 있어 그녀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첫 만남, 그녀의 삶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조금 더 그녀에 대해 알게 되고,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는 시간이었다. 짐작만 하던 것들이 분노하면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였다.

두 번째 만남, 그녀가 그린 그림을 만났다. 비록 화면으로 만나는 그림이었지만 우리는 행복했다. 그녀의 그림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함께 하는 이들과 마음에 드는 그림을 한 점씩 골랐다. <스페인 항구>는 휘에게 <스페인 해수욕장>은 찬에게 <무희(깡깡)>는 선에게 <화령전 작약>은 윤이 가져갔다.

다음 날 집으로 그림이 배송될 것이라고 했더니 모두가 웃었다. 우리는 서로 그 가격을 가늠하지는 않았다. 그 그림을 그릴 때 나혜석 님의 감정과 예술혼을 잠시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모두가 자기 집 벽면에 나혜석 님의 그림이 걸리는 상상을 해 보았다.

세 번째 만남, 그녀의 글을 모은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을 읽었다. ‘나혜석’은 한국 최초 페미니스트이다. 참여자들이 모두 여성이었기에 우리는 더없이 할 말도 들을 말도 많았다. 그녀의 첫 단편소설 『경희』의 일부분을 한 사람씩 낭독하기도 했다.

“경희도 사람이다. 그다음에는 여자다. 그러면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
(1918년 나혜석이 쓴 단편 「경희」중에서)

『유투공, 나혜석을 만나다』를 함께 한 분이 이렇게 말했다.
‘온전한 나로 살고 있는가?’하고 나에게 묻는다. 나의 성별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제약을 주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서로가 성별에 따른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두가 함께 말했다. “그 시절에 그런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다니? 지금도 하기 어려운데” 그녀의 생각이 담긴 그림과 글을 마주하는 시간이 조금은 격렬했다. 2022년에 서서 1920년대의 그녀의 삶을 함께 바라보았다. 부끄럽기도 하고 용기도 얻으면서 자신을 깨치는 시간이었다.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나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2022년 10월에 만난 나혜석 님은 우리에게 아직도 선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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